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흔히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분리할 수 없는 동전의 양면이라고 생각하지만, 역사를 살펴보면 꼭 그렇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박정희 정권하의 한국은 자본주의가 발달하였지만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국가였죠. 지금 중국도 비민주적 정부가 자본주의 경제를 주도한다는 점에서 과거 한국과 비슷합니다. 공산주의국가들은 자본주의를 거부하지만, 명목상으로나마 "민주주의"의 장점을 인정합니다. 유럽의 몇몇 국가는 분명히 민주주의가 발달하였지만, 미국식의 자본주의를 거부하고, 국가가 자원 분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체제를 구축하였습니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여러 가지 면에서 다릅니다. 민주주의는 정치체제이고, 자본주의는 경제체제이지요. 또한 민주주의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체제인 데 비해 자본주의는 돈 많은 사람이 주인이 되는 체제입니다. 따라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서로 대립하는 관계입니다.
1776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신생국 미국은 국가의 정체성을 정립하는 과정에서 "민주주의 국가를 세울 것인가, 자본주의 국가를 세울 것인가"를 놓고 많은 논쟁을 벌였습니다. 일부에서는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고, 따라서 민주주의 국가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들은 민주-공화당 (Democratic-Republican Party)을 중심으로 뭉쳤고, 이에 비해 "우리는 자유로운 경제체제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나라이기 때문에, 돈이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자본주의 국가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들은 연방주의당 (Federalist Party)으로 뭉쳤죠. 민주-공화당에 따르면 대중이 국가를 주도해야 했고, 연방주의당에 따르면 경제의 주체가 국가를 주도해야 했습니다. 농민들이 민주-공화당을 지지하고, 은행가, 사업가들이 연방주의당을 지지한 것은 당연했죠. 한때 이 두 당의 대립은 미국을 분열의 위기로 몰고 갔고, 결국 제퍼슨 대통령은 갈등을 봉합하고자, 취임연설에서 "우리는 모두 공화주의자며, 또한 연방주의자다"(We are all republicans... we are all federalists) 라고 말했습니다.
부자들을 위한 당인 연방주의당은 한때 존 애덤스 대통령을 배출하는 등 기세가 등등했지만, 결국 대중적인 인기를 지속할 수 없기에 몰락하였고, 민주-공화당은 나중에 오늘날의 민주당으로 발전합니다 (오늘날의 공화당은 민주-공화당 과는 상관이 없이 나중에 생긴 당입니다). 이로써, 미국은 정치에서만은 자본주의가 아닌 민주주의가 주도권을 쥐게 되지만, 공화주의와 연방주의의 대립은 오늘날에도 정치체제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상원은 단지 똑똑하고 유능한 사람의 모임이 아니라, 좋은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의 모임이고 (물론 오바마 같은 예외도 있지만), 상원의원은 부유한 사람들의 권익을 대표하기 마련입니다. 그에 비해 하원의원은 출신성분과 상관없이 똑똑하고 유능한 사람이라면 될 수 있고, 따라서 실제로 지역구민들의 이익을 대표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양원제는 공화주의와 연방주의가 타협한 결과 생겨났죠. 또한, 미국의 정당구도에서도, 민주당은 서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공화당은 부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합니다. 공화당의 부시 대통령이 부자를 위한 감세를 추진하였고, 민주당의 오바마 대통령이 부자를 대상으로 한 증세를 추진하는 것은 당의 노선을 충실히 따른다고 할 수 있죠. 이렇게 본다면 미국에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어쩌면 영원히 계속될지도 모릅니다.
한국은 헌법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명시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가 지배하는 국가가 맞는데, 현실에선 민주주의 논리보다 자본주의 논리가 더욱 강한 듯 싶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재벌에 대한 재판인데, 최근 몇 년간 재판을 받은 몇몇 재벌 회장 중 실제로 실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간 사람은 없습니다 (한화의 김승연 회장은 재판의 결과 감옥에 간 것이 아니라,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을 뿐이죠). 즉, 한국에서는 돈이 많은 사람은 죄를 지어도 감옥에 안 간다는 불문율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물론 판결문에는 "피고는 돈이 많기에..."가 아닌 "피고는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가 크기에 이를 참작해서..."라고 나오긴 하지만, 뭐, 그게 그 말이죠). 그에 비해 미국은 거대 기업을 운영하는 마르다 스튜어트가 주식 내부거래로 단 45,000달러의 손실을 피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갔고, 2001년 파산한 엔론의 최고 경영자들은 수십 년씩 실형을 선고받는 등 돈이 많은 사람이라도 분명히 죗값을 치릅니다. 즉, 미국 법 앞에는 만인이 평등한데, 한국법 앞에는 돈 많은 사람의 죗값은 가벼운 것이죠.
한국이 정말 민주주의 국가라면 국민이 주인이 되어야 하고, 모든 국민이 법 앞에서 평등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의 역할이 중요한데, 정치가 없다면 경제가 주도권을 잡기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닌 자본주의 국가가 되어버리기 때문이죠. 사실 정치와 경제는 워낙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과거에는 경제학을 "정치경제학" (political economy)이라고 불렀습니다. 지금도 정치와 경제는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다만, 정치가 국민편에 서지 않고 경제편에 서는 것이 문제일 뿐이죠.
