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사명

언론 2010/01/05 05:09
저는 얼마 전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의 특별 사면을 보면서, 이러한 결정을 한 이명박 대통령뿐 아니라 이를 보도하는 언론의 태도에 대해서도 크게 실망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보수언론 조선일보는 몇 시간이 지나도 이에 대해 온라인판에 소식을 올리지 않았고, 나중에야 슬그머니 정부의 결정을 두둔하는 듯한 사설을 시작으로 비판이 결여된 기사들을 올렸습니다. 쉽게 말해 문제가 커지길 원치 않기에 조용히 넘어가겠다는 태도였죠.

이러한 태도는 언론의 사명을 저버린 것입니다. 언론은 사실을 보도하는 역할을 할 뿐 아니라,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역할을 해야 참으로 언론의 본분을 다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선 국민이 주인이 되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정치인, 경제인들이 권력의 많은 부분을 독점합니다. 이렇게 권력을 잡은 사람들은 국가의 주인인 국민을 무시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할 가능성이 크죠. 이러한 권력의 비리를 언론이 지적하고 비판해야 국민이 목소리를 높이게 되고, 결국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만약 권력을 견제하는 언론이 없다면 국가가 권력자들에게 휘둘리게 되고 진정한 민주주의는 불가능합니다.

지금 이 나라의 보수 언론은 보수 정권이 들어섰기에 정권을 지지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는 중입니다. 물론 정부가 잘한 일이 있을 때 이를 칭찬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지만, 언론이 정부에 대해 늘 긍정적인 보도만 하고, 정부를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면, 정부가 잘못했을 때 이런 언론이 정부의 잘못을 지적하기 어렵겠죠. 따라서 정부와 지나치게 친한 언론은 언론의 사명을 망각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본다면 우리나라에서 삼성은 정부보다 더 권력이 강한 집단입니다. 이는 정부가 잘못하면 비판을 하는 언론이 조금이나마 있는데, 삼성을 비판하는 언론은 거의 없기에 삼성은 어떠한 잘못을 해도 국민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죠. 삼성은 한국에서 가장 큰 광고주이고, 자금 사정이 열악한 대부분 언론은 삼성의 눈치를 살필 수 밖에 업습니다. 따라서, 지금 한국에서 삼성을 견제하는 기사를 쓸 수 있는 언론은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 보도 이후 삼성의 광고가 끊긴 한겨레와 시사저널에서 삼성 관련 보도를 했다가 직장을 잃은 언론인들이 만든 잡지인 시사인 정도뿐입니다. 실제로 조선일보도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는(물론 잘못하다가 선거에서 패할까 봐 충고하는 내용이지만) 가끔 싣지만, 삼성에 대해서는 늘 칭찬 일색의 기사만 쏟아냅니다. 어제 나온 삼성 창업주 이병철 씨에 대한 칼럼은 이러한 태도를 보여주는 좋은 예죠. 삼성이 단지 하나의 기업이 아니라 한국 최고의 권력집단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권력에 대한 비판의 기능을 상실한 언론의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언론의 또 다른 중요한 사명은 사회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일입니다. 사회엔 늘 다양한 목소리가 존재하는데, 사람들은 언론의 의견을 가장 모범답안으로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사람들이 언론을 이렇게 신뢰하는 만큼 언론은 역사 앞에서 막중한 책임을 지기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히틀러가 독일에서 인기를 끌던 시절, 히틀러를 "게르만 민족의 구원자"로 추켜세운 독일 언론인들은 역사의 죄인일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도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정상적인 관습이다."라고 주장하던 남부의 언론인들도 역사에 큰 잘못을 저지른 것으로 기록되기 마련입니다. 이처럼 언론은 이 사회가 역사의 어떠한 지점에 서 있는지 알고, 이러한 판단에 따라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야 합니다. 그런데 한국의 언론은 이러한 심각한 고민 없이 일본강점기에는 "황국의 충성스러운 신민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군사독재 시절엔 군사정부의 정통성을 옹호하는 등 현실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쪽으로 목소리를 냅니다. 한국의 언론이 이처럼 이익에 얽매이기 때문에 한국에는 큰 언론사는 있어도 미국의 뉴욕 타임스나 영국의 더 타임스처럼 존경받는 언론사는 찾아보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한국 사회가 경제적인 발전은 이루었지만 사회 전반에 걸친 불합리한 구조가 바뀌지 않는 중요한 원인은 언론이 발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정말 한국 사회가 바뀌기 원하고, 국민이 주인 되는 나라가 되길 원한다면, 지금부터라도 건전한 역할을 하는 언론을 키워주고, 이러한 언론이 광고주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도록 열심히 사서 읽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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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렌 버펫의 전기인 The Snowball은 별로 부유하지 않은 집안에서 자란 그가 어떻게 해서 주식투자만으로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었는지를 잘 보여주는 재미있는 책입니다. 이 책을 보면 그는 가치 투자의 원칙을 확립한 그의 스승 벤자민 그레이엄과 마찬가지로 저평가된 주식을 열심히 찾아 주식이 오르기까지 기다리는 방식으로 많은 수익을 내었다고 나옵니다. 이른바 "효율적 시장 가설 (Efficient Market Hypothesis)"에 따르면 주식의 시장 가치는 그 주식에 대한 정보를 모두 반영하기 때문에 투자자가 장기적으로 시장 평균 주가 상승률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없지만, 워렌 버펫은 실제 주식의 가치가 시장의 평가보다 낮은 회사를 찾아내 투자하는 방식으로 시장 평균 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올렸습니다.

이러한 그의 투자 방식은 그가 유명인사가 되고, 그의 투자 기법이 분석되면서 그에게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이는 그가 어떤 회사를 인수하려고 하면, 그 회사의 주주들은 "워렌 버펫이 이 회사를 사려고 한다는 말은 곧 이 회사가 저평가되었다는 뜻이다. 따라서 그에게 회사를 팔지 않고 기다리는 편이 났다"고 반발했기 때문이죠. 따라서 그는 현금을 많이 쌓아놓고도 투자처를 찾지 못해 애를 먹습니다.

