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부터 루머로 떠돌던 아이패드가 드디어 발표되었습니다. 하지만, 루머에 들떴던 네티즌들은 실물을 보자 실망하는 기색이 완연하고, 전문 블로그들의 반응도 Engadget이 "Magical? Really? Doesn't seem that magical to us!"라고 평하고, Gizmodo는 "iPad가 안 좋은 8가지 이유"를 기사로 싣는 등 부정적인 의견이 대세를 이루는 듯 보입니다. 특히 한국어 입출력이 빠진 점은 한국 소비자들이 매우 기분 나쁘게 생각할만한 점입니다(물론 한국 발매에 앞서 추가되긴 하겠지만).

물론 애플이 과거에 Cube 같은 실패작을 낸 적이 있고, 최근에도 Apple TV처럼 빛을 못 보는 제품을 발표하였다는 점을 볼 때 iPad가 꼭 대중에게 사랑받는 기기로 자리 잡으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패드는 애플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보여주는 제품이라는 데서 의의가 있다고 봅니다. 그럼 앞으로 며칠간 아이패드에 담긴 애플의 전략에 대해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모바일 기기 라인업 확대

몇 년 전 애플은 Apple Compuer Inc.에서 Apple Inc.로 사명을 바꾸었습니다. 이는 애플이 컴퓨터만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는 뜻이죠. 실제로 한국에선 애플이 매킨토시보다 아이폰으로 더 유명한 듯 보이기도 합니다. 각 기업이 다양한 영역으로 진출하며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내는 지금, 애플도 사업 영역을 특정 품목으로만 제한할 필요는 없겠죠. 그렇다면 컴퓨터라는 이름을 버린 애플의 새로운 정체성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힌트를 우리는 이번 iPad 발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패드 발표를 시작하며 "애플은 세계에서 가장 큰 모바일 기업이다.시장점유율이"라고 선언했습니다. 그가 비교 대상으로 선택한 삼성, 노키아는 휴대전화 시장에서 애플보다 시장점유율이 큰 기업들입니다. 하지만, 아이팟, 랩탑 등 휴대기기를 모두 포함한다면 애플이 이들 회사보다 판매액이 더 많다고 할 수 있죠. 이는 다시 말해서 애플이 휴대기기 시장에서 이미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앞으로도 이러한 분야에 집중하는 회사가 되겠다는 뜻입니다.

애플의 이러한 전략은 고가 데스크탑 맥인 맥 프로의 개발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사실에서도 확인됩니다. 과거엔 애플이 맥 프로(PowerPC CPU 시절엔 파워맥)를 통해 많은 돈을 벌었고, 따라서 새로운 모델도 자주 내놓았지만, 지금은 업데이트가 느릴 뿐 아니라, 업데이트가 되도 속도가 조금 더 빠른 CPU를 쓰는 등 조금 바뀔 뿐, 획기적인 변화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는 지난 몇 년간 획기적인 변화가 계속 일어난 랩탑 제품군(맥북, 맥북 에어, 맥북 프로)과 비교되지요. 앞으로도 애플은 데스크탑 제품은 아이맥만 신경 쓸 뿐, 맥 프로나 맥 미니 개발엔 큰 투자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애플은 아이폰으로 휴대전화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지만, 삼성이나 노키아보다 애플의 시장점유율이 작은 원인은 삼성이나 노키아는 수십 가지 제품을 판매하는데, 애플은 아이폰 한 제품만 판매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애플이 정말 모바일 기업으로 거듭나려면 모바일 라인업을 확대해야 합니다. 애플이 2년 전 맥북에어를 발표한 것도 이러한 전략 때문입니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로 복귀한 이후, 애플은 제품 라인업을 간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런데 애플이 전통적으로 저가 맥북과 고가 맥북 프로 사이에 들어갈 맥북에어를 발표한 것은 이제는 다양한 제품으로 랩탑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죠. 스티브 잡스가 이번 발표회에서 언급했듯, 아이패드는 아이폰/아이팟 터치라는 소형 모바일 기기와 랩탑 사이의 공간을 채워 주는 기기입니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는 가격에 따라 아이팟 터치부터 맥북프로까지 다양한 애플의 모바일 기기를 선택할 수 있고, 애플은 이를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을 더욱 늘릴 수 있지요.

이렇게 본다면 아이패드는 "모바일 기기 라인업 확대를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라는 애플의 전략을 위해 꼭 필요한 제품입니다. 맥북에어도 소비자들이 열광한 제품은 아니지만, 랩탑 라인업을 확대함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데 나름대로 기여했듯, 아이패드도 모바일 기기 라인업 확대라는 분명한 역할이 있는 제품입니다. 따라서 모바일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애플로서는 내놓을 수밖에 없는 제품이지요.


