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을 비정규직법이 시행되면서 이를 둘러싼 여야, 언론, 기업, 노조 간의 대립이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보수언론의 보도로는, 비정규직법은 2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규정하기에 경기 침체 상황에서 기업이 따르기가 어려운 법이고, 이로 말미암아 기업들은 업무에 익숙해진 비정규직 근로자를 해고해야 하고, 비정규직 근로자는 정든 직장을 떠나 실직자가 돼야 하는, 모두에게 해로운 법입니다. 그러니 한나라당이 이 법의 시행을 유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것도, 보수언론이 해고 위기에 몰린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눈물 나는 사연을 연일 보도하는 것도 당연하죠.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무언가 이상합니다. 평소에 강남 아파트값 떨어지는 게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일인 듯 호들갑을 떨던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이 갑자기 노동자의 보호자를 자처하는 꼴도 이상하고, 노동자가 이 법의 제일 큰 피해자라는데 노동자를 대표하는 양대 노총은 이 법의 시행 유예를 반대한다는 점도 이상합니다. 과연 비정규직법을 둘러싼 공방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우선, 비정규직법 탄생의 배경을 돌아봅시다. 90년대 이후 근로자의 월급이 많이 오르면서 기업들은 싼값에 노동력을 얻기 위해 정규직을 줄이고 비정규직을 늘였습니다. 비정규직 근로자는 해고도 쉽고, 월급도 정규직 근로자보다 적기 때문이죠. 문제는 비정규직이 늘어나면서 안정된 일자리가 점차 줄었고, 이는 젊은이들이 좋은 직장을 얻지 못해 방황하는 사회문제를 낳았죠. 또한, 비슷한 일을 하는데 정규직은 좋은 대우를 받고, 비정규직은 나쁜 대우를 받는다는 점에서 형평성의 문제도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은 비정규직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비정규직 근로자의 사용기간을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합니다. 그에 비해 민주노동당은 아예 웬만해서는 비정규직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사용사유의 제한을 주장하죠. 이렇게 의견이 갈리자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의 손을 들어주고, 결국 이 법은 민주노동당을 제외한 여야합의로 2006년 통과되었습니다.

한나라당이 비정규직법 통과에 협조했다는 사실은 당시 기준으로는 기업인들이 이 정도까지는 용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뜻입니다. 즉, 좋은 인력을 싸게 부리고, 마음대로 해고하는 제도는 사회적 반발을 고려할 때 어차피 영원히 지속할 수 없었고, 조금 희생하는 모양이라도 내서 여론을 달래려면 비정규직을 2년까지 고용하도록 허용하는 법을 받아들이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을 했다는 말이죠.

그런데 최근에 경제위기가 닥치면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노동시장엔 비정규직이라도 고용만 시켜주면 열심히 일하겠다는 사람으로 넘쳐났고, 이렇게 좋은 상황을 법이 무서워 활용하지 못하면 안된다는 쪽으로 생각이 미친 것이지요. 이러한 기업인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기업인들의 대표인 전경련뿐 아니라 한나라당, 보수언론 등이 일사천리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들의 움직임은 너무나 손발이 잘 맞기에 한편의 싱크로나이즈드 수영을 보는 듯한 착각마저 일으킵니다. 특히, 정규직 전환 제의를 받은 사람이 "나는 비정규직이 좋다."며 거절했다는 모 언론의 기사는 눈을 의심케 할 정도로 놀라웠습니다.

객관적으로 봐서 비정규직법은 그리 복잡한 문제가 아닙니다. 여론에 밀려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조금 양보할 용의가 있던 기업인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경제환경이 조성되자 과거의 양보를 철회하고 이득을 극대화하겠다고 나서는 것뿐입니다. 그런데 대부분 언론은 일방적으로 기업인들의 주장만 되풀이할 뿐 아니라, 이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과장 보도까지 서슴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비정규직법에 따르면 2년 이상 비정규직을 사용하면 해고하든지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비정규직법에 따르면 2년 이상 비정규직을 사용하면 무기계약직으로 간주할 뿐,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습니다. 무기계약직은 해고할 때 정당한 사유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비정규직과 다를 뿐, 처우는 비정규직과 다르지 않습니다. 즉, 2년이나 고용을 했으면 월급은 못올려주더라도 최소한 이유 없이 해고를 하지는 말라는 것이 법의 요지입니다. 사실 별것도 아닌, 매우 당연한 내용이지요. 그런데 기업인들은 그나마 하기 싫다고 이렇게 난리를 부리고 있습니다. 만약 이 법이 정말 "2년 이상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자동 전환된다"는 내용이었다면 기업인들이 촛불 시위라도 벌이지 않았을까요?

비정규직법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논쟁은 결국 한치의 이익도 포기하기 싫은 기업인들과 이들의 뜻에 따라 열심히 움직이는 한나라당, 보수언론이 일으키는 헛 소동일 뿐입니다. 이번 논쟁은 한국에서 근로자의 권익을 눈곱만큼이라도 증가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보여주는 한국 사회의 슬픈 자화상입니다.

