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위기설 속에 맞은 9월의 첫주는 주가의 폭락과 환율의 폭등 속에서 힘겹게 끝났습니다. 많은 사람은 불안한 주식, 외환 시장의 모습, 정부에 대한 믿음이 없는 시장 참여자들의 반응을 보며 꼭 1997년 외환위기가 오던 상황을 다시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실제로 지금 상황이 거대한 경제위기의 시작이냐에 대해선 논란이 많고, 또한 그렇지 않다고 볼 증거도 많긴 하지만 (예를 들어 1997년엔 외환 보유고가 200억달러선이었는데, 지금은 그 10배의 외환을 보유중이라는 점 등), 어쨌든 지금 이명박 정부 경제팀의 모습을 보며 "역시 경제 대통령답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입니다. 이제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 대통령이라는 표현을 쓸 때마다 국민은 실망만 커질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경제상황이 안좋은 것은 어찌보면 이명박 대통령의 잘못이 아니라 세계경제의 흐름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결과일찌도 모릅니다. 이미 작년에 쓴 글에서 지적했듯, 미국발 경제위기가 현실화하면서 서브프라임 사태로 많은 금융기관이 위기를 겪었고, 석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의 급등으로 세계는 인플레이션 속에 경기가 침체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습니다. 이미 작년말 부터 상황이 이처럼 안좋았는데도 "연간 7% 경제성장"을 들고 나온 대통령이나, 그를 믿고 찍어준 국민이나 상황판단이 안되기는 매한가지였고, 결국 지금의 실망스러운 결과는 어쩌면 지나친 기대 때문인지도 모르죠.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행태를 가만히 지켜보자면, 아무리 좋은 상황에서도 그가 좋은 경제대통령이 되었을 가능성은 적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경제 대통령이란 도대체 무엇일까요? 아마도 많은 사람은 박정희 대통령이 경제 대통령의 좋은 모델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는 한국이 매우 가난한 시절 대통령이 되어, 20년이 안되는 기간 안에 한국을 중진국의 반열에 안착시켰기 때문이죠. 실제로 이명박 대통령도 은연중 박정희 대통령을 롤모델로 생각하는 경향을 보이고, 그를 지지하는 국민도 그에게서 박정희 대통령의 향수를 느끼기 원하는 듯 싶습니다.
하지만 박정희 대통령은 결코 오늘날 대한민국 대통령의 좋은 모델이 될 수 없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취임한 60년대초 한국의 경제상황은 한마디로 암울했습니다. 우선 제대로된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시설 이 턱없이 부족했고, 산업 경제의 핵심인 공장도 찾아보기 힘들었으며, 국민들 대부분은 무식하고 가난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정부 주도의 경제발전을 시도하였습니다. 즉, 정부가 경제발전 계획을 세우면 기업은 이에 맞추어 각 분야의 경제를 발전시키는 구조였죠. 또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항만이나 도로 등을 건설하여 발전하는 경제를 뒷받침했습니다. 따라서 당시의 경제는 철저하게 정부 주도 경제였고, 민간부분은 정부를 따라갔을 뿐입니다.
그런데 경제가 발전하면 민간부분이 성장하였고, 기업은 정부와 마찰을 빚게 됩니다. 이는 한국만이 아니고, 전세계적인 현상이지요. 특히 지난 10여년간 세계를 휩쓴 신자유주의는 기업이 극단적으로 이윤을 추구하도록 자유를 달라는 운동입니다 (신자유주의의 "자유"는 당연히 기업의 자유이지요). 실제로 미국은 클린턴 정부로부터 부시 정부에 이르기까지 민간부분에 자율권한을 많이 넘겼습니다. 즉, 이제 미국에서 경제 발전은 기업의 몫이고, 정부는 이를 방해만 하지 않으면 된다는 태도가 자리잡은 것입니다. 비즈니스 프랜들리 정부의 원조인 부시 행정부가 LA에서 뉴욕까지 대운하 파겠다는 소리를 안하는 이유도, 이러한 거대한 토목공사는 필요에 따라 기업이 주도할 일이지, 정부가 나서서 추진할 일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한쪽으로 비즈니스 프랜들리를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정부가 나서서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믿는 듯합니다. 취임 직후에 물가가 많이 오르자 품목별 물가관리를 하겠다고 나선 것이 그러한 예이지요. 정말 비즈니스 프랜들리한 정부라면 기업이 제품 가격을 올려받으려고 할 때 마음껏 올려 받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싫다면 비즈니스 프랜들리라는 표현을 쓰면 안되지요. 그리고 기업이 투자를 하려면 하고, 하기 싫으면 하지 않도록 자유를 줘야 지 한나라당처럼 자꾸 기업들에게 투자하지 않는다고 목멘 소리를 하면 안되지요.