연재 순서
1. 모바일 기기 라인업 확대
2. 이북 시장 진출
3. 주머니 밖의 인터넷
4. 규모의 경제
5. 새로운 GUI 패러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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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화의 시대

문화 2009/05/16 03:31
얼마전 맥용 데이터베이스인 벤토(Bento)에 대한 기사를 읽게 되었습니다.유명한 데이터베이스 제작사인 파일메이커에서 개인용 데이터베이스 개념으로 내놓은 벤토는 출시하고 반년만에 40만번 다운로드 될 만큼 인기가 많은 제품입니다. 이 제품은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은 복잡하다는 개념을 깨고, 개인이 정보를 쉽고 시각적으로 관리도록 설계한 점이 특징입니다. 제품의 기능을 살펴보니 제가 10여개 프로그램을 써서 하는 작업을 이 프로그램 하나로 관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벤토라는 이름이 무슨 뜻일까 하고 궁금했는데, 기사를 읽어보니 일본 도시락(벤또)을 뜻한다는군요. 일본 도시락은 공간을 적게 차지하면서도 아름답고, 쉽게 각 영역에 대해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드는데, 벤토는 일본 도시락 처럼 효율적이면서도 아름답고, 쉽게 쓸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기에 이름을 이렇게 지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프리젠테이션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식을 소개한 책인Presentation Zen에서도 일본 도시락을 효율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디자인의 예로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일본을 신비하게 보는 서양인들에겐 일본인의 "축소지향"문화의 표현인 일본 도시락이 대단히 매력적이고 신기한 대상으로 보이나 봅니다. 그러고 생각하니 서양 도시락은 음식이 짓눌리지 않도록 여유있게 공간을 배치하기에 보통 도시락통(lunch box)이 크고, 요소를 하나씩 포장하기 때문에 먹을때 일일히 포장을 뜯어야 합니다. 그러한 도시락에 익숙한 사람들은 칸을 여럿으로 남고 각 칸마다 딱 맞는 분량의 다른 음식을 담고, 게다가 예쁘게 꾸미기까지 한 도시락이 대단해 보이겠죠. 심지어 서양인들이 벤또를 만들어 사진으로 올리는 사이트도 있습니다.

이렇게 하나의 문화가 벤또를 낳고, 다른 문화는 그러한 벤또에 영감을 받아 벤토라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현대 사회입니다. 대니얼 핑크는 새로운 미래가 온다(A Whole New Mind)에서 이를 개념화의 시대(conceptual age)라고 불렀습니다. 개념화란 하나의 상황을 추상적이고 보편적인 개념으로 바꾸어 놓는 작업입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일본에 가서 벤또를 먹는다고 상상해 봅시다. 여러분은 하나의 구체적인 문화현상을 경험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경험은 너무나 구체적이기에 그 자리에서 즐길 수는 있어도 다른 일에 활용하기는 힘듭니다. 물론 책을 보고 연구를 한다면 일본 벤또를 똑같이 만드는 법을 익힐 수도 있겠지만, 벤또 사업을 벌일 것이 아니라면, 이는 그리 유용한 기술은 아니겠죠. 하지만 벤또를 먹고, "벤또는 왜 이렇게 매력적일까? 음, 공간의 활용, 아름다운 배치, 사용의 편의성 때문이 아닐까?"하고 개념화할 수 있다면,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이든, 새로운 MP3를 디자인하는 사람이든 벤또를 먹은 경험을 활용할 수 있겠죠.

이러한 개념화는 기계적인 훈련으로 키울 수 있는 능력이 아닙니다. 오히려, 기계적인 훈련을 포기하고 세상을 자유롭게 살 때 개념화를 잘 할 수 있는 법이죠. 그래서 대니얼 핑크는 좌뇌와 우뇌의 차이에서 새로운 미래의 실마리를 찾습니다. 지금까지 세상은 좌뇌 중심의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사람들이 주도했는데, 이제는 우뇌 중심의 감성적이고 직관적인 사람들이 주도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말이죠.

예를 들어, 여러분이 새로운 MP3를 디자인해야 한다고 상상해 봅시다. 여러분은 어떻게 접근하겠습니까? 전형적인 한국인 기업가라면, 다른 회사의 인기 품목을 가져다가 엔지니어들에게 던저주고, "똑같은 기능에 원가는 30% 절감하도록" 지시할 것입니다. 그러면 한국인 엔지니어들은 밤을 새가면서 일해 정말로 같은 기능에 원가는 30% 싼 제품을 만듭니다. 이는 대단한 능력이긴 한데, 이렇게 일하면 창의성을 발휘하기는 힘듭니다.

다른 방식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다른 제품과 비슷하지만 더 싼 제품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만든다면 어떨까요? 이렇게 하려면 많은 생각이 필요합니다. 누가 MP3를 사는가? MP3로 무엇을 하는가? MP3에서 꼭 필요한 기능과 필요하지 않은 기능은 무엇인가? 등의 질문에 답해야 하죠.

애플은 iPod으로 성공을 거두었지만, 타사들의 저가 공세에 밀려 고전하던 때가 있습니다. 아이팟은 하드 드라이브 기반이라 용량이 컸지만, 부피도 크고 비쌌죠. 그에 비해 다른 회사들은 플래시 메모리 기반의 싸고 작은 제품으로 아이팟의 위상에 도전하였습니다. 물론 애플도 다른 회사의 제품과 비슷한 제품을 만들어 반격을 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는 무언가 애플답지 못한 태도였죠. 그래서 애플은 완전히 새로우면서 타사의 저가 제품과 경쟁할 수 있는 제품을 구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원가를 낮추기 위해 불필요한 부품을 완전히 제거했습니다. 이를 통해 부피도 함께 줄어들었죠. 그러고 나니 플래시 메모리와 밧데리, 오디오칩만 남았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에서 LCD가 빠졌는데, 당시엔 LCD가 빠진 MP3 플레이어가 거의 없던 때입니다. LCD는 필수 부품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만약 랜덤 재생을 한다면 LCD가 그리 중요하지 않을 것이고, 실제로 애플은 많은 사람은 랜덤으로 음악을 듣는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애플은 무작위 재생이라는 의미의 셔플을 제품명으로 정하고 "Life is random"이라는 광고문구를 동원해 LCD가 없는 아이팟 셔플을 판매하였습니다. 애플이 셔플을 통해 큰 돈을 번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것은 저가 제품의 경쟁을 따돌리는 일이었는데, 셔플이 이러한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운 결과였죠.

