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를 추진해 이득을 얻는 세력은 누굴까요? 아마 많은 사람은 "부자들"이라고 쉽게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부자가 신자유주의를 통해 이득을 얻지는 않습니다. 정부가 시장에 많이 간섭하던 때는 오랜 기간 정부와 좋은 관계를 형성한 전통 있는 기업이 잘 되었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에 바탕한 기업이 시장에 진입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19세기에 기업을 시작한 창업자의 자손은 20세기에도 기업에서 나오는 안정적인 수입을 얻으며 부를 축적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규제를 철폐해서 새로운 기업이 생겨나고, 산업을 보호하는 장벽이 무너져 경쟁이 심해지는 상황을 원하지 않겠죠. 예를 들어 지금 포드 자동차의 CEO인 윌리엄 클레이 포드 주니어는 헨리 포드의 증손자입니다. 만약 과거와 같이 각종 규제가 많아 업계 판도가 계속 유지가 되었다면 포드사는 미국인을 상대로 쉽게 차를 팔았을 것이고, 지금과 같은 위기도 겪지 않았겠죠. 이처럼 신자유주의가 득세하지 않았다면 몰락을 피할 수 있었던 기업은 전통적인 산업 분야에 많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신자유주의가 추구하는 규제철폐와 세계시장 통합으로 가장 큰 혜택을 누린 집단은 산업자본가들이 아니라 금융자본가들이라고 하겠습니다. 과거에 금융자본가들은 정부의 규제 때문에 마음대로 이익을 추구하지 못하고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만 사업을 펼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국가간 장벽이 높아 다른 나라에서는 사업을 벌이지 못하였죠. 그런데 신자유주의가 규제와 국가간 장벽을 없앴으니, 80년대 이후로 미국과 영국의 금융업이 갑자기 성장한 것은 당연합니다. 자동차 등 전통적인 산업은 후진국이 싼 인건비를 바탕으로 선진국 시장에 쉽게 진출할 수 있지만 (한국이 그러한 좋은 예죠), 금융업은 선진국 은행만 첨단 금융의 노하우가 있는데다가, 후진국은 자본이 부족해 이자가 높고, 선진국은 자본이 풍부해 이자가 낮기에, 선진국 은행이 선진국의 자본을 가지고 후진국에 빌려주는 방식으로 사업을 벌일 수 있지만, 그 반대는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제조업 분야에서는 어느 정도 선진국과 후진국이 주고 받는 관계지만, 금융업 분야에서는 거의 일방적으로 선진국 금융기관이 후진국에 진출하고, 따라서 이익도 선진국 금융기관이 독점하는 구조가 되기 마련이죠.
지금까지 각국 정부가 금융업에 대해 많은 규제를 가한 이유는 역사에서 배운 교훈 때문이었습니다. 1929년 시작된 세계 대공황 당시에 미국 정부는 은행이 예금을 받아 함부로 굴려서 위험에 빠지면 예금자들이 겁을 먹고 은행에서 돈을 빼는 이른바 뱅크런이 발생해 은행이 무너지고, 이로 인해 경제가 마비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예금을 받아 운영하는 상업은행과, 돈을 빌려 운영하는 투자은행의 업무를 구분하는 글래스-스티걸 법 (Glass-Steagall Act)을 통과시킵니다. 이렇게 되니 예금자들은 웬만한 상황에서도 "설마 내 돈을 맡겨 놓은 은행이 무너지지는 않겠지"하고 안심하게 되고, 여기다가 정부가 예금을 보호하는 제도를 더하자 은행에 대한 신뢰가 살아나면서 예금이 늘고, 예금이 늘면서 은행이 정상적으로 돈을 빌려주고, 은행이 정상적으로 돈을 빌려주면서 경제에 돈이 도는 현상이 발생해 결국 대공황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은행 영역 구분은 은행의 입장에서는 매우 귀찮은 제도일 뿐이었습니다. 가게가 다양한 물건을 판매하기 원하듯, 은행도 다양한 금융상품을 마음껏 거래하고 싶은데, "너희는 상업은행이니 이런 상품은 취급해서는 안된다" "너희는 투자은행이니 이런 상품은 판매해서는 안된다"하고 정부가 규제를 하니 은행으로선 답답했겠죠. 결국 은행들은 로비를 통해 1999년 글래스-스티걸 법을 폐지하는데 성공하고, 그 이후로는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이 영역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거래를 펼치게 됩니다.
