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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7/08 [연재] 이야기의 역사 1 (2)
  2. 2007/11/25 크리스마스는 그리스도인만을 위한 날은 아닙니다 (2)
인류가 생겨난 이래로, 인간은 세상에 질서를 부여하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세상에 질서를 부여해야 세상을 이해하고, 그럴 때에만 인생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죠. 만약 세상에 질서를 부여하지 못한다면 인간은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불규칙하게 발생하는 세상에서 짧은 수명을 유지하기 위해 죽도록 노력을 해야 하는 무의미한 존재로 전락하고, 이러한 설명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기 때문이죠.

세상을 이해하고, 세상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인간은 이야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인간은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고, 들으면서 점차 세상을 이해하였고, 이는 인간이 세상을 지배하도록 도왔습니다.

이야기가 이처럼 인간에게 유용한 것은 이야기의 세 가지 특징 때문입니다. 우선, 이야기는 비인격적인 현상이나 존재에 인격을 부여합니다. 인간은 인격적인 존재(person)이기 때문에, 인격을 지닌 존재를 잘 이해하고, 그에 비해 인격이 없는 존재에 대해선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마치 이진법밖에 이해하지 못하는 컴퓨터가 모든 데이터를 이진법으로 바꿔서 처리하듯, 인격적인 존재인 인간은 모든 대상을 인격적인 존재로 바꾸어 놓을 때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격이 없는 지구가 해를 바라보면서 24시간에 한 바퀴 돈다는 설명보다는, 태양신이 불마차를 끌고 종일 하늘을 가로질러 여행을 한다는 설명이 인간에겐 훨씬 이해하기가 쉽죠. 견우성과 직녀성이 지구의 움직임 때문에 일 년에 한 번 서로 가까운 듯 보인다는 설명보다는, 서로 사랑하는 견우와 직녀가 서로 떨어져 지내다가 1년에 한 차례 까마귀와 까치가 놓아준 다리 위에서 만난다는 설명은 훨씬 매력적입니다. 이러한 인격화의 과정을 통해 비는 하늘이 내리는 눈물로 바뀌고, 천둥은 죄인에 대한 하늘의 심판, 태풍은 바다의 분노로 새로운 의미를 띄게 됩니다. 이러한 수많은 이야기는 세상을 이해하는 기본적인 틀을 제공하죠.

또한, 이야기는 세상에 구체성을 부여합니다. 인간은 추상적인 설명보다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훨씬 잘 이해합니다. 따라서 인간들은 추상적인 개념보다는 구체적인 대상에 대해 듣기 원했고, 이야기는 이러한 필요를 잘 채워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바닷물은 왜 짠가?"라는 질문에 대해, "강물에 녹아 있는 소량의 소금이 바다로 계속 모여들고, 물은 계속 증발하기 때문에 짜다"라는 설명은 구체성이 부족합니다. 그에 비해 "먼 과거에 바다를 알기 원했던 소금 인형이 바닷속에 뛰어들어 녹았고, 그래서 짜다"라는 설명은 "소금인형"이라는 구체적인 존재가 이야기의 중심이기 때문에 훨씬 받아들이기가 쉽습니다. 이러한 구체성은 특히 민족의 기원을 설명할 때 중요합니다. 대부분 민족은 한 명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한 지역에 모여 사는 사람들이 오랜 세월을 거치며 독특한 정체성을 얻을 때 탄생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은 구체성이 없기에 대부분 민족은 특정한 인물이나 사건(한국의 단군, 이스라엘의 아브라함, 스위스의 우리, 슈비츠, 운터발덴의 영구동맹, 미국의 Pilgrim Fathers)에서 기원을 찾습니다. 이처럼 인간은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구체적인 방식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이야기는 세상을 단순한 인과관계로 설명해줍니다. 철학에서 인과관계라는 개념은 매우 증명하기가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인간은 불을 관찰할 수 있고, 연기를 관찰할 수 있지만, 불 때문에 연기가 난다는 인과관계를 관찰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철학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대부분 사람은 인과관계를 철석같이 믿고,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그 일이 발생한 원인을 알고 싶어 합니다. 이야기는 이처럼 인과관계로 세상을 이해하기 원하는 사람들의 필요를 채워준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청개구리는 왜 비가 오면 울까?"라고 궁금해하는 사람에게 "청개구리는 어머니 말씀을 반대로 하다가 오해가 생겨 어머니를 강가에 묻었는데, 비가 오면 어머니 무덤이 걱정돼서 운다."라는 설명이나 "인종마다 피부색이 다른 원인"이 궁금한 사람에게 "신이 도자기 굽듯 인간을 구웠는데, 굽는 시간이 각각 달랐기 때문이다"라는 설명은 과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많은 사람에게 만족스러웠습니다. 복잡하고 논리적인 해답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A라는 존재가 B라는 행동을 했기에 C라는 결과가 생겼다."라는 해답은 훨씬 받아들이기가 쉽기 때문이죠.