 대니얼 핑크는 이처럼 개념화가 중요한 시대에서 성공하려면 디자인, 이야기, 심포니, 공감, 놀이, 의미라는 여섯 가지 감각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 시대를 주도하는 중요 기업들을 살펴보면 분명히 이러한 감각을 키우려고 노력하는 기업들입니다. 한국이 앞으로도 경제를 발전하기 원한다면, 이러한 요소를 적극적으로 발휘하고, 젊은 세대 부터 이러함 감각을 키우도록 격려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할 때에 덩치만 큰 기업이 아닌, 진정으로 영향력이 큰 기업이 한국에서 나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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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터넷에선 애플의 App Store에서 게임 프로그램 판매로 큰 성공을 거둔 한국인 개발자가 화제입니다. 사업가이자 블로거인 이찬진님의 블로그에 소개된 바에 따르면, 한국인이 개발한 Heavy Mach라는 게임은 미국 스토어 유료 어플 전체 순위 5위에 오를 정도로 많이 판매 되었고, 개발자의 수입이 하루에 수백만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러한 실적을 몇 달만 유지하면 몇 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셈이고, 특히 이 게임은 한 명이 동료의 도움을 받아가며 만들었기에 투자한 노력 대비 큰 수익을 올리는 셈이죠.

이러한 성공이 가능한 것은 애플에서 판매대금의 30%를 받는 조건으로 전세계에 어플을 판매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 주었기 때문입니다. 즉, 누구라도 규칙에 맞게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기만 한다면 App Store에 등록할 수 있고, 어플이 팔리면 판매대금의 70%가 개발자에게 돌아오기 때문에 개발자는 홍보나 배급에 큰 신경을 쓰지 않고 개발만 하면 되기 때문에 혼자서도 어플 개발로 수익을 얻을 수가 있는 것이죠.

제가 작년말에 어플 스토어를 소개하면서 여기 등록된 어플리케이션이 10,000개라고 썼는데, 자료를 찾아보니 올해 2월 기준으로 20,000개의 어플리케이션이 등록되었더군요. 이는 App Store에서 세계인을 상대로 어플을 판매하려는 개발자가 많고, 그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죠. 하긴 자본이나 자격증도 필요 없이 아이디어만으로 시작할 수 있는 사업이기에 인기가 많은 것도 당연하겠죠.

하지만, 제가 쓴 글에서 밝혔듯, 막상 어플 개발에 매달리는 개발자들은 큰 돈을 벌기가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Twiterrific의 개발자 크렉 호큰베리는 어플 개발에 많은 돈과 노력이 들어가는데, 지금처럼 1달러 어플이 인기를 끄는 상황에서는 정말 훌륭한 어플을 개발하기 위해 오랜 기간을 투자하기가 꺼려진다고 어려움을 토로했죠. 예를 들어, 수준 높은 어플을 만들려면 6-9 man months (1 man month는 한 사람이 한 달간 일하는 분량)의 노력이 필요하고, 이는 개발비로 15-22만 달러가 들고, 이러한 어플을 1달러에 팔아 본전을 찾으려면 21-32만개를 판매해야 하는데 (수익의 70%를 받기 때문에), 이는 극히 가능성이 낮습니다. 만약 이런 어플을 개발했다가 별로 팔리지 않으면 사업이 망하는 것이죠. 즉, 몇 명이 큰 수익을 얻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업으로 생각하고 큰 투자를 하기엔 위험하다는 말입니다.

또다른 어플 개발자인 데이비드 바나드는 자신이 개발자로 살면서 얼마를 투자했고, 얼마의 수익을 얻었는지를 구체적으로 공개했습니다.


총수입: $65,000
$24,000 - 가족으로부터 사업자금 빌림
$32,000 - 어플 스토어에서 받은 판매대금
$5,000 - AdMob이라는 회사에서 무료로 5,000달러 어치 온라인 광고를 해줌
$4,000 - 1997년형 혼다 어코드를 팔아서 사업 자금에 보탬

총지출: $65,000
$29,000 - 프로그래머 인건비: 시간당 $150 미만.
$15,000 - 개인 월급: 주당 80시간 근무. 8월 5일 부터 일했으니 대략 시급 5달러
$7,000 - 마케팅: AdMob, Macworld, AdWords 등
$5,000 - 법무, 행정, 장비, 웹호스팅 등
$4,000 - 디자인
$3,200 - 자선활동 중국 지진 피해자 위한 성금
$1800 - 투자비 값음- 가족과 약속한대로 8월 부터 매달 360달러씩

그가 개발한 App Chubby 등은 그리 큰 성공을 거두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반년에 판매수익이 32,000달러 (약 5천만원) 에 달한다니 놀랍네요. 하지만 여러 가지 지출이 많아 이익을 내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그런데, 프로그래머 인건비가 150달러 미만이라면, 100달러는 넘는다는 말이고, 한국돈으로 대략 20만원 정도겠지요. 크렉 호큰베리도 프로그래머와 디자이너의 인건비가 시간당 150-200달러 정도라고 공개했습니다. 이는 프로그래머가 열시간만 일해도 200만원 이상을 번다는 뜻인데, 미국은 이렇게 인건비가 비싸니 어플을 많이 팔아도 수익이 남기 어렵죠. 그에 비해 한국은 인건비가 워낙 싸기 때문에 (노력의 가치를 잘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대단히 부정적이긴 하지만), 가격 경쟁력은 분명히 있습니다.