그러한 그가 찾아낸 보석은 바로 한국 증시였습니다. 그는 원래 회사의 경영상태를 분석하기 위해 자료를 열심히 연구하는데, 한국에 매력적인 회사들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한국식 대차대조표 읽는 법까지 배울 정도로 한국 회사 연구에 몰두합니다. 사실 그는 기술주에 투자하지 않기로 유명하지만, 외국 증시에도 잘 투자를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국 증시에 대해서만은 대단한 애정을 보였고 (이는 그의 협조하에 쓴 The Snowball에 나왔으니 분명한 사실일 것입니다), 심지어 "내 포트폴리오를 한국 주식만으로 채워도 좋겠다"는 말까지 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 회사의 주식은 왜 그렇게 저평가되는 것일까요? 이는 무엇보다 북한의 위협 때문입니다. 북한은 남한과 군사적으로 대치중이고, 만에 하나 북한이 무력을 사용한다면 남한 경제는 순식간에 붕괴될찌도 모르죠. 따라서 투자자는 혹시나 전쟁이 날 가능성을 고려해 한국 주식을 실제 가치보다 저평가 하기 마련입니다. 물론 워렌 버펫도 이러한 사실을 알았지만, 여전히 한국 주식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그의 논리는 "북한이 남한과 전쟁을 벌이면 이는 남한 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 경제도 함께 무너지게 되고, 따라서 세계 경제 전체가 붕괴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한반도 주변 열강은 북한이 전쟁에 나서지 않게 막을 것이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그가 보기에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지나친 우려에 근거한다는 뜻이지요.

사실 지난 2007년 주가가 2000 포인트를 뚫고 올라갈 정도로 상승한 큰 이유는 바로 북한의 도발 위협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부터 시작된 햇볕 정책으로 남한은 북한에 "우리는 적이 아닌 동반자다"라는 인식을 확실하게 심어 주었고, 북한은 일본과 미국에 대해서는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다가도 남한에 대해서만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남북의 친선의지가 분명해지자 주가도 따라 올랐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후 1년만에 지난 10년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남북관계는 다시 빙하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처음에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될 때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그가 이념우파가 아닌 경제우파이기에, 북한을 자극함으로 경제를 망치는 실수는 하지 않으리라고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와는 다르게,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후 북한을 적으로 보는 발언을 여러 번 했고, 북한은 이명박 정부가 자신들의 동반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자 빠르게 냉랭한 태도로 돌변하였습니다. 결국 지금 남북관계는 근래들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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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남북관계의 악화만이 아닙니다. 많은 언론은 남북의 대치상태에 대해 신이 나서 보도해대고, 이로 말미암아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더욱 심해진다는 점입니다. 위 그림은 오늘자 조선일보 사이트 캡쳐입니다. 여기만 읽으면 한국이 당장 전쟁을 코 앞에 둔 상황인 듯 보이겠죠. 여러분이 투자자라면 전쟁 준비 소식이 신문 사이트 맨 위에 뜨는 나라에 투자하고 싶으시겠습니까? 이명박 정부가 "실용정부"가 아닌 까닭은, 조금만 북한에 잘해주면 북한의 위협을 잠재움으로 엄청난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지만, 이를 거부하고 "우리는 퍼주기 정부가 아니다"라는 교조적 이념에 사로잡혀 북한을 적대시한다는 점입니다. 결국 이로 말미암은 긴장은 위기에 빠진 한국 경제를 더욱 힘들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죠.

이명박 정부가 북한과 대치함으로 긴장이 고조되면, 국민들은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정부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생각할찌도 모릅니다. 이는 군사정부시절 분단의 현실을 정치에 이용하던 상황의 재현이 되겠지요. 예를 들어 80년대 전두환 정권은 "북한이 금강산에 댐을 지어 서울을 물바다로 만들려고 한다"며 이를 막기 위한 평화의 댐을 국민의 성금으로 지어야 한다고 선동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웃기지만, 당시 TV에서 63빌딩 허리까지 물에 찬 가상도를 보는 사람들은 섬뜻한 느낌에 평화의 댐을 짓기 위한 성금을 내지 않을 도리가 없었습니다. 이처럼 북한의 위협은 국민을 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아주 효과적인 도구죠.

지극히 실용적이지 못한 태도로 남북관계를 망친 정부와 함께, 남북간의 긴장상태를 열심히 보도하는 언론도 코리아 디스카운트 심화의 주역이라고 부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북한의 전쟁 위협은 사실이 아니냐? 사실을 보도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냐?"라고 말할찌 모르지만, 어차피 세상에 벌어지는 수 많은 사실 중, 언론에 보도되는 사실은 극히 일부분입니다. 그런데 지금 언론을 보면 북한에 위협을 느낀 외국인이 투자금을 빼서 빨리 한국을 떠나도록 재촉하는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양, 한반도의 긴장 대해 매우 신이 나서 보도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혼내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괜히 자기들 살기 힘드니 남한을 물고 늘어지는 북한도 문제지만, 이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모습도 참 보기 싫네요. 이렇게 경제를 망치면서 한쪽으로 "경제를 살리자"는 캠페인까지 벌이니, 정말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찌 모르겠단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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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조선일보 인터넷 사이트 헤드라인으로 이명박 대통령에 관한 내용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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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띄워주는 제목 같아서 거북했지만, 클릭해보니 본문 자체는 연합뉴스에서 쓴 이 대통령, 금융위기극복 '4대구상·7대제안'이라는 다소 밋밋한 제목의 기사였습니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명박 대통령이 G20 정상회담에서 선도발언과 외교활동을 통해 ▲보호주의 확산 반대 ▲실물경제 회복을 위한 국제 공조 ▲신흥국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 ▲국제금융개선 논의에 대한 신흥국 참여 보장 등의 4대 구상을 내놓았고, 이에 대해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는 내용입니다.

