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가 기초를 놓은 공산주의와 다르게, 자본주의는 한 명의 이론가가 만든 이념이 아니고, 따라서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자본주의는 마르크스가 자본론을 쓰기 전까지는 하나의 이념으로 존재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즉, 당시엔 누가 "나는 자본주의를 추구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말이죠. 그런데 마르크스가 당시의 불공평한 경제체제에 대해 비판하면서, 당시 유럽을 지배하던 경제구조를 "자본 중심의 경제"라는 의미에서 "자본주의"라고 규정해 버립니다. 이로 말미암아 자본주의는 이름이 없는, "현재 경제가 흘러가는 모습"에서 "추구하거나 배척할 수 있는 이념"으로 거듭나죠.
많은 사람은 자본주의의 핵심을 자유시장경제(free market economy)로 규정합니다. 시장은 자원(resources)을 분배하는 기능을 담당합니다. 즉, 온갖 재화, 서비스, 돈 등이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데, 이러한 재화, 서비스, 돈을 누가 얼마만큼 가질 것인지를 시장이 결정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한국에서 1년에 생산되는 쌀 중 얼마를 개인이 소비하고, 얼마를 쌀과자 제조회사가 소비하고, 얼마를 막걸리 제조업체가 소비해야 할까요? 시장경제에서 이러한 문제는 시장이 가격을 통해 결정하기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각 가정의 쌀 소비량이 는다면 소매용 쌀 판매가 늘 것이고, 쌀과자가 인기라면 쌀과자 제조회사가 돈을 더 주고라도 더 많은 쌀을 소비할 것이고, 막걸리 판매가 는다면 막걸리 제조회사가 쌀을 많이 사들이겠죠. 만약 시장이 자원을 분배하는 역할을 하지 않는다면, 정부가 자원을 배분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공산주의는 시장을 부정하기 때문에 정부(엄밀히 말하면 정부의 통제를 받는 위원회)가 시장을 대신해 상품의 가격과 생산량을 정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정부는 각 상품의 특성과 소비자의 심리를 자세히 읽기가 어려워서 쓸모없는 제품을 많이 생산하거나, 인기가 높은 제품을 적게 생산하는 예가 많았죠.
자본주의에서 시장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정부가 시장에 전혀 간섭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한국은 전통적으로 정부가 특정 분야(과거의 중공업에서 최근의 건설업까지)를 지원해주는 정책을 쓰는 국가입니다. 이처럼 정부가 지원하는 분야는 시장의 결정과 상관없이 자원이 모이겠죠. 이러한 모습은 미국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90년대 미국 경제의 성장은 미국 정부가 IT 산업을 밀어주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자본주의의 첨병을 자처하는 한국의 보수 언론은 자유시장경제를 절대 신뢰하고, 정부의 간섭을 극도로 경계하지만, 작년 가을 경제위기가 닥치자 한결같이 정부에 "경기 활성화 정책을 내놓아라"고 닦달을 했습니다. 즉, 이들도 경우에 따라선 정부가 시장에 개입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셈이죠. 따라서 공산주의자를 제외한다면 거의 모든 사람이 시장 경제를 인정하지만, 동시에 정부가 시장에 개입할 필요도 인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정도에 대해선 의견이 나뉘죠.
흥미로운 사실은, 요즘은 공산주의자들도 시장을 부인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중국은 공산당이 지배하는 나라지만, 어느 나라보다도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데 열심입니다. 북한도 정부가 배급을 포기한 지 오래고, 북한 주민들은 미약하게나마 존재하는 시장에 의존해 생활하는 중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세상에 시장경제를 완전히 거부하는 사람은 매우 흔치 않다고 봐도 됩니다.