이명박 대통령이 정말 비즈니스 프랜들리한 정책을 펴려고 한다면 돗자리만 깔아주고 기업이 알아서 활동하도록 뒤로 빠져야 합니다. 하지만 이는 자신이 "경제 대통령"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꼴이니 그렇게 할 수는 없겠지요. 따라서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나섭니다. 환율이 오르면 강만수 장관 시켜 도시락 폭탄도 던지고, 물가 오르면 특별 품목에 대해 가격지도도 합니다. 대운하를 파겠다고 발표할 뿐만 아니라 운하를 운수용으로 쓸찌 관광용으로 쓸찌까지 결정해서 건설회사보고 따라오라고 다그칩니다. 이렇게 경제 전반을 어질러 놓고는 "나 경제 살리려고 열심히 노력했어요. 경제 대통령 맞죠?"하고 물어봅니다.
문제는 기업이 이러한 태도를 못마땅하게 여길 뿐만 아니라, 외국의 투기자본이 이러한 상황을 "정부가 나서 시장을 왜곡하는 상황"으로 판단하고 판을 흔들려 한국에 들어온다는 점입니다. 정부가 기업이나 국민은 억눌러도 외국의 투기자본은 절대 마음대로 다루질 못합니다. 결국 문제가 터진다면 이들에 의해 터질 것입니다.
한때 경제 발전을 성공적으로 이끌던 박정희 대통령도 70년대 말이 되면 자신의 부하에게 총을 맞고 쓰러집니다. 이는 이미 70년대 말 한국의 상황이 박정희 같은 지도자가 필요 없었기 때문입니다. 80년에 집권한 전두환 대통령도 7년만에 국민에게 항복하고 맙니다. 그 이후로 한국은 더 이상 경제 대통령은 필요 없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작년 대선때 경제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경제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켜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당선이 되긴 하였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시대를 잘못 판단한 후보 자신과 국민의 실수일 뿐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나마 남은 임기를 잘 마치려면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반성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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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실제로 지금 상황이 거대한 경제위기의 시작이냐에 대해선 논란이 많고, 또한 그렇지 않다고 볼 증거도 많긴 하지만 (예를 들어 1997년엔 외환 보유고가 200억달러선이었는데, 지금은 그 10배의 외환을 보유중이라는 점 등), 어쨌든 지금 이명박 정부 경제팀의 모습을 보며 "역시 경제 대통령답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입니다. 이제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 대통령이라는 표현을 쓸 때마다 국민은 실망만 커질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경제상황이 안좋은 것은 어찌보면 이명박 대통령의 잘못이 아니라 세계경제의 흐름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결과일찌도 모릅니다. 이미 작년에 쓴 글에서 지적했듯, 미국발 경제위기가 현실화하면서 서브프라임 사태로 많은 금융기관이 위기를 겪었고, 석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의 급등으로 세계는 인플레이션 속에 경기가 침체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습니다. 이미 작년말 부터 상황이 이처럼 안좋았는데도 "연간 7% 경제성장"을 들고 나온 대통령이나, 그를 믿고 찍어준 국민이나 상황판단이 안되기는 매한가지였고, 결국 지금의 실망스러운 결과는 어쩌면 지나친 기대 때문인지도 모르죠.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행태를 가만히 지켜보자면, 아무리 좋은 상황에서도 그가 좋은 경제대통령이 되었을 가능성은 적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경제 대통령이란 도대체 무엇일까요? 아마도 많은 사람은 박정희 대통령이 경제 대통령의 좋은 모델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는 한국이 매우 가난한 시절 대통령이 되어, 20년이 안되는 기간 안에 한국을 중진국의 반열에 안착시켰기 때문이죠. 실제로 이명박 대통령도 은연중 박정희 대통령을 롤모델로 생각하는 경향을 보이고, 그를 지지하는 국민도 그에게서 박정희 대통령의 향수를 느끼기 원하는 듯 싶습니다.