이처럼 기사를 읽어보면 'G20' 국제무대서 인정 받은 이 대통령 이라는 제목을 읽었을 때와 같은 감동 (?)이 많이 부족함을 알 수 있습니다. 어쨌든 본문에도 "참가국들로부터 높은 평점을 받아냈다"는 평이 나오는 등 칭찬의 내용이기에 제목과 본문이 같은 방향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말 국제무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훌륭하다고 인정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각국의 주요 언론의 보도내용을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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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영국의 더 타임스를 보겠습니다. 영국 신문이라고 브라운 총리가 제목에 등장하는군요. 물론 "세계무대에서 인정받은 브라운 총리" 같은 낮간지러운 제목은 아닙니다. 이명박 대통령에 관한 내용을 찾아보니... 없습니다 @_@ 세계무대가 인정한 이명박 대통령인데, 더타임스 너무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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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뉴욕타임스. 미국 신문 답게 미국 대통령과 재무부장관이 사진에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에 관한 내용은... 역시 없습니다. 뭔가 불안해지는 순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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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은 "G20 정상들 연합 전선 형성, 그러나 약속만 제시하다"는 제목으로 이번 모임을 평가했습니다. 즉, 구체적인 실천은 없고 말만 오간 이번 정상회담의 실상을 꼬집은 것이지요. 특히 모임이 여섯 시간도 안되서 끝났다니, 이 짧은 시간에 20개국 정상이 무슨 중요한 회의를 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에 관한 내용은... 역시 없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프랑스의 Le Monde, 독일의 Die Welt, 이탈리아의 Corriera della Serra, 심지어 인도의 Times of India까지 찾아봤는데, 이명박 대통령의 활약에 대한 내용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Times of India는 G20에 대해 아예 보도를 안했더군요 -_-;;).

어쨌든 여러나라 신문을 비교하면서 몇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 국제 회의가 있어도 언론의 초점은 자국 지도자에게 맞춘다
2. 그래도 외국의 주요 언론은 자국 지도자를 지나치게 찬양하는 기사는 싣지 않는다
3. 세계 주요 언론은 이명박 대통령의 활약에 대해 보도하지 않았다.
4. 이번 G20 정상회담은 큰 의미가 없는, 언론에 보이기 위한 쇼에 가깝다.

그러면 세계 언론이 이명박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명백하고, 그렇다면 이명박 대통령을 인정한 주체는 누굴까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 (G20)"한국이 대표로 IMF 돈 좀 갖다 써달라"라는 제목의 기사를 분석해 봅시다. 이 기사를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IMF의 단기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SLF : Short-term Liquidity Facility)이 제공하는 자금을 써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
대통령은 IMF 총재의 이같은 요청을 받고 그 자리에서는 의례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만수 장관은 그러나 "그런 요청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아직 이 문제를 고려하거나 검토를 한 적이 없다"면서 IMF로부터 대출지원을 받게 될 가능성을 일축했다.

자, 생각해보면 상황은 뻔합니다. IMF가 한국에 액션을 요청했고, 한국 정부는 들어줄 마음은 없지만 "검토해보겠다"고 말하고 넘어간 것입니다. 그렇다면 IMF가 보도할 때는 이러한 내용이 어떻게 둔갑할까요?

스트로스 칸 IMF 총재는 G20 정상회담에서 많은 수확을 올렸다. 특히 회의에서 만난 이명박 대통령에게 IMF의 자금을 써달라는 요청을 했고,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가 되겠지요. 이것이 외교이고, 이것이 언론입니다. 단, 외국에서 사실을 왜곡하는 언론은 정부나 집단의 자체 기관인데, 한국은 조중동이 나서서 정부를 위해 사태를 왜곡해줍니다. 이러니 조중동만 읽는 사람은 아직도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 대통령이고, 우리나라의 어려움은 아직도 모두 노무현탓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꼭 조중동이 아니라도 언론은 늘 사태를 조금씩 왜곡합니다. 그러므로 신문에 나오는 내용을 모두 믿으면 안되고, 보도 뒤에 담긴 실체를 파악하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 경제 펀다멘탈은 문제 없다"고 앵무새처럼 읇조리다가 외환위기가 터진 1997년의 아픔을 반복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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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지금 이명박 정부가 가장 싫어하는 단어는 바로 "위기"입니다. 딱 1997년 외환위기 직전 처럼 시장이 들썩이고, 국민의 심리가 요동하는데도 정부는 "펀더맨탈에 문제 없다"는 말로 모든 의혹을 잠재우려고 하죠. 정부와 이심전심인 조선일보도 위기설에 대해 과민반응을 보이긴 마찬가지입니다. 오죽하면 지금의 상황을 "이유 없는 열병"(즉, 시장은 요동치지만, 요동칠 이유는 없다는 뜻)이라고 정의했겠습니까.


그런데 보수언론이 정부와 교감을 통해 국민의 눈과 귀를 막는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외국 언론은 한국의 상황에 대해 부정적인 기사를 최근 자주 실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실은 Sinking Feeling기사였고, 이에 대해선 이미 정부와 조선일보가 합작을 해서 반박을 했죠. 그런데도 뉴욕타임스 등 외국 언론의 부정적인 보도가 끊이지 않자 조선일보가 새로운 논조를 선보였습니다.