참고글
한겨레 “어떻게 만든 법인데 시행도 안해보고 유예하자고?”
이정환닷컴 비정규직법? "개정 실패"가 아니라 "저지 성공"이다.
민주당 김상희 의원, 비정규직법과 대량해고 그 진실은?
프레시안 '해고대란' 타령은 거짓말…"기자들아 법부터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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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서양 언론은 만우절인 4월 1일이면 전혀 사실과 다른 기사를 장난삼아 내놓는 일이 많습니다. 대부분의 서양 독자는 이러한 풍습에 익숙하기 때문에 잘 속지 않지만 (물론 아주 정성들여 속이는 경우엔 속을 수도 있겠죠), 한국인은 깜빡 속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한국의 언론도 이러한 장난 기사를 열심히 보도했다가 April's Fool (만우절 거짓말에 속는 사람)이 되는 일이 잦죠.

올해 만우절엔 중앙일보가 가디언의 장난 기사를 보도했다가 April's Fool이 되는 영예 (?)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연합뉴스는 "우리도 뒤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뒤늦게 장난 기사를 진지하게 보도하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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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사이트에 뜬 연합뉴스 기사는 우리에게 친숙한 만화인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의 실제 주인공인 하이디 슈발러(92)에 관한 내용입니다. 슈발러는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가 베스트셀러가 되자 유명인이 되어 전세계를 여행하였고, 결혼을 약속했던 목동과 파혼하고 메니저와 결혼하였으며, 나중에 이혼하고 다시 목동과 결혼하였으나 결국 그 목동은 알콜중독자가 되었다는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댓글에서 "만우절 기사"라는 말이 나오길래 조사를 해보았습니다.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는 만화로 유명하지만 요한나 스피리 (Johanna Spyri)가 쓴 소설이 원작입니다. 그런데 스피리는 1901년에 죽었습니다. 따라서 요한나가 쓴 소설의 실존인물이라면 지금 살아 있을 가능성이 거의 없고, 살아 있다 하더라도 92세일리는 없는 것이죠.

여기서 이 기사가 사실을 근거로 하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히 드러나지만, 확실한 증거를 찾기 위해 이 기사의 원문기사를 찾아봤습니다. 이는 구글에서 Heidi spyri swiss April's fool 등을 넣으니까 바로 뜨더군요. 바로 이 기사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론 여기 댓글에는 만우절 기사임을 깨달은 독자들의 글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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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국 언론도 매해 이런 일을 겪다 보니 요즘은 실수를 덜 하기는 하는데, 이번엔 하루 늦게 기사를 읽고 보도하느라 경계태세 (?)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중앙일보 뻘쭘하지 않게 동료애를 발휘한 연합뉴스와, 연합뉴스만 믿다가 같이 낚인 모든 언론사에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

P.S. 조선일보 사이트에서 이 기사가 삭제되었네요. 아마 실수를 깨달은 듯 합니다.

[혹시 이 일에 대해 기사로 보도할 분은 제 블로그에 대한 언급 없이 자료를 참고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블로그에 퍼갈 분도 마음대로 퍼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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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모든 경제 문제를 노무현 정부 탓으로 돌리던 조선일보는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당선되자 논조를 바꿔, "경제문제는 결국 경제환경 탓"이라는 새로운 주장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박정훈 경제부장이 쓴 이 당선자가 해도 될 ‘선의(善意)의 위약’ 이라는 칼럼은 그러한 변화를 잘 보여주는 예입니다. 특히 다음 문장을 보면, 앞으로 5년간 조선일보가 경제에 대해 어떤 주장을 펼칠찌 쉽게 예상이 갑니다.

기업들이 투자를 꺼린 데는 노무현 정부의 ‘불확실성 리스크’ 탓이 컸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환경 탓도 있겠지만, 기업이 투자할 아이템을 못 찾았기 때문이다.

기업이란 돈을 벌 것 같으면 지옥에라도 투자를 한다. 한국 경제가 활력을 잃은 근본 원인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새 대통령이 아무리 미더워도 대통령 얼굴만 보고 경제가 마술처럼 살아날 수는 없다.
즉, 기업 투자가 위축된 원인은 노무현 정부 때문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못했기 때문이고, 따라서 이명박 후보가 아무리 노력해도 쉽게 경제를 살리기는 힘들다는 뜻입니다. 박정훈 부장은, 그렇기 때문에 무리해서 7% 성장이라는 목표를 이루지 않아도 괜찮다고 이 당선자를 격려합니다.