문제는 은행은 단지 하나의 산업이 아니고, 국가 경제의 기초이기 때문에 만에 하나 은행이 위기에 빠진다면 경제 전체가 함께 침몰하게 됩니다. 1930년대 대공황이 그러했고, SDE님에 따르면 1997년 외환위기가 온 것도 은행이 위기에 빠졌기 때문이었죠 (이에 대해선 SDE님의 책 "공황전야"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각국 정부에서 은행업에 대해 다양한 규제를 한 이유도 만에 하나 은행이 흔들리지 않도록 안전을 강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가 득세하면서 정부들은 "규제 철폐"를 금과옥조처럼 여기게 되고, 수십년간 유지해오던 은행에 대한 규제를 대부분 철폐하게 됩니다. 한국에서 이번 달 부터 실행하는 자본통합법도 이러한 금융부분 규제철폐의 정수라고 할 수 있죠 (자본통합법의 의미에 대해선 전에 쓴 자본통합법 실행, 문제는 없는가?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문제는 정부의 규제가 풀리고 나니 은행들은 미친 듯 돈벌이에 나섰고, 그 결과 수익률이 높은 각종 파생상품에 대규모의 자금을 투자하게 됩니다. 이러한 파생상품은 워낙 개발된지 얼마 안되기 때문에 잘 이해하는 사람도 적고, 이를 규제할 법률도 마련이 되지 않은 상태였기에 은행들은 마음대로 파생상품에 돈을 투자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를 규제해야 할 FRB 의장 그린스펀은 오히려 "파생상품은 시장이 경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도록 돕는다"며 파생상품 옹호론을 펼치기까지 했습니다.
파생상품의 위험은 이미 여러 번 금융가를 흔들어 놓았습니다. 1987년 검은 월요일, 1998년 LTCM의 파산, 1995년 베어링은행 파산, 심지어 2003년 SK그룹 분식 회계 도 파생상품 거래가 원인이었죠 (검은 월요일의 발생 원인에 대해선 Richard Bookstaber의 A Demon of Our Own Design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문제는 이처럼 위험한 파생상품 거래를 지난 몇년간 대부분의 선진국 은행이 아무런 규제도 받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했고, 그 결과 하나의 작은 위기가 닥쳐도 파생상품으로 결합된 모든 은행이 함께 흔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주택구입자들이 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하자, 이러한 대출을 바탕으로 MBS를 발행한 패니메이와 프래디맥이 무너졌고, 이에 대해 CDS를 발행한 리먼 브라더스 등 투자은행이 무너졌고, MBS를 바탕으로 ABCP를 발행한 상업은행의 콘듀잇이 무너졌고, 콘듀잇의 부실이 드러나며 상업은행까지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서브프라임 사태의 전개과정에 대해선 전에 쓴 서브프라임 사태, Part II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은행의 위기는 은행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은행이 위기에 처하면 돈을 빌려주지 않기 마련이고, 따라서 대출 거부와 대출 연장 거부 등으로 기업들이 자금 부족에 시달리고, 이는 기업의 부도를 낳고, 기업의 부도는 경기 위축을 낳고, 이는 은행의 위험부채를 증가하는 악순환을 낳습니다. 즉, 1930년대 세계대공황 이후로 각국 정부가 막으려고 노력한 은행발 경제붕괴가 현실화하는 것이죠.