워싱턴 지국장인 양상훈씨의 칼럼인 미국, 너나 잘하세요, 제발 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미국은 이번 금융위기의 원인국인데, 왜 남의 나라 경제까지 참견하느냐? 주제넘은 짓 하지 말아라"라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미국에서 경제위기가 일어난 것과, 월스트리트 저널이 한국의 위기 상황을 분석해 보도한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즉, 미국이라는 나라가 어떠한 처지든지, 미국내에 있는 신문이 객관적으로 문제가 있는 국가의 상황을 보도하는 것이 문제는 아닌 것이지요. 예를 들어, 지금 환율 급등과 주가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한국에 있는 조선일보도 러시아, 스웨덴, 아이슬란드 등의 경제위기에 대해 열심히 보도중입니다. 만약 아이슬란드 모 일간지가 조선일보에게 "지금 한국 경제가 위기인데, 한가하게 남의 나라 경제나 걱정하고 있을 여유가 있냐? 너나 잘해라"고 조소한다면, 조선일보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조선일보의 3단 논리


한국 경제위기를 보도한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에 있는 언론사다

미국은 세계에 경제위기를 전파한 장본인이다

따라서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의 경제위기를 보도할 자격이 없다



조선일보의 잘못은 개인 (또는 사집단)과 국가를 동일시하는 오류에서 출발합니다. 조선일보가 보기에 미국은 하나이고, 따라서 미국내의 모든 언론사, 기업, 개인 등은 미국이라는 국가와 분리해서 말하거나 행동할 수 없는 것이지요. 이는 극단적인 국가주의입니다. 이는 얼마전 파이낸셜타임스가 한국의 경제위기를 보도했을때도 나타났는데, 당시 조선일보 애독자들은 "망해가는 나라인 영국이 한국을 무시한다"는 식의 댓글을 많이 달았습니다. 이들이 보기에 영국 내의 모든 언론은 영국이라는 나라와 분리할 수 없기에, 파이낸셜타임스의 보도는 곧 영국의 의견이라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한 것이지요.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국가주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세계속에 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내의 경제학 교수라면, 미국의 상황이 어떻든 "이 나라의 경제는 이런 점이 문제고, 저 나라의 경제는 저런 점이 문제다"라고 지적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특히 언론은 정부와 상관 없이, 자신들이 판단해서 진실이라고 여겨지면 보도해야 마땅하겠지요. 


하지만 조선일보의 논지를 따라가는 사람들은 결국 "지금 상황은 진정한 위기가 아니고, 외국이 우리나라를 깔보기에 괜히 괴롭히는 수작이다. 따라서 나는 한국인으로서 이러한 부정적인 외신에 대해 귀를 닫아야 겠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객관적으로 생각한다면, 파이낸셜타임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세계의 언론이 한국 경제가 위기라고 보도를 하는 것은 그만큼 한국 경제가 안 좋은 상황이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논리를 왜곡하려고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보면 위기가 안보일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위기가 있다면 위기의 원인도 있는 법이지요. 그런데 정부와 조선일보는 "위기는 있지만 위기의 원인은 없다"느니 "경제위기가 발생한 나라의 언론 말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없다"는 등의 해괴한 논리로 위기를 직면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문제는 외신의 보도가 아니라 달러 대비 1500원 가까이 올라간 환율이고, 연기금 동원해도 세자리수로 돌아오지 못하는 주가입니다. 외신은 무시해도 좋으니 제발 이러한 현실은 무시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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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급등한 23일, 조선일보는 '이유 없는 열병(熱病)' 앓는 한국 경제를 구하라는 제목의 사설을 올렸습니다. 내용을 보면 한국은 경제가 어려울 이유가 없는데도 어렵다는 상당히 애매한 내용입니다. 내용이 애매해서인지 결론도 애매해서, 이미 시장에서 버림받은 정책을 잔뜩 내놓은 정부에게 "이럴수록 정부는 정책 대응의 시기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충고하였고 (정책을 또 내놓으라는 뜻?), "경제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면 그걸 바로 세우는 데 망설여서는 안 된다"고 알뜻말뜻한 주장을 펼쳤습니다 (강만수 장관을 자르라는 뜻?).

조선일보의 사설이 중요한 이유는, 조선일보의 사설은 청와대 대변인의 공식 발표 이상으로 여권의 의중을 잘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이번 사설은 얼마전 이명박 대통령의 “ (지금 경제 상황은)총괄적으로 아이엠에프(IMF) 위기 때보다 심각하다”는 발언과 궤를 같이 한다고 하겠습니다. 또한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말 안쓰겠다"는 발언도 이러한 여권의 태도 변화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죠.

원래 조직의 지도자는 웬만한 위기가 닥쳐도 절대 "위기다"는 말을 쓰지 않습니다. 위기라는 말이 조직을 흔들뿐 아니라, 지도자인 자신이 위기의 책임을 져야 할까봐 두렵기 때문이죠. 하지만 엄청나게 큰 위기가 닥치면 태도를 바꿔 "지금은 대단한 위기 상황이다"는 말을 하기 마련입니다. "때가 때이니 만큼 잔말 말고 나를 따르라"는 뜻이지요 (실제로 검찰은 25일 촛불집회에 대해 금지를 검토하며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처럼 불법과 폭력이 난무하는 사상 초유의 혼란 상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핑계, 아니 이유를 댔습니다).그런데 이렇게 태도를 바꾸는 지도자 치고 큰 위기를 제대로 이겨내는 사람은 극히 드뭅니다.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지도자라면 처음 위기가 닥쳤을 때부터 정직하게 위기를 인정하고 차근차근 대책을 실행했겠죠.

지금 한국이 겪는 경제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대통령의 지도력 부재입니다. 이미 한국인 대부분이 이명박 대통령의 사고방식이 21세기에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듯, 외국인이 보기에도 이런 대통령이 있는 나라가 잘 될리 없다는 생각이 퍼진 것이지요. 특히 시장이 철저하게 외면한 강만수장관을 교체하지 않는 것은 경제를 살릴 마음이 없다는 뜻으로까지도 해석하게 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강만수 장관을 자르지 못하는 이유는, 자기 사람만 쓰기 좋아하는 대통령의 특성에 맞춰 생각해 볼 때, 대통령 주위에 강만수 만한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코드인사 비판하던 언론은 다 어디로 숨었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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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핵심이 대통령인데, 대통령을 공격하지 못하는 소심한 조선일보는 엉뚱하게 외국언론을 탓하였습니다. 즉, "외국 언론들이 돌아가면서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바람에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는 논리지요. 하지만 파이넨셜타임스를 비롯한 외국의 저명한 언론들이 서로 짜고 멀쩡한 한국경제만 피멍이 들도록 공격할 이유가 있을까요? 그냥 한국의 경제 상황이 안좋기 때문에 안좋은 그대로 보도한다고 생각하는 편이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요?

