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년전인 1998년 가을, 월스트리트는 롱 텀 캐피탈 매니지먼트 (LTCM)의 유동성 위기로 휘청거렸습니다. LTCM는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 뛰어난 두뇌들이 모인 헤지펀드로, 수학적인 분석을 통해 위험은 적으면서도 수익은 높은 곳에 투자하는 회사였습니다. 한때 연 40%에 달하는 수익을 올리던 LTCM이 위기에 몰린 이유는 이들이 안전하다고 계산했던 투자가 실패하였기 때문입니다. LTCM은 시장의 역사에 대한 데이타베이스를 분석해서 시장이 비정상상태로 움직인다면 곧 정상상태로 돌아오리라고 예상하고 투자를 합니다. 그런데 98년 러시아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시장이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LTCM은 큰 손실을 보았고, 자신의 자본보다 훨씬 많은 금액 (때로는 자본금의 백배까지) 돈을 빌려 투자하는 방식 때문에 손실을 감당할 수가 없어 파산의 위험에 처하게 된 것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기 원합니다. 이러한 과거를 바탕으로 한 예측은 많은 경우 신뢰할만하죠. 예를 들어 지금까지 해가 동쪽에서 떴다면, 내일도 해는 동쪽에서 뜬다고 믿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예측의 약점은 완벽한 확실성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철학자 데이비드 흄이 언급한 검은새 (Black Swan)는 이러한 예측의 약점을 보여줍니다. 흄은 "눈에 보이는 백조가 하얗다고 모든 백조가 하얗단 보장은 없다"는 말을 했습니다. 즉, 아무리 백조의 숫자가 많아도 세상 어딘가에 검은색의 백조가 있을 가능성을 부인할 수는 없다는 뜻이지요. 실제로 호주에서 검은색의 백조 (흑고니, 위 사진)가 발견되어 흄의 주장은 더욱 설득력을 얻었죠 (이 주제에 대해서는 Nassim Nicholas Taleb가 쓴 The Black Swan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지금 월스트리트에서 벌어지는 사태는 또 하나의 Black Swan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번 사태의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는 서브프라임 사태는 신용이 그리 좋지 못한 사람에게 돈을 빌려준 것이 문제인데, 그렇다고 돈을 꿔 주는 기관들이 돈 빌려가는 사람의 신용이나 재산상태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고 돈을 꿔준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계산은 경제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때를 기준으로 하였기에 최근 미국처럼 경기가 급속히 하강하며 집값이 갑자기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계산과 현실이 맞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 것입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빌려준 회사들의 예측 잘못으로 이들에게 돈을 빌려준 다른 금융기관들도 손실을 입었고, 많은 금융기관들이 손실을 입자 신용과 현금의 원할한 흐름이 막히면서 경제 전체가 가라앉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즉, 경제계 일부에서 벌어진 계산착오가 경제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은 셈이지요.
토마스 프리드먼은 세계는 평평하다 (The World is Flat)에서 국가간 장벽이 무너진 세상을 "평평한 세계"라고 불렀습니다. 세상이 평평하기에 자본과 상품, 그리고 서비스가 자유롭게 여러 나라로 돌아다녔고, 이로 인해 최근 몇년간 세계 경제는 호황을 누렸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평평하기에 한 나라에서 발생한 경제위기가 다른 나라로 펴지기도 쉬워졌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 한국의 주식시장에 투자된 돈의 상당부분은 월스트리트에 있는 회사나 월스트리트에 있는 회사에 투자한 회사의 돈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월스트리트에 위기가 오면 그 여파가 한국 주식시장에도 직접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생각해 보면 과거의 국가간, 지역간의 흐름을 가로막던 장벽은 비효율을 낳기도 했지만, 동시에 방화벽처럼 위기를 지역적으로 봉쇄하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이제 그러한 장벽이 없어졌으니 세계 어느 나라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다른 나라도 위기가 퍼지는 것을 피하기 힘든 상황이 되었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합리적인 계산을 바탕으로 효율성을 제거하고 최대한 효율적인 체제를 만들 수 있다고 믿지만, 인간이 사는 세상은 그렇게 합리적이지 않은,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많은 곳입니다. 결국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교만이 이번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인 셈이지요. 그리고 이러한 교만을 바탕으로 건설한 합리적인 체제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세계 경제를 뒤흔드는 사건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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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기 원합니다. 이러한 과거를 바탕으로 한 예측은 많은 경우 신뢰할만하죠. 예를 들어 지금까지 해가 동쪽에서 떴다면, 내일도 해는 동쪽에서 뜬다고 믿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예측의 약점은 완벽한 확실성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철학자 데이비드 흄이 언급한 검은새 (Black Swan)는 이러한 예측의 약점을 보여줍니다. 흄은 "눈에 보이는 백조가 하얗다고 모든 백조가 하얗단 보장은 없다"는 말을 했습니다. 즉, 아무리 백조의 숫자가 많아도 세상 어딘가에 검은색의 백조가 있을 가능성을 부인할 수는 없다는 뜻이지요. 실제로 호주에서 검은색의 백조 (흑고니, 위 사진)가 발견되어 흄의 주장은 더욱 설득력을 얻었죠 (이 주제에 대해서는 Nassim Nicholas Taleb가 쓴 The Black Swan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지금 월스트리트에서 벌어지는 사태는 또 하나의 Black Swan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번 사태의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는 서브프라임 사태는 신용이 그리 좋지 못한 사람에게 돈을 빌려준 것이 문제인데, 그렇다고 돈을 꿔 주는 기관들이 돈 빌려가는 사람의 신용이나 재산상태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고 돈을 꿔준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계산은 경제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때를 기준으로 하였기에 최근 미국처럼 경기가 급속히 하강하며 집값이 갑자기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계산과 현실이 맞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 것입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빌려준 회사들의 예측 잘못으로 이들에게 돈을 빌려준 다른 금융기관들도 손실을 입었고, 많은 금융기관들이 손실을 입자 신용과 현금의 원할한 흐름이 막히면서 경제 전체가 가라앉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즉, 경제계 일부에서 벌어진 계산착오가 경제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은 셈이지요.
토마스 프리드먼은 세계는 평평하다 (The World is Flat)에서 국가간 장벽이 무너진 세상을 "평평한 세계"라고 불렀습니다. 세상이 평평하기에 자본과 상품, 그리고 서비스가 자유롭게 여러 나라로 돌아다녔고, 이로 인해 최근 몇년간 세계 경제는 호황을 누렸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평평하기에 한 나라에서 발생한 경제위기가 다른 나라로 펴지기도 쉬워졌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 한국의 주식시장에 투자된 돈의 상당부분은 월스트리트에 있는 회사나 월스트리트에 있는 회사에 투자한 회사의 돈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월스트리트에 위기가 오면 그 여파가 한국 주식시장에도 직접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생각해 보면 과거의 국가간, 지역간의 흐름을 가로막던 장벽은 비효율을 낳기도 했지만, 동시에 방화벽처럼 위기를 지역적으로 봉쇄하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이제 그러한 장벽이 없어졌으니 세계 어느 나라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다른 나라도 위기가 퍼지는 것을 피하기 힘든 상황이 되었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합리적인 계산을 바탕으로 효율성을 제거하고 최대한 효율적인 체제를 만들 수 있다고 믿지만, 인간이 사는 세상은 그렇게 합리적이지 않은,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많은 곳입니다. 결국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교만이 이번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인 셈이지요. 그리고 이러한 교만을 바탕으로 건설한 합리적인 체제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세계 경제를 뒤흔드는 사건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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