결국 신자유주의는 금융자본자들이 중심이 되어 추진 되었고, 그 결과 금융업이 신자유주의 정책의 가장 큰 수혜자였지만, 결국 탐욕에 빠져 위험한 거래를 일삼음으로 세계경제에 큰 위기를 불러왔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저는 이번 경제위기를 단지 일시적인 상황이나 정상적인 경기순환의 한 부분으로 보면 안되고, 신자유주의의 구조적 문제점이 드러난 사건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각국 정부는 문제의 근원인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해 반성하고, 은행만을 위한 정책이 아닌, 국가 전체를 위한 정책을 펼쳐야겠죠. 그러할 때에만 다시 이러한 위기가 오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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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신자유주의가 추구하는 규제철폐와 세계시장 통합으로 가장 큰 혜택을 누린 집단은 산업자본가들이 아니라 금융자본가들이라고 하겠습니다. 과거에 금융자본가들은 정부의 규제 때문에 마음대로 이익을 추구하지 못하고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만 사업을 펼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국가간 장벽이 높아 다른 나라에서는 사업을 벌이지 못하였죠. 그런데 신자유주의가 규제와 국가간 장벽을 없앴으니, 80년대 이후로 미국과 영국의 금융업이 갑자기 성장한 것은 당연합니다. 자동차 등 전통적인 산업은 후진국이 싼 인건비를 바탕으로 선진국 시장에 쉽게 진출할 수 있지만 (한국이 그러한 좋은 예죠), 금융업은 선진국 은행만 첨단 금융의 노하우가 있는데다가, 후진국은 자본이 부족해 이자가 높고, 선진국은 자본이 풍부해 이자가 낮기에, 선진국 은행이 선진국의 자본을 가지고 후진국에 빌려주는 방식으로 사업을 벌일 수 있지만, 그 반대는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제조업 분야에서는 어느 정도 선진국과 후진국이 주고 받는 관계지만, 금융업 분야에서는 거의 일방적으로 선진국 금융기관이 후진국에 진출하고, 따라서 이익도 선진국 금융기관이 독점하는 구조가 되기 마련이죠.
지금까지 각국 정부가 금융업에 대해 많은 규제를 가한 이유는 역사에서 배운 교훈 때문이었습니다. 1929년 시작된 세계 대공황 당시에 미국 정부는 은행이 예금을 받아 함부로 굴려서 위험에 빠지면 예금자들이 겁을 먹고 은행에서 돈을 빼는 이른바 뱅크런이 발생해 은행이 무너지고, 이로 인해 경제가 마비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예금을 받아 운영하는 상업은행과, 돈을 빌려 운영하는 투자은행의 업무를 구분하는 글래스-스티걸 법 (Glass-Steagall Act)을 통과시킵니다. 이렇게 되니 예금자들은 웬만한 상황에서도 "설마 내 돈을 맡겨 놓은 은행이 무너지지는 않겠지"하고 안심하게 되고, 여기다가 정부가 예금을 보호하는 제도를 더하자 은행에 대한 신뢰가 살아나면서 예금이 늘고, 예금이 늘면서 은행이 정상적으로 돈을 빌려주고, 은행이 정상적으로 돈을 빌려주면서 경제에 돈이 도는 현상이 발생해 결국 대공황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은행 영역 구분은 은행의 입장에서는 매우 귀찮은 제도일 뿐이었습니다. 가게가 다양한 물건을 판매하기 원하듯, 은행도 다양한 금융상품을 마음껏 거래하고 싶은데, "너희는 상업은행이니 이런 상품은 취급해서는 안된다" "너희는 투자은행이니 이런 상품은 판매해서는 안된다"하고 정부가 규제를 하니 은행으로선 답답했겠죠. 결국 은행들은 로비를 통해 1999년 글래스-스티걸 법을 폐지하는데 성공하고, 그 이후로는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이 영역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거래를 펼치게 됩니다.