결국, 이러한 상황을 바꾸려면 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으로 주권을 행사하여 선거에서 민주주의 원칙을 잘 지키는 정당을 위해 투표해야 합니다. 서민이 감언이설에 속아 "부자를 위한 정책"을 쓰는 정당을 위해 투표해놓고, "왜 이렇게 살기가 어려워졌나" 해봤자 때늦은 후회일 뿐이죠. 앞으로도 선거는 많이 있습니다. 부디 이제라도 국민이 정신을 차리기를 기원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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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여러 가지 면에서 다릅니다. 민주주의는 정치체제이고, 자본주의는 경제체제이지요. 또한 민주주의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체제인 데 비해 자본주의는 돈 많은 사람이 주인이 되는 체제입니다. 따라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서로 대립하는 관계입니다.
1776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신생국 미국은 국가의 정체성을 정립하는 과정에서 "민주주의 국가를 세울 것인가, 자본주의 국가를 세울 것인가"를 놓고 많은 논쟁을 벌였습니다. 일부에서는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고, 따라서 민주주의 국가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들은 민주-공화당 (Democratic-Republican Party)을 중심으로 뭉쳤고, 이에 비해 "우리는 자유로운 경제체제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나라이기 때문에, 돈이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자본주의 국가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들은 연방주의당 (Federalist Party)으로 뭉쳤죠. 민주-공화당에 따르면 대중이 국가를 주도해야 했고, 연방주의당에 따르면 경제의 주체가 국가를 주도해야 했습니다. 농민들이 민주-공화당을 지지하고, 은행가, 사업가들이 연방주의당을 지지한 것은 당연했죠. 한때 이 두 당의 대립은 미국을 분열의 위기로 몰고 갔고, 결국 제퍼슨 대통령은 갈등을 봉합하고자, 취임연설에서 "우리는 모두 공화주의자며, 또한 연방주의자다"(We are all republicans... we are all federalists) 라고 말했습니다.
부자들을 위한 당인 연방주의당은 한때 존 애덤스 대통령을 배출하는 등 기세가 등등했지만, 결국 대중적인 인기를 지속할 수 없기에 몰락하였고, 민주-공화당은 나중에 오늘날의 민주당으로 발전합니다 (오늘날의 공화당은 민주-공화당 과는 상관이 없이 나중에 생긴 당입니다). 이로써, 미국은 정치에서만은 자본주의가 아닌 민주주의가 주도권을 쥐게 되지만, 공화주의와 연방주의의 대립은 오늘날에도 정치체제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상원은 단지 똑똑하고 유능한 사람의 모임이 아니라, 좋은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의 모임이고 (물론 오바마 같은 예외도 있지만), 상원의원은 부유한 사람들의 권익을 대표하기 마련입니다. 그에 비해 하원의원은 출신성분과 상관없이 똑똑하고 유능한 사람이라면 될 수 있고, 따라서 실제로 지역구민들의 이익을 대표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양원제는 공화주의와 연방주의가 타협한 결과 생겨났죠. 또한, 미국의 정당구도에서도, 민주당은 서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공화당은 부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합니다. 공화당의 부시 대통령이 부자를 위한 감세를 추진하였고, 민주당의 오바마 대통령이 부자를 대상으로 한 증세를 추진하는 것은 당의 노선을 충실히 따른다고 할 수 있죠. 이렇게 본다면 미국에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어쩌면 영원히 계속될지도 모릅니다.
한국은 헌법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명시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가 지배하는 국가가 맞는데, 현실에선 민주주의 논리보다 자본주의 논리가 더욱 강한 듯 싶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재벌에 대한 재판인데, 최근 몇 년간 재판을 받은 몇몇 재벌 회장 중 실제로 실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간 사람은 없습니다 (한화의 김승연 회장은 재판의 결과 감옥에 간 것이 아니라,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을 뿐이죠). 즉, 한국에서는 돈이 많은 사람은 죄를 지어도 감옥에 안 간다는 불문율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물론 판결문에는 "피고는 돈이 많기에..."가 아닌 "피고는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가 크기에 이를 참작해서..."라고 나오긴 하지만, 뭐, 그게 그 말이죠). 그에 비해 미국은 거대 기업을 운영하는 마르다 스튜어트가 주식 내부거래로 단 45,000달러의 손실을 피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갔고, 2001년 파산한 엔론의 최고 경영자들은 수십 년씩 실형을 선고받는 등 돈이 많은 사람이라도 분명히 죗값을 치릅니다. 즉, 미국 법 앞에는 만인이 평등한데, 한국법 앞에는 돈 많은 사람의 죗값은 가벼운 것이죠.
한국이 정말 민주주의 국가라면 국민이 주인이 되어야 하고, 모든 국민이 법 앞에서 평등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의 역할이 중요한데, 정치가 없다면 경제가 주도권을 잡기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닌 자본주의 국가가 되어버리기 때문이죠. 사실 정치와 경제는 워낙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과거에는 경제학을 "정치경제학" (political economy)이라고 불렀습니다. 지금도 정치와 경제는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다만, 정치가 국민편에 서지 않고 경제편에 서는 것이 문제일 뿐이죠.
결국, 이러한 상황을 바꾸려면 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으로 주권을 행사하여 선거에서 민주주의 원칙을 잘 지키는 정당을 위해 투표해야 합니다. 서민이 감언이설에 속아 "부자를 위한 정책"을 쓰는 정당을 위해 투표해놓고, "왜 이렇게 살기가 어려워졌나" 해봤자 때늦은 후회일 뿐이죠. 앞으로도 선거는 많이 있습니다. 부디 이제라도 국민이 정신을 차리기를 기원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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