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블로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블로깅을 직업으로 삼는 전업 블로거가 출현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아직은 한국에서 전업 블로거로 살기는 힘들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특히 문성실님 정도로 방문객이 많은 블로그를 운영하는 분이 이렇게 느낄 정도라면, 나머지 블로거의 사정이 어떠할찌는 대충 짐작이 갑니다.

한국의 사정이 이러하니, 전업 블로거가 수없이 많다는 영어권으로 눈을 돌려 영어 블로그를 운영해 보고 싶다는 분들도 많습니다. 한국은 블로그 독자의 숫자가 적기에 아무리 방문자가 많다고 해도 한계가 있지만, 영어권 독자는 훨씬 많으니 성공의 규모도 다르기 때문이죠.

영어 블로그의 독자가 많은 이유는 영어권 네티즌이 많기 때문입니다. 언어별 인터넷 사용자 자료를 살펴보니 영어권 네티즌은 3억 8천만 명이고, 한국어권 네티즌은 3천 4배만 명으로, 영어권 네티즌이 열 배 이상 많습니다. 게다가, 비영어권 네티즌이라도 영어를 읽을 수 있는 사람은 상당히 많으니 실제로 영어 블로그를 읽을 수 있는 잠재 독자는 영어권 네티즌 보다도 훨씬 많을 것입니다.

또한 영어권에서는 블로그가 이미 전성기를 맞이하였기에, 블로그를 읽는 사람도 많습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2001년경 부터 블로그가 점차 인기를 끌었고, 2004년 이후로는 블로그가 인터넷을 주도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그에 비해 한국에서 블로그는 2005-2006년 경 부터 블로그가 인기를 끌었고, 작년에 이르러서야 블로그가 인터넷의 중심으로 성장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처럼 블로그의 발달이 늦다 보니, 지금도 블로그를 "인터넷 변방의 작은 세력"정도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고, 따라서 많은 한국의 네티즌은 블로그에 대해 별 관심이 없고, 블로그를 챙겨서 읽으려는 사람의 비율도 떨어집니다.

그렇다면 영어 실력을 키워서 영어 블로그를 운영한다면, 한국어 블로그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방문자가 많으리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막연한 추측이고, 실제로 영어권의 유명한 블로그를 대상으로 조사해보면, 영어 블로그라고 방문자를 쉽게 모으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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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예를 봅시다. Darren Rowse는 ProBlogger를 비롯한 많은 블로그를 운영하는 유명한 블로거입니다. 그는 많은 조사에서 성공적인 블로거로 거론되었고, 따라서 그의 블로그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독자가 매일 찾아올 것 같죠.

그런데 그가 쓴 글을 보니, 2007년 ProBlogger.net 의 방문자가 300만명에서 440만 명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는 하루 방문자가 1만 명 정도였다는 뜻이지요. 물론 하루 방문자 1만 명은 대단히 많은 숫자이긴 하지만, 이 정도 방문자가 있는 블로그는 한국에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CGNN은 월간 UV가 40만을 넘는다는 군요. 출처- 네이버 블로그의 정체, 티스토리의 급성장을 바라보며). 즉, 영어권 블로그 중 가장 유명한 축에 드는 블로그의 방문자 치고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외국 유명 블로그의 강점은 방문자 숫자보다 RSS 구독자의 숫자라고 생각합니다. 인기 있는 블로그의 구독자는 보통 수만명이고, 몇몇은 구독자가 수 십만명에 이릅니다 (예를 들어, TechCrunch에는 구독자 숫자가 61만 8천명이라고 나와 있네요). 이는 한국에서는 극히 드문 경우죠. 한RSS를 기준으로 살펴보자면, 구독자가 2000명 넘는 사이트 중 블로그는 단 네 곳에 불과합니다 (서명덕기자의 人터넷세상  3,990명, 태우's log - web 2.0 and beyond  2,532명, Channy's Blog  2,443명, 이규영 연예영화 블로그  2,078). 전체 구독자가 한RSS 구독자의 세배나 네 배라고 해도, 한국에서는 RSS구독자가 만 명을 넘는 블로그가 매우 적다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RSS 구독자가 많다면 포스팅을 할 때, 최소한 읽는 사람의 숫자가 보장된다는 점에서 블로그 운영에 큰 힘이 됩니다. 그런 점에서 영어권 블로그는 RSS 구독자를 많이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확실히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다음으로 메타 블로그 사이트의 트래픽 규모를 봅시다. 한국에서도 다음 블로거뉴스 베스트에 선정 되면 갑자기 수 많은 방문자가 사이트를 찾아옵니다. 경험상 블로거뉴스 베스트에 하루 노출이 되도 적은 경우는 수천 명이 찾아오고, 유명 연예인에 대한 글이나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문제에 대한 글 만이 방문자가 10만 명을 넘습니다. 만약에 한국에서 메타 블로그 사이트를 통해서 수 천명에서 10만 명까지 방문자가 온다면, 영어권 메타 블로그 사이트는 최소 수만 명에서 100만 명까지 방문자를 보내리라고 상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게 많이 오지는 않습니다.

다음은 SEOMoz에 실린 StumbleUpon's Fantastic Ability to Drive Traffic이라는 글에 나오는 통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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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mbleUpon은 일종의 메타 사이트인데, StumbleUpon이 "Fantastic"하다는 제목과는 다르게, 한달에 겨우 2000명에서 4000명 정도를 보내주는 수준입니다. 즉, 하루에 100명 정도를 보내준다는 말이지요. 물론 이 글이 2006년 8월에 쓰였기에,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작년 7월에 Darren Rowse가 쓴 글을 보니, 자신의 쓴 글이 추천을 통해 StumbleUpon에서 27,562명, Digg에서 25,467명이 왔다는 내용이 나옵니다.또한 그 글에 달린 댓글을 보니, 어떤 사람은 Digg 메인 페이지에 12시간 노출된 결과, 11,000 명이 방문했다고 합니다. 이 정도 트래픽은 다음 블로거뉴스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입니다. 즉, 영어권 블로그라고 메타 블로그 사이트의 트래픽 폭탄 한방으로 수십만 명이 찾아오는 일은 극히 적고, 그저 한국의 다음 블로거 뉴스 베스트 보다 조금 많은 수준이라는 말입니다. 물론 영어권에는 이러한 메타 사이트가 다양하고, 따라서 트래픽의 경로가 많기에 한국어 블로그 보다는 상황이 좋은 것은 분명합니다.

여름하늘님은 bloglines 선정 탑 1000 블로그라는 글에서 1000등 정도의 블로그 수익이 연봉으로 따졌을 때 6000만원에 달한다고 언급하였습니다. 이는 전업 블로거가 거의 없는 한국보다 훨씬 나은 상황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도 뒤집어 본다면, 영어권 블로그도 1000등 안에 들어야 어느 정도 여유 있게 살 정도의 수익을 올린다는 뜻입니다. 2006년 기준으로 전세계에 블로그가 2억개이고, 그 중 대부분이 영어 블로그일텐데, 영어 블로그로 1000등 안에 들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즉, 영어권 독자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영어권 블로그도 많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웬만한 실력으로는 한국어 블로그보다 방문객이 더 많기가 쉽지 않다는 뜻습니다.

물론 영어로 블로그를 운영한다면 영어로 자신을 표현하는 훈련도 되고, 세계에서 온 독자와 만나며 국제적 겸험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막연하게, "한국 네티즌은 그리 많지 않으니 무조건 영어로 블로그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결국 실망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봅니다. 영어 블로그를 운영하기 원하는 분은 적절한 목표를 세우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마련하셔서 좋은 결과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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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