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주머니 밖의 인터넷

아이폰이 있기 전, 아이팟이 있기 전, 전자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소형기기는 PDA였습니다. 애플이 내놓은 뉴튼 시리즈로부터 PDA를 대중화한 Palm의 제품들, 그리고 컴팩 등이 내놓은 포켓 PC 계열 제품들 까지, PDA는 빠른 시일 내에 발전하였고, 미국에서 PDA의 대명사 처럼 쓰이는 "Palm Pilot"을 내 놓은 Palm 사는 한때 주가가 폭등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PDA가 인기를 끌면서 심지어 PDA를 소재로한 영화 Little Black Book가 개봉되기도 했죠.

하지만 2000년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PDA의 인기는 빠르게 가라앉고, 그 자리를 PDA와 휴대전화의 기능이 결합된 스마트폰이 채우게 됩니다. PDA가 아무리 유용하다고 해도, 전화망을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는다면 유용성이 떨어지기 때문이죠. 이러한 흐름에 따라 Palm에서는 기존의 PDA 시장을 포기하고 Treo 스마트폰으로 옮겨갔고, 포켓 PC는 윈도우 모바일로 진화합니다. RIM은 비즈니스맨에게 잘 맞도록 이메일 기능에 집중한 블랙베리로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릅니다. 휴대전화시장의 최강자 노키아는 자체 제작한 심비안 OS를 바탕으로 스마트폰 시장도 석권을 합니다.

하지만 이처럼 많은 회사가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스마트폰은 여전히 일반인이 다루기에 어려운 기기로 인식되었습니다. 스마트폰은 컴퓨터와 구조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쓸 때 스마트폰에 대해 한동안 공부를 해야 되기 때문이죠. 게다가 인터넷이 된다고는 하지만 이메일 정도나 잘 될 뿐, 웹 브라우징 등은 컴퓨터로 하는 것 보다 훨씬 불편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애플은 2007년에 아이폰을 공개합니다. 아이폰은 "Internet in your pocket"이라는 광고문구가 잘 보여주듯, 그냥 스마트폰이 아니라 인터넷을 쉽게 쓸 수 있는 스마트폰입니다. 따라서 화면이 작긴 하지만 웹브라우저로 컴퓨터에서 보는 웹페이지와 동일한 내용을 볼 수 있고, 내장된 어플들도 웹의 데이타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죠. 물론 이러한 기능은 지금은 당연시 되지만, 3년전만 해도 매우 혁신적이었고, 사람들은 늘 가지고 다니는 휴대전화로 인터넷의 방대한 자료를 쉽게 활용할 때 얼마나 삶이 편해지는지를 경험하고 놀랐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휴대의 편리성은 아이폰의 크기를 제한했고, 크기가 작기 때문에 아이폰의 유용성도 제한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전에 썼듯 이북 리더는 어느정도 화면이 커야 하는데 아이폰으로는 편안하게 이북을 읽기가 어렵고, 동영상을 볼 때도 화면이 작아 답답합니다. 게임도 아이폰으로는 작은 화면으로 즐길 수 있는 내용이 제한되기 마련이죠. 그렇다면 "주머니 속의 인터넷"은 "작은 화면으로 보는 답답한 인터넷"이라는 약점을 지니기 마련입니다. 만약 아이폰의 기능을 대부분 포함하면서 주머니에 들어갈 크기라는 제한을 없앰으로 가능성을 넓힌다면 어떤 기기가 나올까요? 바로 아이패드입니다.

물론 아이패드는 아이폰처럼 쉽게 휴대할 수 있는 기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아무리 현대인이 이동을 많이 한다고 하더라도, 하루에 두세시간 이동하고 열시간 이상은 실내에서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특히 미국인은 회사일을 마치고 나면 저녁이나 주말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습니다. 이처럼 실내에서 아이폰을 쓴다면 눈이 아프고, 넓은 화면이 필요한 다양한 어플을 쓰지 못합니다. 그에 비해 아이패드를 쓴다면 눈도 편하고 어플 선택의 폭도 넓어지겠죠. 그렇다면 아이폰에 익숙한 사람중엔 실내에 거하는 시간이 긴 장소에 아이패드를 비치하고 아이폰에서 즐기던 내용을 더욱 편하게 즐길 사람이 많겠죠. 이러한 시나리오 때문에 애플은 아이패드 발표회장에 편안한 의자를 놓고 거기 스티브 잡스가 거기 앉아 아이패드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준 것입니다.

물론 애플은 아이패드를 아이폰이나 아이팟 터치 사용자에게만 판매할 생각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아이폰 OS와 어플에 익숙한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보일 것이고, 여기에 다양한 기능의 이북 리더를 원하는 사람, 넷북 대신 아이패드를 쓰기 원하는 사람, 예쁜 PMP를 원하는 사람을 합치면 기본적으로 아이패드를 구매할 중심그룹이 형성됩니다. 애플은 이들을 중심으로 1세대를 판매하면서 시장의 흐름을 봐 가면서 2세대를 내놓겠죠. 이는 아이팟이 처음 나왔을 때 매킨토시 사용자들이 주로 아이팟을 구매했지만(1세대 아이팟은 매킨토시에만 연결이 되었습니다) 나중엔 더 넓은 대상으로 마케팅을 했던 것과 같은 수순입니다. 애플은 앞으로 가격과 기능 면에서 아이패드를 더욱 매력적인 기기로 다듬을 것이고, 그때 쯤이면 아이패드는 아이폰 만큼이나 성공을 거둘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연재 순서
1. 모바일 기기 라인업 확대
2. 이북 시장 진출
3. 주머니 밖의 인터넷
4. 규모의 경제
5. 새로운 GUI 패러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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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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