저는 지난 몇주간 한국의 경제상황을 지켜보면서, 최대한 희망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물론 작년말 부터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찾아오리라고 예상하였기에 한국도 어려움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았지만, 최악의 상황만은 오지 않기를 바랬습니다. 하지만 위기를 해결할 생각은 하지 않고 "위기 없다"를 "중대한 위기다"로 말바꾸기 하면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대통령을 보면서, '아, 한국경제는 당분간 소망이 없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이 1997년 외환위기를 빠른 시일 내에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문제의 장본인인 김영삼 정부가 바로 퇴진하고 김대중 정부가 들어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 위기는 문제의 장본인인 이명박 정부가 앞으로도 여러해 동안 권력을 유지하기 때문에 문제의 해결점이 보이지 않습니다.

정말 답답하고 슬픈 마음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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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조선일보를 읽는 독자라면, 조선일보가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는 언론이라기 보다는, 정부와 여당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기관지 같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 것입니다. 정부에서 무슨 발표를 하면 "정부에서 이렇게 주장을 했다"고 보도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발표는 올바르다" "우리는 정부의 말을 믿어야 한다" 하는 식으로 정부의 주장을 뒷바침하는 후속보도를 내보내기 때문이죠.

며칠전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즈 (FT)가 Sinking Feeling 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경제위기에 대해 보도를 하자 정부가 나서서 강하게 반발하였고, 조선일보는 정부의 입장을 충실히 대변하여 FT의 보도를 반박하는 글을 기사, 사설, 기자 블로그 가릴 것 없이 다방면으로 실은 것도 조선일보의 충성도를 잘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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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FT의 보도에 대한 반발로도 모자라, 오늘은 인터넷 머릿기사로 "FT에서 면피성 기사를 실었다"는 기사까지 올렸습니다. 사실 FT는 한국 경제 사정에 대해 다각도로 보도를 하는 것 뿐인데, 조선일보는 "FT의 첫번째 보도는 왜곡이고, 그렇다면 두번째 기사는 왜곡의 책임을 피하기 위한 기사가 분명하다"고 해석을 해버린 것이지요. 아, 조선일보가 따로 연재소설을 싣지 않는 이유가 이런 것이었군요.

이명박 정부가 FT의 보도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여 조선일보를 동원해 공격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최근에 청와대가 자랑할만한 유일한 업적은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을 내보낸 것입니다. 청와대가 이를 얼마나 자랑스럽게 여겼냐 하면 "청와대 핵심 관계자"로 유명한 모씨는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에 대해 "아날로그화법으로 IT감성 어루만졌다"고 자화자찬을 아끼지 않았고, 조선일보는 이번 라디오 연설을 대공황 위기시 루즈벨트 대통령이 행한 라디오 연설인 노변담화에 비교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여권이 들떠 있는데 (사실 KBS의 반발을 억눌러가며 사람들이 잘 듣지도 않는 라디오 연설 한 것이 들뜰 이유는 아닌데, 요즘 여권에 좋은 일이 없어 작은 일 하나에도 대단히 감격하는 듯 싶습니다), 유력 경제지인 FT에서는 "대통령이 라디오 연설에서 '에너지 10% 아끼면 국제수지 적자를 없앨 수 있다'는 식으로 절박하게 말하면 국민이 패닉에 빠진다" ("But it is hard for ordinary Koreans to avoid a sense of panic when the government unveils ever more desperate-sounding measures: yesterday, for example, Mr Lee urged people to ration energy consumption and overseas spending. "If we cut down on energy by 10 per cent, we will not post a current account deficit," he told radio listeners.)고 평가했습니다. 즉, 청와대는 대통령이 연설하면 국민이 안심한다고 믿었는데, FT는 대통령 연설이 국민을 패닉하게 하는 실수라고 지적한 것이지요. 이러니 청와대에서 난리가 난 것도 당연합니다.

또한 FT의 보도를 보면, 한국 정부가 지난 두 달간 환율 방어를 위해 400억 달러를 썼다고 하는데, 이는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 보유고를 쓸어 넣다가는 몇달 안가 외환이 바닥나는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정부로서는 감추고 싶은 사실인데 FT가 적나라하게 들쳐내 버린 것이지요.

이처럼 FT의 기사는 정부가 감추고 싶은 사실을 낱낱이 보여줍니다. 예를 들면, 한국이 내년 6월까지 갚아야 하는 단기 자금이 1750억달러인데, 이중 800억달러는 외국 은행의 한국지점과 관련 있기 때문에 문제가 안될 것이고, 약 1000억달러 가까운 금액이 문제인데, 이 금액에 대한 대출연장이 되지 않을 경우 문제가 큽니다. 또한 한국의 은행 예대율 (예금대 대출 비율)이 높다 (즉, 은행이 예금을 받은 것 보다 빌려준 돈이 많다)는 사실은 은행이 유동성 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대외 채무는 4000억달러 수준인데, 이는 금액으로 보나 GDP 비율로 보나 1997년 외환위기 당시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국내 언론이 자주 다루지 않지만, 한국 경제의 위기 상황을 잘 보여줍니다. 하나 더 추가하자면, FT는 16일 원화의 가치 폭락을 보도하면서 한국의 크레딧 디폴트 스왑 (Credit Default Swap, CDS)이 330 베이시스 포인트로 올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천만달러를 빌릴 때 부도를 방지하는 조건으로 내야 하는 금액이 33만달러에 달한다는 말이죠. 일본은 CDS가 35베이시스 포인트밖에 안되는데, 한국은 이 수치가 거의 열 배나 높습니다. 이는 한국의 부도 가능성이 일본에 비해 거의 열배나 높다고 평가된다는 뜻입니다.

