사진 출처: chosun.com
이번 대선의 마지막 변수로 알려진 김경준씨가 드디어 귀국을 한답니다. 지금 한나라당, 검찰, 기타 정당 등은 모두 초긴장 상태로 그가 한국에 들어오면 어떤 말을 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같은 시각, 미국 LA 공항에서는 이명박 지지자들이 김경준 귀국 반대시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한국정부 요원들이 미국정부 요원들로부터 죄수 신분인 사람을 건네 받아 가는 공식적인 일이기 때문에 이분들이 막는다고 김경준씨가 안 올 일은 없겠고, 언론에 자신의 주장을 전달하고자 벌이는 시위임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이분들이 하나같이 두른 어깨띠에는 "병역비리조작 중단하라"는 글귀가 보이네요. 저는 이분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5년 전의 세계에서 날아온 분들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그때 제가 한국에 없어서 잘은 모르지만, 병역 비리 문제가 중요한 이유 중 하나였다고 들었거든요. 그런데 김경준씨가 오는 것은 병역비리 문제가 아니라 경제비리 문제 때문아닌가요?
그때 제 머리에 번개처럼 든 생각은, 아, 어쩌면 이들은 우리가 모르는 문제의 핵심을 아는지도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이명박씨가 군대 안 간 것은 다 아시죠? 그런데 지금까지 그 문제를 아무도 걸고넘어지질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명박씨와 친해서 함께 동업을 했던 김경준씨라면 그와 관련된 정보가 있다면 어떨까요? 예를 들어, 술자리에서, "이봐, 경준, 서비스 좋은 마사지사 고르는 법 알아? 40년 전 선배한태 들은 얘기인데 말이야..." 하다가, 남자들이 모이면 늘 그러하듯 군대 이야기까지 하게 되었는지도 모르죠. 그렇다면, 지금 사진에 나온 이명박 지지자들은 김경준이 입을 열면 터지는 폭탄은 경제비리가 아니라 병역비리라는 사실을 염려하고 모였는지 모릅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들은 왜 "병역비리조작 중단하라"는 뜬금없는 구호를 들고 나왔을까요?
아니면 이들은 이회창 후보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회창 후보는 자신이 김대업씨 때문에 대통령이 못되었다고 굳게 믿고 있고, 따라서 "김대업"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식은땀이 날 것입니다. 이들은 "경제비리 조작 중단하라" 하면 김대업과 연관하기 어려우니까, "병역비리조작 중단하라"는 구호를 달고, 한 명에게 보일 듯 말듯 "김대업"이라는 구호가 달린 어깨띠를 두르게 합니다. 이회창 후보는 이 사진을 보면 "병역비리... 김대업..." 하며 갑자기 자신이 떨어진 5년 전 대선이 기억나 부르르 떨릴지 모르죠. 즉, 이들은 잘못된 어깨띠를 두른 듯 보이지만, 사실은 이회창 후보에게 심리적 타격을 주기 위한 고도의 작전을 짜고 나온 것입니다.
이도 저도 아니라면, 이 분들은 이명박 후보를 위해 빨리 나서고 싶은 마음에 5년 전 어깨띠를 재활용한 분들인데, 그렇다면 의도야 어떻든 자원 재활용의 아름다운 미덕을 실천한 장한 분들이라 하겠습니다. 부디 부탁하거니와 어깨띠만 아니라 선거운동 하고 남은 전단지도 5년 후에 다시 쓰도록 잘 보관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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