아래아 한글 부터 네이버까지, 한국인이 개발한 서비스나 프로그램은 한국에서만 인기를 끌었고, 외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예가 거의 없는데, App Store에서 활동하는 한국 개발자가 더 많아진다면, 한국인도 세계적인 인기 어플을 많이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다면 한국인도 우물안의 개구리를 넘어서, 세계인과 어께를 나란히하게 되겠죠.

이처럼 국제무대에서 당당하게 경쟁하기 위해선, 그만큼 외국 문화에 대한 수용성을 기를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인이 개발한 서비스가 외국에서 인정받지 못했듯,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외국인이 좋아하는 서비스도 한국에서 크게 성공하지 못한 예가 많죠. 아이팟만 해도 미국에 비하면 한국에서는 인기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팟을 쓰는 사람이 늘어야 아이팟 어플을 개발하는 사람도 늘지 않겠습니까? 이처럼, 문화적 수용성을 키울수록, 세계를 상대하는 능력도 커지는 법입니다.

인터넷과 컴퓨터 기술이 발달하고, 문화 상품에 대한 수요가 커질수록 세계인을 상대로 컨텐츠를 판매할 기회는 늘어납니다. 예를 들어, TuneCore라는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자신이 녹음한 음악을 iTunes Store 등의 온라인 뮤직 스토어에 등록하고 판매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에서는 Kindle용 ebook을 iPhone/iPod Touch에서도 읽을 수 있도록 Kindle for iPhone 어플을 내놓았는데, 앞으로는 자신이 쓴 책을 아마존에서 ebook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등록하는 길이 열릴지도 모르죠. 그리고 영어로 블로그를 운영한다면 누구라도 구글을 통해 찾아오는 많은 방문객을 맞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세계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는 것이죠.

물론 여려분 중 많은 분은 "나는 그런 일을 하기엔 너무 늦었다"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직 젊은 10대, 20대라면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인을 상대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를 꿈꿔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새로운 세대는 더 열린 마음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또한 세계로 진출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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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 애플은 아이튠스를 통해 어플을 구입할 수 있는 어플 스토어를 공개하였습니다. 아이팟과 아이폰 터치를 위한 어플 (어플리케이션)을 판매하는 이 스토어는 5개월만에 10,000개가 넘는 어플리케이션이 등록되었고, 3억 번 다운로드가 발생할 만큼 인기가 높습니다.

어플 스토어에는 한국인이 만든 어플도 가끔 볼 수 있는데, 개인이 만든 어플 뿐 아니라 다음에서 다음 tv팟 (다음 인기 동영상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내놓고, 미투데이에서 me2DAY client를 내놓는 등 한국 회사들도 어플을 내놓았더군요. 지금까지 애플 관련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한 예가 적은데, 어플 스토어가 새로운 경향을 만들어낼찌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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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A용 어플은 이미 Palm과 WM용으로 많은 제품이 나왔고, 따라서 기존의 제품의 아이디어를 아이폰이나 아이팟 터치로 변환한 제품도 많지만, 전에 없던 새로운 아이디어도 쉽게찾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오카리나는 아이폰 마이크로 바람을 불면서 터치 스크린을 손가락으로 만지며 진짜 오카리나처럼 연주를 하도록 해줍니다. Colorblind Avenger는 색맹자를 위한 프로그램인데, 아이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사진의 특정 부위가 무슨 색깔인지 말해줍니다. iStethospoce는 청진기 프로그램인데, 아이폰의 마이크를 목에 대면 소리를 확대해 이어폰으로 들려줍니다. 어플 스토어에는 소수만을 대상으로 한 틈새상품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Risk Dice Roller는 리스크라는 보드게임에서 주사위를 대신 던져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사실 리스크를 할 때 주사위 던지고, 이에 따라 병사 숫자 계산하느라 시간이 많이 드는데 이 프로그램을 쓰면 편리하겠단 생각이 드는군요.

어플 스토어가 인기를 끌면서, 어플리케이션을 판매하는 사람들이 많은 돈을 벌리라고 상상하기 쉽지만, 내부를 잘 들여다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듯 싶습니다. 최근 어플 개발자인  크렉 호큰베리는 스티브 잡스에게 보낸 공개편지에서 "1달러짜리 싸구려 어플 때문에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에 따르면 디자이너나 프로그래머의 시급이 150-200달러이기에, 대략 세 달 개발비로 8만 달러가 필요하고, 이 제품을 1달러에 판매한다면 수익분기점에 이르기 위해 115,000 개를 판매해야 합니다 (개발자는 어플 스토어 가격의 70%를 받습니다). 이처럼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제품은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만약 정말 좋은 제품을 6-9개월 동안 개발해 1달러에 팔려면 20-30만개를 팔아야 하는데, 이는 너무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개발에 엄두를 내기 힘들죠. 그런데 다른 회사에서 1달러 제품을 많이 내놓기 때문에 자신들도 1달러 제품을 내놓을 수 밖에 없고, 따라서 개발비가 많이 들어가는 좋은 제품은 내놓기 힘들다는 주장입니다.