이는 역사를 놓고 볼 때 매우 정상적인 현상입니다. 시장은 인류 역사상 늘 존재하였습니다. 한국만 봐도 조선시대든 고려시대든 시장이 없는 시대는 없었죠. 그리고 이러한 시장은 늘 자유로웠지, 누가 "당신은 쌀을 한 가마니를 팔아야 하고, 당신은 비단 한 포를 사야 한다"고 규제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어느 곳이나 정부의 간섭과 세금 징수는 존재했지만, 이는 간과할 수준이었고, 상거래의 자유는 늘 시장의 중요한 특성이었습니다. 하지만, 마르크스가 시장을 부정하면서 시장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잠시 생겨났지만, "시장이 없는 경제"는 결국 실패로 끝났고, 지금은 공산주의가 탄생하기 이전처럼 모두가 시장을 인정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하지만, 시장만 존재한다고 자본주의는 아닙니다. 시장은 자본주의의 형식이자 필요조건이지, 자본주의의 완성이 아닙니다. 자본주의를 자본주의로 만드는 것은 산업혁명과 함께 탄생한 자본주의 정신입니다. 내일은 이에 대해서 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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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은 자본주의의 핵심을 자유시장경제(free market economy)로 규정합니다. 시장은 자원(resources)을 분배하는 기능을 담당합니다. 즉, 온갖 재화, 서비스, 돈 등이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데, 이러한 재화, 서비스, 돈을 누가 얼마만큼 가질 것인지를 시장이 결정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한국에서 1년에 생산되는 쌀 중 얼마를 개인이 소비하고, 얼마를 쌀과자 제조회사가 소비하고, 얼마를 막걸리 제조업체가 소비해야 할까요? 시장경제에서 이러한 문제는 시장이 가격을 통해 결정하기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각 가정의 쌀 소비량이 는다면 소매용 쌀 판매가 늘 것이고, 쌀과자가 인기라면 쌀과자 제조회사가 돈을 더 주고라도 더 많은 쌀을 소비할 것이고, 막걸리 판매가 는다면 막걸리 제조회사가 쌀을 많이 사들이겠죠. 만약 시장이 자원을 분배하는 역할을 하지 않는다면, 정부가 자원을 배분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공산주의는 시장을 부정하기 때문에 정부(엄밀히 말하면 정부의 통제를 받는 위원회)가 시장을 대신해 상품의 가격과 생산량을 정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정부는 각 상품의 특성과 소비자의 심리를 자세히 읽기가 어려워서 쓸모없는 제품을 많이 생산하거나, 인기가 높은 제품을 적게 생산하는 예가 많았죠.
자본주의에서 시장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정부가 시장에 전혀 간섭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한국은 전통적으로 정부가 특정 분야(과거의 중공업에서 최근의 건설업까지)를 지원해주는 정책을 쓰는 국가입니다. 이처럼 정부가 지원하는 분야는 시장의 결정과 상관없이 자원이 모이겠죠. 이러한 모습은 미국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90년대 미국 경제의 성장은 미국 정부가 IT 산업을 밀어주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자본주의의 첨병을 자처하는 한국의 보수 언론은 자유시장경제를 절대 신뢰하고, 정부의 간섭을 극도로 경계하지만, 작년 가을 경제위기가 닥치자 한결같이 정부에 "경기 활성화 정책을 내놓아라"고 닦달을 했습니다. 즉, 이들도 경우에 따라선 정부가 시장에 개입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셈이죠. 따라서 공산주의자를 제외한다면 거의 모든 사람이 시장 경제를 인정하지만, 동시에 정부가 시장에 개입할 필요도 인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정도에 대해선 의견이 나뉘죠.
흥미로운 사실은, 요즘은 공산주의자들도 시장을 부인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중국은 공산당이 지배하는 나라지만, 어느 나라보다도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데 열심입니다. 북한도 정부가 배급을 포기한 지 오래고, 북한 주민들은 미약하게나마 존재하는 시장에 의존해 생활하는 중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세상에 시장경제를 완전히 거부하는 사람은 매우 흔치 않다고 봐도 됩니다.
이는 역사를 놓고 볼 때 매우 정상적인 현상입니다. 시장은 인류 역사상 늘 존재하였습니다. 한국만 봐도 조선시대든 고려시대든 시장이 없는 시대는 없었죠. 그리고 이러한 시장은 늘 자유로웠지, 누가 "당신은 쌀을 한 가마니를 팔아야 하고, 당신은 비단 한 포를 사야 한다"고 규제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어느 곳이나 정부의 간섭과 세금 징수는 존재했지만, 이는 간과할 수준이었고, 상거래의 자유는 늘 시장의 중요한 특성이었습니다. 하지만, 마르크스가 시장을 부정하면서 시장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잠시 생겨났지만, "시장이 없는 경제"는 결국 실패로 끝났고, 지금은 공산주의가 탄생하기 이전처럼 모두가 시장을 인정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하지만, 시장만 존재한다고 자본주의는 아닙니다. 시장은 자본주의의 형식이자 필요조건이지, 자본주의의 완성이 아닙니다. 자본주의를 자본주의로 만드는 것은 산업혁명과 함께 탄생한 자본주의 정신입니다. 내일은 이에 대해서 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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