정부는 FT가 악의적으로 왜곡 보도를 했다고 주장하지만, 제가 보기엔 왜곡 보도가 아니라 너무 적나라한 보도라서 문제가 된 것 같습니다. 참고로, FT는 다른 주요 경제지 (The Economist나 Wall Street Journal)와 마찬가지로 우파적인 성향을 보입니다. 좌파언론이 쓴 기사라면 "빨갱이의 정부 흔들기"로 몰아가겠는데, 우파 경제지에서 나온 보도라 정부로서도 몹시 당혹스러운 듯 싶습니다.

정부가 정말 경제 위기를 헤쳐나가려고 한다면 조선일보 사설 동원해서 FT랑 싸우지 말고, 문제가 무엇이고,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방법을 취할찌를 알려야 할 것입니다. 1997년 외환위기때 사람들은 외환위기 자체에 대해서도 충격을 받았지만, 얼마전까지 "아무 문제가 없다"던 정부가 속수무책으로 외국 기관에 돈을 빌리러 가는 모습에서 더욱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우매한 국민은 속일 수 있을찌 몰라도 크레딧 디폴트 스왑 같은 시장의 반응은 절대 속일 수 없는 법입니다. 자꾸 "소통의 문제"로 몰아가지 말고, 정직하게 문제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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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0일의 대형 촛불집회를 기점으로, 촛불집회 참여자가 많이 줄어든 모습입니다. 하긴 지난 5월부터 한달을 연이어 모였으니 참가자들도 지켰을테고, 어쨌든 정부가 협상단을 미국에 보내놓았으니 며칠이나마 기다리는 것이 옳다고 느낀 분도 많겠죠. 하지만 촛불집회가 주춤해진 가장 큰 원인은 어쩌면 장마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비가 오면 촛불이 꺼지는 것은 물론, 촛불집회의 큰 특징인 가볍고 즐거운 분위기를 내기 힘듭니다. 따라서 장마철이 시작되면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촛불집회에 가기를 꺼리게 되고, 6월 초순처럼 많은 인파가 모이는 집회를 열기는 힘들어 집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명박 정부를 촛불에서 구해준 것은 어떠한 현명한 정책도 아닌, 때를 따라 내리는 장마비일 뿐입니다. 자신들이 일으킨 문제로 곤경에 처하고도 하늘만 바라봐야 하는 이러한 정부는 천수답 정부라고 불러야 마땅하겠단 생각이 드는군요.

촛불집회 참여자가 줄어들었다고 한숨 돌린 이명박 정부는 이참에 정부에 대한 반대여론을 차단하기 위해 적극적인 작전에 들어간 듯 보입니다. 즉, 촛불집회가 매일 대규모로 열릴 때는 대통령이 말 한마디 잘못 해도 집회참가자가 늘었기에 함부로 움직이지 못했지만, 지금은 그러한 부담이 적기 때문에 운신의 폭이 넓은 것이지요.

이명박 정부가 생각하는 문제의 뿌리는 KBS, MBC와 인터넷 여론입니다. 즉, KBS, MBC가 반정부 정서를 유도하는 방송을 보도하고, 일부 불순분자가 인터넷을 통해 거짓 정보를 흘려 대중을 선동하기 때문에 촛불집회 같은 사태가 벌어졌고, 따라서 KBS, MBC와 인터넷을 장악해야 앞으로 벌어질찌 모르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죠 (이러한 태도는 지난 며칠사이에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에서 쏟아져나온 기사를 분석해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이명박 정부는 KBS 정연주 사장을 퇴진시키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사장으로 임명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는 조직이기 때문에 조직의 책임자를 바꾸면 장악할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해 인터넷은 실체를 찾기 힘든 익명의 다수가 모인 공간이고, 따라서 정부가 쉽게 마음대로 바꾸어 놓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보수측에서 내놓은 전략은

1. 반정부 정서를 주도하는 사이트를 길들이고,
2. 인터넷 여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국민에게 심어줌으로 인터넷에서 어떠한 흐름이 있건 중도, 보수층이 흔들리지 않도록 영향력을 차단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얼마전 촛불집회를 생중계해 인기를 끈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를 운영하는 나우컴의 문용식 대표의 구속도 인터넷 기업 길들이기의 일환이 아니냐는 의혹이 많습니다. 물론 문대표의 구속은 아프리카 때문이 아니라 나우컴이 운영하는 웹하드의 불법공유 문제 때문이지만, 시기적으로 볼 때 정치적 의도가 숨었다는 해석이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토론 공간 아고라를 통해 반정부 정서의 중심으로 떠오른 다음에 대해서도 보수언론은 강력한 공격을 시도중입니다. 우선, 프리존뉴스, 코나스, 뉴데일리 등 보수 인터넷 언론의 모임인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인미협)는 18일 성명서를 내고 "미디어다음은 여론 조작의 선두에 서있으면서도, 책임을 물으면 이용자들의 신원을 검·경에 넘겨 네티즌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짓을 당장 중단하라"고 주장했습니다. 조선일보는 포털 '다음'의 이상한 기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4월 광우병 유사 증세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아레사 빈슨씨의 사망 원인이 '인간 광우병'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는 소식을 다음이 무려 7시간동안이나 보도하지 않았다고 비난했습니다. 물론 평소에 조선일보의 보도행태를 잘 아는 분이라면, 조선일보가 다른 언론에 대해 "편파적 보도"를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이 들겠지만, 어쨌든 그렇습니다. 또한 비속어… 인신공격… '인터넷 폭력' 우려 커져 라는 기사에서는, 인터넷의 언어 폭력을 부각해 인터넷은 불법과 불의가 판치는 문제공간인 듯한 인식을 심어줬습니다. 동아일보는 이에 화답하듯 “인터넷에도 무제한 자유란 없어…거짓-불법 안돼”라는 기사를 통해 "한국 인터넷은 불법천지 공간으로, 빨리 공권력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듯한 인상을 다시 한 번 남겼습니다.