호큰베리가 지적하는 어플 스토어의 상황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Bad money drives out good) 좋은 예입니다. 나쁜 돈이나 제품 때문에 좋은 돈이나 제품이 사라지는 현상을 지적한 이 말은, 토마스 그레샴 (Thomas Gresham)의 이름을 따 그레샴의 법칙이라고도 부릅니다. 엘리자베스 1세가 여왕으로 즉위할 당시, 영국의 화폐는 대단히 가치가 낮았는데, 그레샴은 그 원인이 엘리자베스의 아버지인 헨리 8세가 은화에서 은의 함량을 낮추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은의 함량이 높은 옛 은화와 함량이 낮은 새 은화가 함께 통용이 되자 사람들은 옛 은화는 자신이 보관하고 새 은화는 남에게 건네 결국 시중에 돌아다니는 은화는 모두 은의 함량이 낮았죠. 결국 엘리자베스 여왕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은의 함량을 높인 새로운 은화를 도입하고, 이로 인해 영국 은화의 가치는 올라가게 됩니다.

물론 오늘날엔 은이나 금이 들어간 돈이 없긴 하지만, 생활 속에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예는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원화를 외화로 환전 할 때 외화 동전으로 바꾸면 정상 환율의 70%로 환전할 수 있습니다. 즉, 유로 환율이 2000원이라면, 1유로 동전은 1400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는 말이죠. 만약 1000 유로를 동전으로 바꾸면 지폐로 바꿀 때 보다 60만원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유로 동전은 구하기가 극히 힘들고, 특히 휴대하기 좋은 2유로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2유로 동전 500개 (1000 유로)는 무게가 4.25kg이라 유럽으로 운반이 가능하지만, 10센트 동전 10000개 (1000 유로)는 41kg이라 운반이 불가능하죠. 따라서 환율이 좋으면서 휴대성이 좋은 2유로는 양화, 환율이 좋지만 휴대성이 나쁜 10센트는 악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외국에서 동전을 쓰다가 한국으로 가져온 사람들은 정상 환율의 50%로 환전을 합니다. 하지만 한 번 창구를 거쳐 들어간 다양한 동전들 중, 2유로 짜리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일반인이 구할 수 있는 동전은 10센트 짜리 몇 개 뿐이죠.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또 다른 예는 중고차 시장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중고차 상인은 좋은 차가 들어오면 자신과 자신의 주변 사람들을 위해 남겨두고, 별로 좋지 않은 차는 일반인에게 판매합니다. 일반인은 이런 사실을 알기에 중고차는 모두 가치가 낮다고 상상을 하고, 따라서 가격을 무조건 깎으려고 합니다. 만약 비싼 값에 "좋은 차"를 샀다가 나중에 나쁜 차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억울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중고차 시장에서는 매우 싸지만, 문제가 있는 차들만 거래되고, 좋은 차는 찾기 힘듭니다 (이는 미국의 경우이고, 한국의 중고차 시장이 어떤지는 잘 모릅니다).

중고차 시장에서 좋은 차를 구하기 어려운 이유는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입니다. 정보의 비대칭성이란, 둘이 거래를 할 때, 한 쪽은 정보가 많은데, 한 쪽은 정보가 없다는 뜻입니다. 중고차 시장에서 중고차 딜러는 차를 잘 알기에 어떤 차가 좋은 차인지 알지만, 중고차를 사는 사람은 일반인이기에 그냥 봐서는 어떤 차가 좋은지 알 수가 없죠. 따라서 중고차 딜러가 일방적으로 정보가 많고, 구매자는 정보가 적기에 피해의식에서 낮게 가격을 부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다 보니 시장 자체가 망가지는 것이죠.

요즘은 인터넷 시대라 모두가 모든 정보를 알 것 같지만, 정보의 비대칭성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정부나 특정 집단이 차단을 하는 정보는 일반인이 알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 정부는 은행의 해외부채 롤오버율이 얼마인지 공개를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일반인은 이러한 정보가 없고, 은행의 외환 상황이 어떤지 알 수가 없습니다. 또한 복잡한 사실에 대해 자신이 원하는 내용만 강조함으로 사실을 왜곡할 수가 있죠. 전에 쓴 글에서 국내 은행의 예대율이 140%정도라고 언급하였는데, 정부에 따르면 103%가 맞죠. 이러한 차이는 CD를 예금에 포함하느냐에 따라 발생합니다. 그런데 자세한 내용을 모르는 사람은 정부가 "140%는 과장이고 사실은 103%가 맞다"고 하면 그냥 그런줄 알고 넘어갈 것입니다. 또한, 명백한 정보가 공개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를 찾아보지 않는다면 모르는 법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일간신문이나 방송, 그리고 포털에서 많은 정보를 얻습니다. 따라서 언론이나 주요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오지 않는 소식은 모르고 지나가는 법이죠. 그렇게 본다면 언론은 어떤 내용을 보도하는지 결정함으로 국민의 생각을 한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번 경제위기에서 나타난 한가지 현상은, 일반인들이 이러한 정보의 비대칭성을 깨려는 노력을 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물론 아직도 대부분의 일반인은 자신이 정보가 부족하다는 사실 조차 모르긴 하지만, 많은 분들이 "정부의 발표, 언론의 보도를 넘어서는 진실"을 찾고자 능동적으로 검색을 하고, 블로그를 방문하고, 책을 읽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러한 노력이 많아질수록, 정보의 비대칭성은 줄어들 것입니다.