하지만 박정희 대통령은 결코 오늘날 대한민국 대통령의 좋은 모델이 될 수 없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취임한 60년대초 한국의 경제상황은 한마디로 암울했습니다. 우선 제대로된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시설 이 턱없이 부족했고, 산업 경제의 핵심인 공장도 찾아보기 힘들었으며, 국민들 대부분은 무식하고 가난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정부 주도의 경제발전을 시도하였습니다. 즉, 정부가 경제발전 계획을 세우면 기업은 이에 맞추어 각 분야의 경제를 발전시키는 구조였죠. 또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항만이나 도로 등을 건설하여 발전하는 경제를 뒷받침했습니다. 따라서 당시의 경제는 철저하게 정부 주도 경제였고, 민간부분은 정부를 따라갔을 뿐입니다.
그런데 경제가 발전하면 민간부분이 성장하였고, 기업은 정부와 마찰을 빚게 됩니다. 이는 한국만이 아니고, 전세계적인 현상이지요. 특히 지난 10여년간 세계를 휩쓴 신자유주의는 기업이 극단적으로 이윤을 추구하도록 자유를 달라는 운동입니다 (신자유주의의 "자유"는 당연히 기업의 자유이지요). 실제로 미국은 클린턴 정부로부터 부시 정부에 이르기까지 민간부분에 자율권한을 많이 넘겼습니다. 즉, 이제 미국에서 경제 발전은 기업의 몫이고, 정부는 이를 방해만 하지 않으면 된다는 태도가 자리잡은 것입니다. 비즈니스 프랜들리 정부의 원조인 부시 행정부가 LA에서 뉴욕까지 대운하 파겠다는 소리를 안하는 이유도, 이러한 거대한 토목공사는 필요에 따라 기업이 주도할 일이지, 정부가 나서서 추진할 일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한쪽으로 비즈니스 프랜들리를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정부가 나서서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믿는 듯합니다. 취임 직후에 물가가 많이 오르자 품목별 물가관리를 하겠다고 나선 것이 그러한 예이지요. 정말 비즈니스 프랜들리한 정부라면 기업이 제품 가격을 올려받으려고 할 때 마음껏 올려 받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싫다면 비즈니스 프랜들리라는 표현을 쓰면 안되지요. 그리고 기업이 투자를 하려면 하고, 하기 싫으면 하지 않도록 자유를 줘야 지 한나라당처럼 자꾸 기업들에게 투자하지 않는다고 목멘 소리를 하면 안되지요.
이명박 대통령이 정말 비즈니스 프랜들리한 정책을 펴려고 한다면 돗자리만 깔아주고 기업이 알아서 활동하도록 뒤로 빠져야 합니다. 하지만 이는 자신이 "경제 대통령"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꼴이니 그렇게 할 수는 없겠지요. 따라서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나섭니다. 환율이 오르면 강만수 장관 시켜 도시락 폭탄도 던지고, 물가 오르면 특별 품목에 대해 가격지도도 합니다. 대운하를 파겠다고 발표할 뿐만 아니라 운하를 운수용으로 쓸찌 관광용으로 쓸찌까지 결정해서 건설회사보고 따라오라고 다그칩니다. 이렇게 경제 전반을 어질러 놓고는 "나 경제 살리려고 열심히 노력했어요. 경제 대통령 맞죠?"하고 물어봅니다.
문제는 기업이 이러한 태도를 못마땅하게 여길 뿐만 아니라, 외국의 투기자본이 이러한 상황을 "정부가 나서 시장을 왜곡하는 상황"으로 판단하고 판을 흔들려 한국에 들어온다는 점입니다. 정부가 기업이나 국민은 억눌러도 외국의 투기자본은 절대 마음대로 다루질 못합니다. 결국 문제가 터진다면 이들에 의해 터질 것입니다.
한때 경제 발전을 성공적으로 이끌던 박정희 대통령도 70년대 말이 되면 자신의 부하에게 총을 맞고 쓰러집니다. 이는 이미 70년대 말 한국의 상황이 박정희 같은 지도자가 필요 없었기 때문입니다. 80년에 집권한 전두환 대통령도 7년만에 국민에게 항복하고 맙니다. 그 이후로 한국은 더 이상 경제 대통령은 필요 없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작년 대선때 경제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경제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켜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당선이 되긴 하였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시대를 잘못 판단한 후보 자신과 국민의 실수일 뿐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나마 남은 임기를 잘 마치려면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반성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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