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썼듯, 저는 지난 주에 스위스에 다녀왔습니다. 스위스에 갈 때 같은 방향으로 가는 일행이 있다고 해서 차를 얻어타고 갔는데, 알고 보니 그 중 한 분이 스위스에서 가장 득표율이 높은 스위스 국민당(Schweizerische Volkspartei)의 총서기(general secretary)를 지낸 분이더군요. 이 분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스위스 정치의 특징에 대해 들었는데, 스위스는 많은 선출직 정치인이 무보수라고 합니다. 즉, 수입원은 다른 곳에 있으면서, 지역의 발전을 위해 순수한 마음으로 20-30년씩 삶을 투자한 사람들이 스위스 정치계의 중추 역할을 한다는군요. 이런 사람들이 주류를 이루기 때문에 스위스의 정치는 다른 나라에 비해 부패가 적다고 합니다.
그분과 대화하다 생각해보니, 제가 만난 외국인 중엔 정치인이나 정치인 지망생이 참 많더군요. 작년에 훈련 과정에 들어온 인도인도 고등학교 교사인데 앞으로 자기 지역에서 정치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고, 올해 훈련을 받으러 오는 학생 한 명도 중년의 IT 전문가인데 정치계에서 활동하기 원한다고 했습니다. 전에 독일에서 만난 어느 브라질 청년은 베이스를 연주하는 뮤지션인데, 브라질에서 다시 만나 보니 지금은 정당에서 활동중이라고 했습니다. 전에 한국에서 통역을 하게 된 어느 핀란드 강사는 아내가 작은 마을의 시장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스위스로 가는 차에서 만난 분도 원래는 기독교 단체에서 간사로 일하던 분인데,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고자 정치계에 들어섰고, 정치에 입문한지 10여년만에 여당의 당수를 지낼 정도로 성공을 하였죠.
이에 비해, 한국에서 내 주위에 아는 사람들을 생각해보니 정치인이나 정치인 지망생은 커녕 정당에 가입한 사람조차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점을 생각해 보니 "한국인은 정치과잉이다"라는 말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에서 정치인은 두 부류로 나뉩니다. 우선, 젊었을 때 정치인이 되고자 정계에 입문해 평생 정치만 하고 사는 전문 정치인이 있고, 두번째로 자기 영역에서 큰 성공을 거둔 후, 이를 바탕으로 정치 영역에 진출한 전문가 출신 정치인이 있습니다. 전자의 예로는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을 들 수 있고, 후자의 경우로는 이명박 대통령을 들 수가 있습니다. 문제는, 일반인은 젊었을 때 부터 정치만 붙들고 살기도 힘들고, 자기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두어 정치계로 넘어가기도 힘들다는 점입니다. 즉, 한국에서 일반인은 정치계에 진입하기가 매우 어렵고, 따라서 정치는 정치인에게 맡겨둘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이죠.
한국에서 정치가 일반인의 삶과 거리가 먼 또 다른 원인은 지방 정치의 침체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지방자치제가 실시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한국인은 지방 정치를 중앙 정치로 들어가는 관문 정도로 생각할 뿐, 크게 중요시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지방정치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정치인들은 결국 국회의원 선거나 대통령 선거에 나아가려고 할 뿐, 지방정치에 전념하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죠. 그에 비해서 외국은 지역 정치 자체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지역 정치계에서만 활동할 뿐, 중앙 정치로 진출할 생각이 없는 사람도 사람이 많습니다(클린튼 이스트우드도 미국에서 유명한 배우지만, 인구가 4천명 밖에 안되는 작은 마을인 Carmel-by-the-Sea에서 시장을 지냈죠). 지방정치는 생활과 직결되고 경쟁이 적기 때문에 일반인이 진입하기가 쉬운 영역인데 한국은 지방 정치가 워낙 침체되었으니 일반인의 참여를 끌어내지 못하는 점이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정치는 공동체가 의사를 결정하는 과정입니다. 즉 수많은 선거와 대결과 타협은 지역이나 국가가 의사를 결정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뜻이죠. 그렇게 본다면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은 공동체가 어떻게 의사를 결정하든 상관하지 않는 셈입니다. 하지만 공동체의 결정은 곧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칩니다. 어떤 정부가 들어서서 어떤 정책을 펼치는가에 따라 국민의 삶은 크게 영향을 받죠. 그러니 투표는 안해 놓고 "왜 이렇게 살기가 힘느냐!"고 하소연하는 사람은 자신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아직 깨닫지 못한 셈이죠.
