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강의를 하러 부천에 왔습니다. 강의는 내일 아침부터인데, 집이 멀어 하루 일찍 도착했습니다. 내일 강의를 할 때는 Point Remote for Powerpoint and Keynote라는 아이팟 터치 어플을 써 볼 생각입니다. 이 1달러짜리 어플은 아이팟 터치와 맥을 무선으로 연결해서 슬라이드를 다음 장으로 넘겨줄 뿐 아니라, 슬라이드의 내용을 아이팟 터치에 보여줍니다. 따라서 몸을 뒤로 돌려 화면을 확인할 필요 없이 손 위에서 내용을 볼 수 있죠. 또 하나의 기능은 아이팟 터치 화면을 손가락으로 누르면 슬라이드 위의 동일한 부분에 빨간 점이 생깁니다. 이는 화면의 일부분을 지목하고자 할 때, 레이저 포인터의 기능을 대신해 줍니다.
이 간단한 어플로 인해 제게 아이팟 터치의 가치는 대단히 높아졌습니다. 저는 강의할 때 슬라이드를 넘기기 위해 작은 리모콘을 썼는데, 평소에 잘 쓰지 않으니 잊고 안 가져갈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아이팟 터치는 평소에도 늘 소유하기에 따로 기억할 필요가 없습니다. 게다가 전에는 화면의 한 부분을 지목하기가 힘들었는데, 이제는 아이팟 터치를 통해 매우 쉽게 빨간 점을 표시할 수가 있습니다.
중요한 사실은 이처럼 아이팟 터치의 가치를 높여주는 어플이 애플이 아닌 다른 회사에서 개발되었다는 점입니다. 즉, 이 어플을 개발한 회사는 돈을 벌기 위해 이 제품을 만들었지만, 이로 인한 유익을 애플이라는 다른 회사가 얻었죠. 아이팟 터치의 활용도가 높아질수록 애플은 아이팟 터치를 많이 팔테니까요. 게다가 지금 아이폰/아이팟 터치용 어플이 만 개나 된다니 애플은 3rd party 어플을 통해 대단히 많은 유익을 얻는 셈입니다.
이처럼 경제활동이 당사자가 아닌 제3자에게 끼치는 영향을 경제학에서는 외부효과 (또는 외부성, externality)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상가에 인기 있는 슈퍼마켓이나 패스트푸드 매장이 들어오면 그 상가 전체에 유동인구가 늘어 다른 매장의 매출도 늘어납니다. 블로그에 좋은 댓글이 많이 달리면서 글의 부족한 점을 보충해 주기에 더 값진 블로그가 됩니다.
외부효과는 긍정적 외부효과 (positive externality, 또는 external benefits)뿐 아니라 부정적 외부효과 (negative externality, 또는 external costs)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장이 늘어나면 공해도 늘어납니다. 또, 자동차가 많아지면 도로도 많이 막히겠죠. 어떤 경우는 긍정적 외부효과와 부정적 외부효과가 함께 생기기도 합니다. 도로가 생긴다면 접근성이 좋아지지만, 그 지역에 사는 아이들이 뛰어 놀다 사고를 당할 위험도 커지겠죠.
이익과 손해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직접효과와 다르게, 외부효과는 측량하기가 쉽지 않고, 따라서 많은 사람이 그 존재 자체를 잊기 쉽습니다. 하지만 외부효과야 말로 사회를 움직이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이 지금과 같은 자동차 위주의 사회가 된 것은 자동차 회사들의 로비로 인해 미국 정부가 수많은 고속도로 (interstate)를 건설하였기 때문입니다. 만약 좋은 도로가 없었다면 차를 사도 몰고다니기가 힘들어 차를 안사는 사람이 많았겠죠. 이렇게 볼 때, 도로건설로 인한 외부효과가 미국의 중요한 특징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외부효과라는 개념이 희미했고, 따라서 부정적인 외부효과를 일으켜도 전혀 제제를 받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외부효과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면서, 부정적 외부효과를 발생시키는 주체에게 처리비용을 물게 하는 추세가 강합니다. 예를 들면, 시내에 거대한 건물이 들어서면 교통량이 증가하기에 이에 대해 교통유발부담금을 내게 됩니다. 교토 의정서 (Kyoto Protocol)에 따르면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는 이산화탄소 배출권을 사야 합니다. 대형 토목공사 등을 추진할 때는 환경평가를 거치는 것도 외부효과 비용을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앞으로도 부정적인 외부효과에 대한 제재는 늘어날 전망입니다.
한편, 긍정적인 외부효과를 사업에 이용하는 기업도 많습니다. 애플이 좋은 예인데,애플은 iTunes Store를 운영하면서 5년간 50억 곡의 음악을 판매하는 등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지만, 스티브 잡스에 따르면 애플은 iTunes Store를 통해 돈을 벌 마음이 없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애플이 iTunes Store를 운영하는 까닭은, iTunes Store가 있어야 아이팟/아이폰 사용자들이 쉽게 곡을 살 수 있기 때문이죠. 즉, iTunes Store를 운영해 거기서 발생하는 외부효과로 아이팟/아이폰을 판매한다는 전략이죠. 마찬가지로, 애플이 지난 여름 시작한 아이폰/아이팟 터치용 어플 스토어는 아이폰/아이팟 판매에 대단한 기여를 할 것입니다. 애플이 이처럼 큰 성공을 거두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자사의 모바일 제품을 위한 어플 스토어를 계획중입니다. 그에 비해 한국의 모바일 기기 제조업체들은 이러한 외부효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군요. 이는 아직 외부효과에 대한 개념이 약해서이겠죠.