그러면 앞서 말한 어플 스토어로 돌아가서, 어떻게 하면 1달러 짜리 어플 때문에 고급 어플의 개발이 어려운 상황을 바꿀 수 있을까요? 그 해답은 간단합니다. 지금 어플 스토어는 간단한 설명, 스크린샷 몇 장만 제공할 뿐, 데모 버전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돈을 내고 어플을 산 후에야 그 어플이 얼마나 좋은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는 개발자는 어플에 대한 정보가 많은데, 일반인은 그 어플에 대한 정보가 없는 정보의 비대칭 상황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람들이 어플을 다운 받아 며칠간 쓸 수 있도록 한 후 구매를 결정하도록 제도를 바꾼다면 (쉽게 말해 데모 버전을 공급한다면), 5달러 짜리 어플이라도 마음에 들면 살 것입니다. 사실 팜용 어플이 보통 10-30달러 수준이었음을 생각할 때, 5달러 어플도 대단히 싼 편이죠. 단, 팜용 어플은 데모 버전이 있었지만 어플 스토어 어플은 데모 버전이 없기에 비싸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현실에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중요한 이유는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이고, 따라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보의 비대칭성을 줄이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결국 투명한 사회가 부조리를 없앤다고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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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iPod과 iPhone의 성공에 힘입어 이제 애플은 소수의 마니아만을 위한 회사가 아니라, 대중을 위한 제품을 만드는 회사로 거듭났습니다. 하지만 애플이 iPod으로 유명해지다 보니, 애플을 그저 "운좋게 MP3 하나 잘 만들어 성공한 회사"라는 식으로 평가하는 사람도 늘어났죠.

하지만 엄밀히 말해 애플이 iPod으로 성공을 거둔 원인은 애플이 그만큼 소비자의 마음에 맞는 제품을 만드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죠. 특히 애플은 30년 넘게 컴퓨터를 만들어 오면서개인용 컴퓨터의 발달에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럼 구체적으로 애플이 개인용 컴퓨터에 영향을 끼친 다섯가지 영역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죠.

5. 마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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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는이미 60년대 개발된 기술이지만, 애플에서 매킨토시를 내놓기 전 까지는 대중화된 적이 없지요. UNIX나 DOS 처럼 텍스트 기반의 운영체제를 쓰던 시대에는 마우스가 별로 유용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애플은 매킨토시를 내놓으면서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 (GUI)를 기반으로한 운영체제를 소개했고, 이러한 운영체제는 꼭 마우스가 필요하기에 마우스는 매킨토시 초기 모델 부터 필수 입력도구로 자리잡았죠. 그 이후 MS에서도 Windows라는 GUI운영체제를 내놓으면서 마우스는 컴퓨터를 쓰는데 필수 장비가 되었죠.

4. Wi-Fi
1999년, 맥월드 액스포에서 스티브 잡스가 iBook에 아무런 선도 연결하지 않은 채 인터넷 접속을 했을 때, 사람들은 박수를 쳤습니다. 그 당시에는 인터넷은 곧 유선 인터넷이었기에 무선 인터넷을 쓰는 모습이 신기했기 때문이죠. 애플은 당시 신기술인 Wi-Fi를 바탕으로 한 AirPort를 내놓아 무선랜 대중화에 기여하죠. 그 후 10년이 되지 않아 무선랜은 컴퓨터 사용 환경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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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키보드를 스크린 가까이 배치한 노트북
애플에서 처음 내놓은 포터블 컴퓨터는 무게가 7kg이 넘는 괴물이였고, 당연히 잘 팔리지도 않았습니다. 그 후, 절치부심 끝에 새로 내놓은 파워북 시리즈는 노트북 업계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되죠. 파워북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키보드를 화면 가까운 쪽에 배치함으로 자연스럽게 손목을 컴퓨터 본체에 기댈 수 있도록 한 디자인이었습니다. 지금은 표준화한 디자인이지만, 그 당시 다른 노트북은 아무 이유 없이 키보드를 화면에서 멀게 배치함으로 (사진), 손을 허공에 유지한 채 타자를 쳐야 했습니다. 작은 차이지만, 애플의 창의성이 노트북 디자인의 흐름을 바꾸어 놓은 예이지요.

2. 베이지색 컴퓨터의 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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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90년대 말 화려한 색상의 iMac과 iBook을 내놓으면서 "베이지 색 컴퓨터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습니다. 당시 광고를 보면 여러 사람이 나와서 "베이지 색은 특징이 없고 지루하다"고 불평을 늘어놓죠. 전통적으로 베이지색만 써온 애플의 광고 치고는 대단한 용기 (또는 뻔뻔스러움)가 필요한 광고였습니다. 어쨌든 애플의 의도대로 베이지 색 컴퓨터의 시대가 끝나기는 하였는데, 애플이 iMac과 iBook, 그리고 G3 맥에서 보여준 화려하고 다양한 색상은 컴퓨터 산업에 퍼지지 않았고, 요즘 나오는 컴퓨터는 대부분 은색과 검은색, 흰색이더군요. 애플도 요즘은 화려한 색상의 컴퓨터는 내놓지 않지만, 그 대신 아이팟 나노와 셔플만은 90년대 iMac 처럼 다양한 색상으로 만들지요.