노무현 대통령이 이끈 정부의 정식 명칭은 "참여정부"였습니다.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두고, 정치에 직간접으로 참여할 때에, 민주주의가 완성되고 사회의 불합리가 해소된다는 뜻이겠죠. 진정으로 일반인의 정치 참여를 이끌어 내려면 정치권에서도 일반인에게 정치에 참여할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일반인들도 정치 혐오증을 버리고 공동체를 위하는 마음으로 정치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그럴 때에 한국의 정치계가 진정으로 국민의 마음을 반영하는 곳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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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과 대화하다 생각해보니, 제가 만난 외국인 중엔 정치인이나 정치인 지망생이 참 많더군요. 작년에 훈련 과정에 들어온 인도인도 고등학교 교사인데 앞으로 자기 지역에서 정치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고, 올해 훈련을 받으러 오는 학생 한 명도 중년의 IT 전문가인데 정치계에서 활동하기 원한다고 했습니다. 전에 독일에서 만난 어느 브라질 청년은 베이스를 연주하는 뮤지션인데, 브라질에서 다시 만나 보니 지금은 정당에서 활동중이라고 했습니다. 전에 한국에서 통역을 하게 된 어느 핀란드 강사는 아내가 작은 마을의 시장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스위스로 가는 차에서 만난 분도 원래는 기독교 단체에서 간사로 일하던 분인데,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고자 정치계에 들어섰고, 정치에 입문한지 10여년만에 여당의 당수를 지낼 정도로 성공을 하였죠.
이에 비해, 한국에서 내 주위에 아는 사람들을 생각해보니 정치인이나 정치인 지망생은 커녕 정당에 가입한 사람조차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점을 생각해 보니 "한국인은 정치과잉이다"라는 말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에서 정치인은 두 부류로 나뉩니다. 우선, 젊었을 때 정치인이 되고자 정계에 입문해 평생 정치만 하고 사는 전문 정치인이 있고, 두번째로 자기 영역에서 큰 성공을 거둔 후, 이를 바탕으로 정치 영역에 진출한 전문가 출신 정치인이 있습니다. 전자의 예로는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을 들 수 있고, 후자의 경우로는 이명박 대통령을 들 수가 있습니다. 문제는, 일반인은 젊었을 때 부터 정치만 붙들고 살기도 힘들고, 자기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두어 정치계로 넘어가기도 힘들다는 점입니다. 즉, 한국에서 일반인은 정치계에 진입하기가 매우 어렵고, 따라서 정치는 정치인에게 맡겨둘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이죠.
한국에서 정치가 일반인의 삶과 거리가 먼 또 다른 원인은 지방 정치의 침체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지방자치제가 실시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한국인은 지방 정치를 중앙 정치로 들어가는 관문 정도로 생각할 뿐, 크게 중요시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지방정치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정치인들은 결국 국회의원 선거나 대통령 선거에 나아가려고 할 뿐, 지방정치에 전념하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죠. 그에 비해서 외국은 지역 정치 자체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지역 정치계에서만 활동할 뿐, 중앙 정치로 진출할 생각이 없는 사람도 사람이 많습니다(클린튼 이스트우드도 미국에서 유명한 배우지만, 인구가 4천명 밖에 안되는 작은 마을인 Carmel-by-the-Sea에서 시장을 지냈죠). 지방정치는 생활과 직결되고 경쟁이 적기 때문에 일반인이 진입하기가 쉬운 영역인데 한국은 지방 정치가 워낙 침체되었으니 일반인의 참여를 끌어내지 못하는 점이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정치는 공동체가 의사를 결정하는 과정입니다. 즉 수많은 선거와 대결과 타협은 지역이나 국가가 의사를 결정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뜻이죠. 그렇게 본다면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은 공동체가 어떻게 의사를 결정하든 상관하지 않는 셈입니다. 하지만 공동체의 결정은 곧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칩니다. 어떤 정부가 들어서서 어떤 정책을 펼치는가에 따라 국민의 삶은 크게 영향을 받죠. 그러니 투표는 안해 놓고 "왜 이렇게 살기가 힘느냐!"고 하소연하는 사람은 자신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아직 깨닫지 못한 셈이죠.
노무현 대통령이 이끈 정부의 정식 명칭은 "참여정부"였습니다.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두고, 정치에 직간접으로 참여할 때에, 민주주의가 완성되고 사회의 불합리가 해소된다는 뜻이겠죠. 진정으로 일반인의 정치 참여를 이끌어 내려면 정치권에서도 일반인에게 정치에 참여할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일반인들도 정치 혐오증을 버리고 공동체를 위하는 마음으로 정치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그럴 때에 한국의 정치계가 진정으로 국민의 마음을 반영하는 곳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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