문제는 은행은 단지 하나의 산업이 아니고, 국가 경제의 기초이기 때문에 만에 하나 은행이 위기에 빠진다면 경제 전체가 함께 침몰하게 됩니다. 1930년대 대공황이 그러했고, SDE님에 따르면 1997년 외환위기가 온 것도 은행이 위기에 빠졌기 때문이었죠 (이에 대해선 SDE님의 책 "공황전야"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각국 정부에서 은행업에 대해 다양한 규제를 한 이유도 만에 하나 은행이 흔들리지 않도록 안전을 강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가 득세하면서 정부들은 "규제 철폐"를 금과옥조처럼 여기게 되고, 수십년간 유지해오던 은행에 대한 규제를 대부분 철폐하게 됩니다. 한국에서 이번 달 부터 실행하는 자본통합법도 이러한 금융부분 규제철폐의 정수라고 할 수 있죠 (자본통합법의 의미에 대해선 전에 쓴 자본통합법 실행, 문제는 없는가?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문제는 정부의 규제가 풀리고 나니 은행들은 미친 듯 돈벌이에 나섰고, 그 결과 수익률이 높은 각종 파생상품에 대규모의 자금을 투자하게 됩니다. 이러한 파생상품은 워낙 개발된지 얼마 안되기 때문에 잘 이해하는 사람도 적고, 이를 규제할 법률도 마련이 되지 않은 상태였기에 은행들은 마음대로 파생상품에 돈을 투자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를 규제해야 할 FRB 의장 그린스펀은 오히려 "파생상품은 시장이 경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도록 돕는다"며 파생상품 옹호론을 펼치기까지 했습니다.
파생상품의 위험은 이미 여러 번 금융가를 흔들어 놓았습니다. 1987년 검은 월요일, 1998년 LTCM의 파산, 1995년 베어링은행 파산, 심지어 2003년 SK그룹 분식 회계 도 파생상품 거래가 원인이었죠 (검은 월요일의 발생 원인에 대해선 Richard Bookstaber의 A Demon of Our Own Design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문제는 이처럼 위험한 파생상품 거래를 지난 몇년간 대부분의 선진국 은행이 아무런 규제도 받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했고, 그 결과 하나의 작은 위기가 닥쳐도 파생상품으로 결합된 모든 은행이 함께 흔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주택구입자들이 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하자, 이러한 대출을 바탕으로 MBS를 발행한 패니메이와 프래디맥이 무너졌고, 이에 대해 CDS를 발행한 리먼 브라더스 등 투자은행이 무너졌고, MBS를 바탕으로 ABCP를 발행한 상업은행의 콘듀잇이 무너졌고, 콘듀잇의 부실이 드러나며 상업은행까지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서브프라임 사태의 전개과정에 대해선 전에 쓴 서브프라임 사태, Part II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은행의 위기는 은행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은행이 위기에 처하면 돈을 빌려주지 않기 마련이고, 따라서 대출 거부와 대출 연장 거부 등으로 기업들이 자금 부족에 시달리고, 이는 기업의 부도를 낳고, 기업의 부도는 경기 위축을 낳고, 이는 은행의 위험부채를 증가하는 악순환을 낳습니다. 즉, 1930년대 세계대공황 이후로 각국 정부가 막으려고 노력한 은행발 경제붕괴가 현실화하는 것이죠.
결국 신자유주의는 금융자본자들이 중심이 되어 추진 되었고, 그 결과 금융업이 신자유주의 정책의 가장 큰 수혜자였지만, 결국 탐욕에 빠져 위험한 거래를 일삼음으로 세계경제에 큰 위기를 불러왔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저는 이번 경제위기를 단지 일시적인 상황이나 정상적인 경기순환의 한 부분으로 보면 안되고, 신자유주의의 구조적 문제점이 드러난 사건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각국 정부는 문제의 근원인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해 반성하고, 은행만을 위한 정책이 아닌, 국가 전체를 위한 정책을 펼쳐야겠죠. 그러할 때에만 다시 이러한 위기가 오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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