1. USB

USB는 애플에서 개발한 것이 아니라 인텔과 MS를 비롯한 몇몇 회사가 내놓은 표준이죠. 하지만 애플이 1998년 주변기기 연결 포트로는 USB 밖에 없는 iMac을 내놓으면서 순식간에 주목받기 시작했지요. 물론 기존의 PS/2 포트나 병렬포트가 워낙 구식이라 언젠가 USB 포트로 대치될 것이긴 하였지만, 애플이 USB를 전적으로 지지함으로 이러한 전환이 매우 빠르게 이루어졌음을 부인하긴 어렵습니다. 만약 애플의 선택이 없었더라면 컴퓨터 제조사는 "USB를 장착한 컴퓨터를 내놓으려 해도 여기 연결할 주변기기가 없다"고 했을 테고, 주변기기 제조사는 "USB용 주변기기를 내놓으려 해도 이를 연결할 컴퓨터가 없다"고 했을 테니까요. 이런 식으로 사장된 컴퓨터 기술이 많다는 사실을 생각해 본다면, 애플의 업적이 크다고 하겠습니다.


그러고 보면 의외로 애플의 혁신 중 애플이 자체 개발한 기술은 별로 없군요. 즉, 이미 나온 기술을 잘 활용해서 사용자가 쓰기 좋게 포장해 내 놓는 것이 애플의 강점으로 보입니다. 또 하나, 애플이 80년대에 밀던 SCSI나 그 후에 밀던 Firewire 등은 지금까지 그리 큰 성공을 못거두거나 사장되었죠. 그에 비해 90년대 말 이후에 선택한 USB나 Wi-Fi는 큰 성공을 거두어 일반 PC에도 표준으로 자리잡았죠. 이를 볼 때 애플이 성공할만한 신기술을 알아보는 눈이 좋아졌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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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TAG , 애플, 혁신


아래 도표는 MarketShare에서 발표한 주별 맥 사용자 비율입니다. 색이 진할 수록 맥 사용자 비율이 많은데, 지역간 차이가 꽤 크네요. MarketShare에서는 이 지도가 2004년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비율과 비슷하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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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서 지도를 찾아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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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은 민주당, 붉은색은 공화당 후보가 승리한 주입니다. 어느 정도는 비슷하네요.

같은 선거를 좀 더 자세히 분류한 지도입니다. 파란색에서 붉은색까지 지지율에 따라 색이 바뀌는 지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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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도도 어느 정도 맥사용자 비율 지도와 일치하네요.

The Apple Core 에서는 이러한 결과를 놓고, "민주당원과 공화당원이 각각 특정한 컴퓨터에 매력을 느끼는 경향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물론 맥사용자가 모두 민주당원이라거나, PC사용자는 모두 공화당원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어차피 맥 사용자가 20%를 넘는 주도 없기 때문에), 어쨌든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이 많은 지역에 맥 사용자가 많은 것은 의미가 있는 결과라고 하겠습니다.

미국 민주당은 공화당에 비해서는 더 진보적인 정당이죠 (외부에서 보기엔 충분히 진보적이지 못해서 "짝퉁 진보"라는 말이 나올 수 있긴 하지만). 맥도 전통을 뛰어넘는 혁신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진보와 색깔이 맞는 면이 있죠.

애플의 정신을 잘 표현한 Think Different 광고를 보면 확실히 애플은 전통을 중시하는 공화당 보다는 개혁적인 민주당에 가까워 보입니다.


또한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앨 고어가 애플 이사회의 일원이고, 스티브 잡스가 민주당 후원자로 알려져 있으니, 실제로도 애플과 민주당은 관계가 있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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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 고어의 사무실. 커다란 애플 모니터를 세 대나 쓰다니 애플 광신도 답네요)

정말 맥과 정치적 성향 사이에 관계가 있을까요? 그리고 한국 맥 사용자 중에 정치적으로 보수적이지 않은, 즉 진보적인 사람이 많을까요?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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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파리의 가장 큰 전자매장이랄 수 있는 Les Halles 의 FNAC에 가보면 iRiver제품이 많았습니다. 당시엔 플래시 메모리 MP3 플레이어가 대세였고, 작은 제품을 잘 만드는 한국 회사들 (iRiver나 Cowon)이 세계의 MP3 플레이어 시장을 석권한 상태였죠.

하지만 지금 같은 FNAC 매장에 가보면 아이리버가 있던 자리에 iPod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는 파리 뿐 아니라 뉴욕이나 암스테르담 등 다른 도시도 비슷한 현상입니다. 즉, 3-4년 만에 아이리버는 시장 주도자의 자리를 아이팟에 완전히 내준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아이리버의 몰락을 애플이 돈으로 시장을 잠식해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아이리버는 애플에 비하면 중소기업이고, 따라서 애플과 돈으로 경쟁하면 질 수 밖에 없죠. 하지만 그런 식으로 따진다면 애플보다 훨씬 돈이 많은 마이크로소프트의 Zune은 왜 MP3 시장에서 자리를 못잡고 고전할까요? 또한 애플과 비슷한 규모의 삼성은 왜 Yepp을 많이 팔지 못할까요? 그리고 아이리버는 규모는 작지만 시장을 이끌던 회사인데, 왜 1등의 자리를 그렇게 쉽게 내주었을까요?