이러한 보수 언론의 움직임은 정확히 정부의 입장을 반영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17일 OECD회의에서 "우리는 지금 이러한 인터넷의 힘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때 인류에게 얼마나 유익하며, 부정적으로 작용할 경우 어떤 악영향을 끼치는가를 경험하고 있다"고 말함으로, 인터넷의 위험에 대해 경고했습니다. 18일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이에 대해 맞장구 치듯, "우리 네티즌들 가운데는 형편없는 수준의 네티즌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18일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곧 인터넷 실명제 확대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기사에 따르면 한나라당 미디어대책위원회 위원장인 정병국 의원은 "18대 국회에서 관련 법률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인터넷 포털의 책임성 강화 문제가 논의되고 다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최근에 논란이 된 인터넷 여론 사이드카 문제도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한나라당의 해명이 해명이 아니라는 사실이 명확해 집니다.

결국, 장마비에 촛불이 사그러드는 모습을 본 정부는, "인터넷 여론 별거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지, 이 기회에 문제 기업에서 부터 문제 네티즌까지 단번에 손을 봐서 문제의 뿌리를 뽑으려고 작정한 듯 보입니다. 하지만 네티즌은 정부가 생각하듯, 그렇게 만만한 존재가 아닙니다. 이제 네티즌은 인터넷 상으로만 활동하지 않고 오프라인으로 활동을 넓힐 때 자신이 원하는 것을 더욱 잘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기 때문에, 인터넷의 자유를 방해하는 정부는 온라인 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네티즌과 대치해야 합니다. 지금 정부가 장마만 믿고 신이 났지만,  얼마후 장마가 그치고 나면 여론의 장대비가 쏟아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네티즌의 마음을 사려면 인터넷을 장악하려는 시도를 포기하고, 국민이 원하는 바에 대해 귀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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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악화하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우직하게 이명박 정부의 대변자 역할을 성실히 수행중인 동아일보는 이명박 정부에게 가장 큰 골치거리인 촛불집회가 반대 여론에 부딪쳤다는 기사를 올려 화제입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촛불집회 반대의 시작점은 대학생 이세진씨로, 그는 며칠전 부터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혼자 촛불집회 반대 시위를 벌이는 중입니다. 물론 1인시위가 기사거리는 아니지만, 촛불집회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는 사실은 동아일보나 이명박 정부로서는 대단히 반가울 수 밖에 없는 일이겠죠. 이세진씨의 용감한 행동에 감명한 ‘밝은 인터넷 세상 만들기 운동본부’는 회원을 무려 3명이나 이세진씨의 시위현장으로 보냈고, 어디서 왔는지 기사에 나오진 않지만 여섯 명이 더 동참해 무려 열 명이 촛불시위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고 합니다. 이런 속도로 ‘촛불 반대’ 목소리가 점차 커진다면, 1년 안에 촛불 반대 시위자가 50명까지 늘어날찌도 모르겠네요.

한편, 이러한 움직임은 온라인 상으로도 번져 ‘촛불시위반대 시민연대’ 카페 회원도 5000여 명으로 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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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반대 여론 때문인지 열 명의 참가자가 반대하는 촛불집회는 위의 사진에 나오듯 '겨우' 수 만 명이 참여해 도심을 가득 메우는데 그쳤고, 온라인 상에서는 이명박 탄핵 서명자가 136만 여명 맊에 안된다고 합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불교계 대표들을 만나 “쇠고기 재협상 않겠다”고 선언했고, 기독교계 지도자들을 만나선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를 주문처럼 읆조렸다고 합니다. 결국, 정부의 협상 잘못을 인정하거나 국민의 소리에 귀기울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지요. 그런데도 노무현 전대통령은 "정권퇴진 운동은 헌정 질서에 맞지 않는다"고 이명박 정부를 보호하는 듯한 말을 했다니, 참 대인배와 소인배가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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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서양 언론은 만우절인 4월 1일이면 전혀 사실과 다른 기사를 장난삼아 내놓는 일이 많습니다. 대부분의 서양 독자는 이러한 풍습에 익숙하기 때문에 잘 속지 않지만 (물론 아주 정성들여 속이는 경우엔 속을 수도 있겠죠), 한국인은 깜빡 속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한국의 언론도 이러한 장난 기사를 열심히 보도했다가 April's Fool (만우절 거짓말에 속는 사람)이 되는 일이 잦죠.

올해 만우절엔 중앙일보가 가디언의 장난 기사를 보도했다가 April's Fool이 되는 영예 (?)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연합뉴스는 "우리도 뒤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뒤늦게 장난 기사를 진지하게 보도하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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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사이트에 뜬 연합뉴스 기사는 우리에게 친숙한 만화인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의 실제 주인공인 하이디 슈발러(92)에 관한 내용입니다. 슈발러는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가 베스트셀러가 되자 유명인이 되어 전세계를 여행하였고, 결혼을 약속했던 목동과 파혼하고 메니저와 결혼하였으며, 나중에 이혼하고 다시 목동과 결혼하였으나 결국 그 목동은 알콜중독자가 되었다는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댓글에서 "만우절 기사"라는 말이 나오길래 조사를 해보았습니다.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는 만화로 유명하지만 요한나 스피리 (Johanna Spyri)가 쓴 소설이 원작입니다. 그런데 스피리는 1901년에 죽었습니다. 따라서 요한나가 쓴 소설의 실존인물이라면 지금 살아 있을 가능성이 거의 없고, 살아 있다 하더라도 92세일리는 없는 것이죠.