사회가 복잡해지고 연결이 강해질수록 외부효과의 중요성도 커질 것입니다. 적극적으로 외부효과를 이해하고 활용하려는 노력이 중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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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간단한 어플로 인해 제게 아이팟 터치의 가치는 대단히 높아졌습니다. 저는 강의할 때 슬라이드를 넘기기 위해 작은 리모콘을 썼는데, 평소에 잘 쓰지 않으니 잊고 안 가져갈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아이팟 터치는 평소에도 늘 소유하기에 따로 기억할 필요가 없습니다. 게다가 전에는 화면의 한 부분을 지목하기가 힘들었는데, 이제는 아이팟 터치를 통해 매우 쉽게 빨간 점을 표시할 수가 있습니다.
중요한 사실은 이처럼 아이팟 터치의 가치를 높여주는 어플이 애플이 아닌 다른 회사에서 개발되었다는 점입니다. 즉, 이 어플을 개발한 회사는 돈을 벌기 위해 이 제품을 만들었지만, 이로 인한 유익을 애플이라는 다른 회사가 얻었죠. 아이팟 터치의 활용도가 높아질수록 애플은 아이팟 터치를 많이 팔테니까요. 게다가 지금 아이폰/아이팟 터치용 어플이 만 개나 된다니 애플은 3rd party 어플을 통해 대단히 많은 유익을 얻는 셈입니다.
이처럼 경제활동이 당사자가 아닌 제3자에게 끼치는 영향을 경제학에서는 외부효과 (또는 외부성, externality)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상가에 인기 있는 슈퍼마켓이나 패스트푸드 매장이 들어오면 그 상가 전체에 유동인구가 늘어 다른 매장의 매출도 늘어납니다. 블로그에 좋은 댓글이 많이 달리면서 글의 부족한 점을 보충해 주기에 더 값진 블로그가 됩니다.
외부효과는 긍정적 외부효과 (positive externality, 또는 external benefits)뿐 아니라 부정적 외부효과 (negative externality, 또는 external costs)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장이 늘어나면 공해도 늘어납니다. 또, 자동차가 많아지면 도로도 많이 막히겠죠. 어떤 경우는 긍정적 외부효과와 부정적 외부효과가 함께 생기기도 합니다. 도로가 생긴다면 접근성이 좋아지지만, 그 지역에 사는 아이들이 뛰어 놀다 사고를 당할 위험도 커지겠죠.
이익과 손해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직접효과와 다르게, 외부효과는 측량하기가 쉽지 않고, 따라서 많은 사람이 그 존재 자체를 잊기 쉽습니다. 하지만 외부효과야 말로 사회를 움직이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이 지금과 같은 자동차 위주의 사회가 된 것은 자동차 회사들의 로비로 인해 미국 정부가 수많은 고속도로 (interstate)를 건설하였기 때문입니다. 만약 좋은 도로가 없었다면 차를 사도 몰고다니기가 힘들어 차를 안사는 사람이 많았겠죠. 이렇게 볼 때, 도로건설로 인한 외부효과가 미국의 중요한 특징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외부효과라는 개념이 희미했고, 따라서 부정적인 외부효과를 일으켜도 전혀 제제를 받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외부효과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면서, 부정적 외부효과를 발생시키는 주체에게 처리비용을 물게 하는 추세가 강합니다. 예를 들면, 시내에 거대한 건물이 들어서면 교통량이 증가하기에 이에 대해 교통유발부담금을 내게 됩니다. 교토 의정서 (Kyoto Protocol)에 따르면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는 이산화탄소 배출권을 사야 합니다. 대형 토목공사 등을 추진할 때는 환경평가를 거치는 것도 외부효과 비용을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앞으로도 부정적인 외부효과에 대한 제재는 늘어날 전망입니다.
한편, 긍정적인 외부효과를 사업에 이용하는 기업도 많습니다. 애플이 좋은 예인데,애플은 iTunes Store를 운영하면서 5년간 50억 곡의 음악을 판매하는 등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지만, 스티브 잡스에 따르면 애플은 iTunes Store를 통해 돈을 벌 마음이 없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애플이 iTunes Store를 운영하는 까닭은, iTunes Store가 있어야 아이팟/아이폰 사용자들이 쉽게 곡을 살 수 있기 때문이죠. 즉, iTunes Store를 운영해 거기서 발생하는 외부효과로 아이팟/아이폰을 판매한다는 전략이죠. 마찬가지로, 애플이 지난 여름 시작한 아이폰/아이팟 터치용 어플 스토어는 아이폰/아이팟 판매에 대단한 기여를 할 것입니다. 애플이 이처럼 큰 성공을 거두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자사의 모바일 제품을 위한 어플 스토어를 계획중입니다. 그에 비해 한국의 모바일 기기 제조업체들은 이러한 외부효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군요. 이는 아직 외부효과에 대한 개념이 약해서이겠죠.
사회가 복잡해지고 연결이 강해질수록 외부효과의 중요성도 커질 것입니다. 적극적으로 외부효과를 이해하고 활용하려는 노력이 중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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