저는 그 이유가 제품철학의 부제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90년대 말에 돌아온 이후에 계속 스티브 잡스의 철학을 담은 제품을 내놓아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그의 철학은 단순한 디자인, 사용의 편리성으로 요약할 수 있죠.

MP3 플레이어를 놓고 생각합시다. 미국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 보다 기계를 다루는 능력이 떨어집니다. 따라서 복잡한 기능을 넣으면 매우 어려워 합니다. 애플이 주목한 점은, MP3 플레이어에 너무 많은 옵션이 있으면 사용자가 혼돈을 느낀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애플은 MP3 플레이어에서는 플레이리스트를 고치거나 곡을 삭제하지 못하고, iTunes라는 전용 프로그램에서만 곡을 다룰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러한 작은 변화가 미국 사람들의 사용 방식에는 딱 들어 맞아서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었지요.

또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디자인입니다. 애플의 아이팟은 두 개의 네모와 하나의 원을 기초로 합니다 (셔플은 하나의 네모와 하나의 원이군요).  1세대 아이팟에서 최근의 아이팟 클래식까지 모두 동일한 디자인 원칙을 따릅니다 (iPhone은 iPod Touch와 함께 새로운 디자인 형식을 따랐지요).  따라서 한 방향으로 디자인이 발전하면서, 점차 디자인이 세련되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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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판매중인 아이팟과 아이폰. 디자인의 일관성이 돋보인다)

아이팟이 처음 나올 때 부터 지금 처럼 인기를 끈 것은 아닙니다. 1세대 아이팟은 너무 크고, 너무 비싸서 인기가 없었죠. 하지만 애플은 단순한 디자인과 사용의 편리성이라는 원칙을 따르면서 계속 제품을 개선했습니다. 지금은 세계의 어느 회사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인기가 많은 제품이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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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팟과 아이맥의 옆모습. 이러한 디자인의 통일성은 제작자의 일관된 철학에서만 나올 수 있다)


그에 비해 아이리버는 제품 철학을 찾기가 힘듭니다. 한국 회사는 철학을 구현하는 제품을 만들지 않고, 돈을 벌기 위한 제품을 만들지요. 따라서 소비자가 이런 제품을 원한다고 생각하면 이런 제품을 만들지만, 소비자의 기호가 바뀌었다고 생각하면 완전히 다른 제품을 내놓습니다. 그러니 아이리버는 인터넷 기능이 들어간 제품을 개발하다 중단하기도 하고, 최근엔 eBook이나 네비게이션 쪽으로도 영역을 넓히기도 하지요. 다 좋은데, 이렇게 수많은 제품이 모두 표현하는 공통점은 무엇입니까? 공통된 디자인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아마 아이리버는 쉽게 답하지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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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버의 다양한 제품들. 하나씩 놓고 보면 모두 좋은 제품인데, 통일성은 없다)

이는 아이리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삼성도 규모는 크지만 철학 있는 제품을 만들어 내지는 못합니다. 현대도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지만, "왜 이런 차를 만들었느냐?"고 물을 때, 차의 철학을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그러니 현대 자동차를 사는 사람은 많아도 현대 자동차의 팬은 없는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크고 오래 된 기업은 대부분 철학이 있습니다. 한국의 대부분의 기업은 "싸고 품질 좋은 제품" 이상의 철학이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 기업이 규모에 비해 세계적으로 인정을 못받는 것입니다.

한국이 개도국일때는 싸고 품질 좋은 제품만 만들어도 괜찮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선진국이 되려면 철학이 담긴 제품을 내놓아야 합니다. 철학이 담긴 제품은 남을 따라 만들어서는 생겨날 수가 없습니다. 고집스럽게 자신의 확신을 믿으며 한 길을 가야 탄생하지요.

지금 한국 사회는 "싸고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드는데 너무 익숙합니다. 쉽게 말해 "무조건 열심히 일해 생산단가를 낮추면 된다"는 생각이지요. 하지만 한국이 개도국 경제에서 선진국 경제로 바뀌려면 무조건 열심히 일하는 사회가 아닌, 생각하면서 일하는 사회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렇게 될 때, 삼성이 노키아를, 아이리버가 애플을 뛰어 넘는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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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아수스의 eee는 무게가 0.9kg 밖에 나가지 않는 초경량 노트북입니다. 그런데 이 작은 노트북에 맥 OSX 레오파드를 까는데 성공한 사람이 있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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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레오파드는 SSE3를 지원하고 eee는 SSE2를 지원하기 때문에 깔기 어렵지만, 해킹과 일명 "삽질"로  기술적 장벽을 극복하였다고 합니다.

레오파드가 초경량 노트북에서 돌아간다면, 애플에서 아예 초경량 노트북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아무리 레오파드가 돌아간다고 해도, 애플의 하드웨어까지 갖추어야 진정한 맥킨토시이기 때문이죠. 그렇지 않아도 애플에서 만든 초경량 노트북이 나온다는 소문이 올해 내내 들렸는데, 언젠가 실체가 드러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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