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축구와 대선이 진행된 2002년, 저는 불행히도 외국에서 1년 내내 머물렀습니다. 한국의 소식은 인터넷을 통해 가끔 접하는 정도였죠. 하지만,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저는 한국에 있던 사람 만큼이나 기뻤습니다. 젊고 깨끗한 대통령이 한국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민권 변호사, 민주 투사 출신 노무현 대통령은 조금씩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정부를 운영했습니다. 가난한 사람을 배려할 줄 알았는데, 빈부 격차는 더 커졌고, 재벌의 잘못을 바로잡을 줄 알았는데 재벌 출신의 각료가 중용되었습니다. 미국으로부터 독립적인 태도를 보일 줄 알았는데, 미국 요청대로 이라크에 군대를 보냈고, FTA도 채결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삼성 비자금 의혹이 터지면서, 저는 노무현 대통령이 어디서 잘못되었는지 깨달았습니다. 그는 삼성을 너무도 사랑했던 것입니다. 삼성을 사랑하니까 삼성의 경제논리를 받아들였고, 그래서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구했고, 가난한 자들을 돌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저는 노무현 대통령이 처음부터 이런 마음이었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의 마음속엔 정의를 사랑하는 마음, 가난한 자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많았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러한 마음보다 삼성에 대한 존경 (노 대통령이 사석에서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을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이라고 했다 하지 않습니까?)과 애착이 더 컸기 때문에 국가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고 간 것이지요. 결국, 노무현 대통령은 좌파의 이름을 썼지만, 그가 정부를 운영하는 동안 가장 이득을 본 것은 서민이 아니라 삼성을 비롯한 재벌이었습니다.
투표일이 얼마 안 남은 시점에서 이명박 후보의 독주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수많은 의혹이 제기되었고, 그 중 몇 개만 사실로 증명되어도 후보를 사퇴해야 할 만큼 많은 비리에 연류된 이명박 후보는 어떻게 그리 인기가 많은 것일까요? 정말 국민이 노망이라도 든 것입니까?
사실 우리 국민의 의식 수준은 그리 낮지 않습니다. 지난 두 번의 대선을 통해 우리 국민은 양심적이고 진보적인 후보를 택하는 혜안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은 이제 지쳤습니다. 양심이고 뭐고, 그냥 잘 먹고 잘살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진 것이지요. 이명박 후보는 그래서 인기가 높습니다. 수많은 잘못과 연관되면서도 처벌을 받는 것도 아니고, 이제 대통령까지 돼서 잘 먹고 잘살게 된 모습을 보며 국민도, "나도 저렇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내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며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비리의혹을 재기해도 국민의 마음은 흔들리지 않을 듯 싶습니다.
이제 임기를 마치는 노무현 대통령은 삼성을 향한 자신의 사랑이 잘못이었음을 깨달았을까요? 삼성을 향한 자신의 마음 때문에 자신을 뽑아준 국민에게 온 정성을 쏟지 못했음에 대해 후회할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5년 후, 금수강산을 토막 내는 대운하 건설을 지켜보며, 더 가난하고 더 부패한 사회 속에 살게 된 우리 국민은 이명박 후보를 향한 자신의 사랑이 잘못이었음을 알고 후회할까요? 이명박 후보는 처음부터 국민의 행복 따위엔 관심도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때 가서 후회해도 변할 것은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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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민권 변호사, 민주 투사 출신 노무현 대통령은 조금씩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정부를 운영했습니다. 가난한 사람을 배려할 줄 알았는데, 빈부 격차는 더 커졌고, 재벌의 잘못을 바로잡을 줄 알았는데 재벌 출신의 각료가 중용되었습니다. 미국으로부터 독립적인 태도를 보일 줄 알았는데, 미국 요청대로 이라크에 군대를 보냈고, FTA도 채결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삼성 비자금 의혹이 터지면서, 저는 노무현 대통령이 어디서 잘못되었는지 깨달았습니다. 그는 삼성을 너무도 사랑했던 것입니다. 삼성을 사랑하니까 삼성의 경제논리를 받아들였고, 그래서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구했고, 가난한 자들을 돌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저는 노무현 대통령이 처음부터 이런 마음이었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의 마음속엔 정의를 사랑하는 마음, 가난한 자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많았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러한 마음보다 삼성에 대한 존경 (노 대통령이 사석에서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을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이라고 했다 하지 않습니까?)과 애착이 더 컸기 때문에 국가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고 간 것이지요. 결국, 노무현 대통령은 좌파의 이름을 썼지만, 그가 정부를 운영하는 동안 가장 이득을 본 것은 서민이 아니라 삼성을 비롯한 재벌이었습니다.
투표일이 얼마 안 남은 시점에서 이명박 후보의 독주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수많은 의혹이 제기되었고, 그 중 몇 개만 사실로 증명되어도 후보를 사퇴해야 할 만큼 많은 비리에 연류된 이명박 후보는 어떻게 그리 인기가 많은 것일까요? 정말 국민이 노망이라도 든 것입니까?
사실 우리 국민의 의식 수준은 그리 낮지 않습니다. 지난 두 번의 대선을 통해 우리 국민은 양심적이고 진보적인 후보를 택하는 혜안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은 이제 지쳤습니다. 양심이고 뭐고, 그냥 잘 먹고 잘살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진 것이지요. 이명박 후보는 그래서 인기가 높습니다. 수많은 잘못과 연관되면서도 처벌을 받는 것도 아니고, 이제 대통령까지 돼서 잘 먹고 잘살게 된 모습을 보며 국민도, "나도 저렇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내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며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비리의혹을 재기해도 국민의 마음은 흔들리지 않을 듯 싶습니다.
이제 임기를 마치는 노무현 대통령은 삼성을 향한 자신의 사랑이 잘못이었음을 깨달았을까요? 삼성을 향한 자신의 마음 때문에 자신을 뽑아준 국민에게 온 정성을 쏟지 못했음에 대해 후회할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5년 후, 금수강산을 토막 내는 대운하 건설을 지켜보며, 더 가난하고 더 부패한 사회 속에 살게 된 우리 국민은 이명박 후보를 향한 자신의 사랑이 잘못이었음을 알고 후회할까요? 이명박 후보는 처음부터 국민의 행복 따위엔 관심도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때 가서 후회해도 변할 것은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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