이렇게 이야기는 인격, 구체성, 인과관계라는 틀을 제공함으로 무질서해 보이는 세상에 질서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고, 세계 어느 지역에서나 사람들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세상을 이해하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야기를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이야기 중심의 문화는 위기를 맞게 됩니다. 다음 시간엔 이에 대해 설명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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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몬스터 뉴스에서 본 "크리스마스는 기독교인만을 위한 날인가? "에 대한 답으로 쓴 글입니다.

우선, 간단하게 말해 크리스마스는 그리스도인만을 위한 날은 아닙니다. 크리스마스는 종교에 상관 없이 모든 사람을 위한 날이죠. 특히 미국에서 크리스마스는 1년에 한 번 가족을 보는 중요한 명절입니다. 미국은 땅이 넓기 때문에 먼 지역에 사는 가족은 1년 내내 보기가 힘들고, 그래서 최소한 크리스마스는 가족이 다 모여 함께 지내는 것이 일종의 불문율입니다. 따라서 모든 미국인에게 크리스마스는 의미가 깊은 날입니다.

몬스터 뉴스에서 "한 기독교 종교단체에서  재밌는 리스트를 올렸다"고 언급하면서 크리스마스를 "Christmas"로 표현한 상점과 "Holiday"로 표현한 상점으로 구분해서 Christmas로 표현한 상점에서 쇼핑하도록 격려했다고 하셨는데, 이는 미국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미국의 많은 그리스도인은 "미국은 원래 기독교국가였는데, 점차 세속화한다. 따라서 이러한 세속화를 막고 기독교 전통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보기에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라고 부르지 않고, 종교색을 뺀 Holiday라고 부르는 것은 세속화의 증거이지요. 반대로 비그리스도인들은 모든 표현에서 종교색을 빼기 원하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이름이 들어간 Christmas 보다는 평범한 Holiday나 Season 등의 표현을 더 좋아합니다. 두 흐름 사이의 갈등이 "Christmas" 상점과 "Holiday"상점을 구분한 리스트를 낳은 것이지요.

이러한 갈등은 미국만의 일이고, 한국은 상황이 다르죠. 크리스마스나 성탄절을 다른 이름으로 부르자는 사람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고, 그러니 이에 반대하는 움직임도 당연히 없죠.

개인적으로 크리스마스가 가지는 신비한 매력은 크리스마스가 1년에 해가 가장 짧은 동지과 비슷한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고대인들은 동지에 해가 태어났다고 보았지요. 기독교에도 원래 그리스도의 생일은 중요시 하지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고대인들의 전통에 따라 1년 중 태양이 가장 짧은 시기, 즉 태양이 태어난 날을 그리스도의 탄생일로 기념하는 전통이 생겼습니다. 어차피 그리스도의 생일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그나마 의미가 있는 날을 찾은 것이지요 (그래서 교회에서는 지금도 "크리스마스는 성경적이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짧았던 해가 길어지기 시작한 날을 태양의 탄생일로 본 것은 어두움에서 희망을 보고자 했던 고대인의 마음을 잘 보여줍니다. 현대인도 크리스마스가 되면 그리스도인이건 아니건 조금 마음이 들뜨는 것은 어쩔 수가 없지요. 인간은 모두 새로운 희망이 어두움을 뚫고 떠오르는 것을 바라는 것 아닐까요? 따라서 크리스마스는 종교에 상관 없이 인류 모두의 축제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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