여기서 이 기사가 사실을 근거로 하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히 드러나지만, 확실한 증거를 찾기 위해 이 기사의 원문기사를 찾아봤습니다. 이는 구글에서 Heidi spyri swiss April's fool 등을 넣으니까 바로 뜨더군요. 바로 이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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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여기 댓글에는 만우절 기사임을 깨달은 독자들의 글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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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국 언론도 매해 이런 일을 겪다 보니 요즘은 실수를 덜 하기는 하는데, 이번엔 하루 늦게 기사를 읽고 보도하느라 경계태세 (?)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중앙일보 뻘쭘하지 않게 동료애를 발휘한 연합뉴스와, 연합뉴스만 믿다가 같이 낚인 모든 언론사에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

P.S. 조선일보 사이트에서 이 기사가 삭제되었네요. 아마 실수를 깨달은 듯 합니다.

[혹시 이 일에 대해 기사로 보도할 분은 제 블로그에 대한 언급 없이 자료를 참고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블로그에 퍼갈 분도 마음대로 퍼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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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취임 준비로 바쁜 이명박 당선자는 한나라당 의원들과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 방안을 논의하다 갑자기 아침 방송 이야기를 끄집어 냈습니다. 자기가 방송을 보았는데, 내용이 선정적이었다는 것이였죠. 선정적인 아침방송과 정부조직 개편안이 무슨 상관인지는 알기 힘들지만, 대선 승리 이후 들뜬 분위기의 한나라당 의원들은 덩달아 흥분하며 "BBC나 NHK는 안그러는데 KBS만 왜 이모양이냐"며 맞장구를 쳤다고 합니다.

뭐 여기까지는 그냥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정치 얘기 하다가 생활 얘기도 할 수 있는 일이니 뭐 대단한 일은 아닙니다. 특히 이명박 당선자는 옛날에도 실언을 한 경우가 많기에, 즉흥적으로 한 말에 대해서 큰 비중을 두기는 힘듭니다. 예를 들어 이명박씨가 김수미, 여운계씨 등을 "한물간 배우"로 불렀다고 이들이 한물간 배우로 공인되는 것도 아니고, 도산 안창호 선생을 안창호씨라고 불렀다고 흥사단이 안창호씨를 따르는 단체로 바뀌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대통령 당선자가 하는 말이라 특별한 무게가 실렸는지, 이명박 당선자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후속조치가 이어졌습니다. 조선닷컴은'불륜’팔아먹는TV, 선정성에 빠져버린 '아침방송'등이명박 당선자의 말이 얼마나 진리인지를 재확인하는 기사를 내보냈고, 곧이어 방송위원회는 이명박 후보가 문제를 지적한 생방송 세상의 아침에 제재를 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물론 문제 있는 프로그램이 방송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누구라고 문제를 지적해서 고쳐졌다면 그 자체가 나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일을 보면서 두가지 잠재적인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군요.

우선, 대통령이 방송 프로그램에 대해 평을 하기 시작하면, 방송의 주인은 국민이 아니라 대통령이 됩니다. 예를 들어, 대통령이 무한도전을 보고 "어제 어떤 코미디 방송을 봤는데, 내용도 없이 억지로 웃기려하더라. 이런 프로그램은 없애야 하는 것 아니가?"라고 말했다고 무한도전이 폐지된다고 상상해 보면, 대통령이 방송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방송의 수준은 방송사, 시청자, 방송위원회 등이 지켜나가야지, 대통령이 지켜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이런 식으로 대통령이 사회의 시시콜콜한 문제까지 간섭하고, 그 밑의 사람들은 "각하의 뜻"을받들어 즉시 실행하던 모습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이나 전두환 대통령 시절에 많이 봤습니다. 당시의 대통령은 왕과 같았고, 따라서 국가의 어떠한 면에 대해서라도 지시를 내릴 권리가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민주화가 진전되었고, 대통령이라도 권한 밖의 권력을 휘두룰 수는 없습니다. 지금 대통령은 정치, 국방, 경제 등 큰 문제를 담당해야지, 아침방송에 불륜이 나왔는지 안나왔는지를 걱정하는 역할을 하면 안되는 것이지요. 만약 이명박 당선자가 대통령이 된 후로도 사회의 사사콜콜한 문제에 대해 직접 의견을 밝히면 (예를 들어, "디시겔에는 왜 악풀이 많냐, 인터넷에는 왜 비속어를 쓰는 사람이 많냐" 는 등) 국민들은 대단히 스트레스를 받을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명박 당선자가 아침방송을 비난했다고 맞장구 기사를 올린 조선일보의 태도입니다. 대통령도 인간이니 자신의 영역 밖의 일에 대해 말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언론에서 나서서 "그 말은 정말 옳은 말이다! 우리 모두는 대통령의 말을 따라야 한다!"고 선동한다면, 이는 권력을 견제해야 하는 언론이 자신의 사명을 저버린 것입니다.

실제로 최근 인수위가 정책을 내놓으면 언론에서 그에 맞장구치는 기사를 싣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맨날 싸우는 관계였던 노무현 정부가 끝나고, 마음이 잘 맞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다니 기쁘기도 하겠지만, 그렇다고 언론과 정부가 너무 유착하는 모습을 보니, '저래서야 정부가 잘못할 때 잘못을 지적할 수 있겠나?"하는 걱정이 드는군요.

우리는 80년대 9시 뉴스를 "땡전뉴스"라고 불렀습니다. 9시 하면 "띠띠띠 땡~"하는 신호와 함께 "오늘 전두환 대통령 각하는" 하고 대통령의 동정이 가장 먼저 나왔기 때문이죠. 국민 중 대통령의 소식을 알기 원하는 사람은 적었지만, 살벌한 군사정권 시절에 방송이 권력에 굴복하는 모습에 시비를 걸 사람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시대는 이미 끝났습니다. 이제 언론은 국민의 편에 서서 정부의 잘잘못을 객관적으로 따져줘야 합니다. 그런데 이른바 조중동으로 대표하는 한국의 신문들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를 누가 더 잘 표현하는지 충성경쟁을 펼치는 듯 보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아직 출범도 하지 않았고, 앞으로는 5년이라는 긴 세월이 남아 있습니다. 언론이 권력의 종이라는 비난을 듣지 않으려면, 언론은 권력에 충성하는 모습이 아닌, 국민에게 충성하는 모습을 보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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