세상에, 아직 정권 인수도 안한 정부의 경제 부진을 미리부터 두둔하는 신문은 조중동 밖에 없을 것입니다. 노무현 정부때 경제 부진은 모두 노무현 정부 때문이라고 그렇게 욕을 해 놓고, 그 말을 믿은 국민들이 경제를 살리겠다는 이명박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고 나니, "사실 대통령이 믿음직 스럽다고 경제가 살아나겠나? 경제 부진은 대통령탓이 아니라 기업이 성장 동력 발굴을 못한 탓이지"라고 말을 바꾸니, 조선일보 말 믿은 국민만 바보된 것이지요.

조선일보는 이명박 후보의 당선이 기정사실화하던 12월 초에 이미 일자리 안 느는 이유는 뭘까 라는 기사를 통해, 일자리가 안느는 이유는,
  1. 공장자동화 확산
  2. 중소기업 경영난
  3. 지속적 구조조정
  4. 구인·구직 불일치
라고 밝혔습니다. 즉, 일자리는 정부의 경제 운영 미숙으로 인한 결과가 아니라, 그냥 하나의 경제현상이고, 따라서 구직자가 눈높이를 낮춰야지, 정부탓을 하면 안된다는 말이지요. 노무현 정부때도 이러한 말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노무현 정부 시절의 취업난은 노무현 정부 탓이고, 이명박 정부 시절의 취업난은 경제상황 탓이라니 너무 대놓고 편들기를 하는군요.

어쨌든 이제 조선일보에 따르면 경제가 잘 성장하지 않든, 일자리를 찾기 힘들건, 정부 탓 할 생각은 하지 말아야 겠군요. 그래야 5년 후 다시 한 번 한나라당 후보를 뽑을 마음이 들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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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상식은 대부분의 사람이 알고 동의하는 지식입니다. 많은 경우, 우리는 법의 판결의 기다리지 않아도 상식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죠. 그런데 조선일보가 보기엔 삼성의 비리를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는 상식적으로 대단히 문제가 큰 사람인 듯 합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상식 파괴' 세상 이라는 칼럼을 통해 그를 옥소리와 함께 상식 파괴의 주범으로 몰아갈 이유가 없었겠죠.

수천억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경영자가 잘못인지, 그러한 잘못을 지적한 변호사가 잘못인지는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쉬운데, 조선일보의 상식은 우리의 상식과 다른 듯 합니다. 어쩌면 이 글을 쓴 김영수 산업부장의 말대로 "요즘은 뭐가 상식적인지조차 알 수 없는 세상이 돼 버렸"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에는 이렇게 말도 안되는 글을 보면 혼자서 분개하고 말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블로그에 글을 올려 왜 이런 글이 잘못되었는지를 지적할 수 있으니 다행입니다. 이제는 블로그를 통해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인터넷이 없던 시절, 일반인은 신문과 방송에 나오는 내용을 받아들이기만 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나누고, 남의 의견을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언론매체가 대중을 지배하였다면, 이제는 대중이 스스로 언론의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물론 일반인이 블로그에 쓰는 글은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기자의 글 보다 수준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네티즌의 감각이 살아있기 때문에 더 재미있고, 가려운 곳을 잘 긁어주죠. 예를 들어, 언론이 삼성 눈치, 한나라당 눈치 보느라 사실을 사실 대로 보도하지 못할 때, 블로거들은 네티즌이 공감할 만한 글을 많이 내놓았습니다. 만약 한나라당이 블로거들을 고발하는 일만 하지 않았다면 더욱 시원한 글이 많이 나왔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요.

언론이 재벌과 권력의 눈치를 보는 우리나라에서, 대중의 상식을 지켜주는 역할은 블로그가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 언론의 타락을 한탄 하지만 말고, 각 사람이 작은 대안 언론을 시작한다면 어떨까요? 블로그를 운영하고 블로그에 방문하는 여러분과 제가 바로 이 나라의 대안 언론입니다. 우리가 대안 언론의 역할을 올바로 수행할 때, 이 사회가 상식을 되찾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리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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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운이라는 인터넷 언론에서 칼럼을 쓰던 이방주씨가 구속되었다는군요. 이방주씨는 이명박 후보에 대한 비방의 글을 썼다는 죄로 구속이 되었는데, 오늘 (6일)자로 구속에 대한 그의 심경을 알리는 그의 글이 올라온 것을 봐서는 다시 풀려난 것 아닐까 추측을 해봅니다 (이 부분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군요).

이방주씨는 이 글에서 자신이 정치검찰 때문에 억울하게 구속되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필자는 이명박 비판 글쓰기로 인해 정치검찰의 표적이 되어 있다.

필자를 포함한 반부패성향, 이명박 비판 성향의 논객들은 거의 한 명도 예외없이 잡아 족치고 있는, 편향된 이중잣대의 정치검찰은 필자가 언제 어디에 갔고 어디에 머물렀는지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

실로 무서운 정보력이었다. 3류논객 나부랑이에 불과한 필자도 그러한데, 이명박 비판 성향의 다른 유명 논객들은 그보다 더할 것임은 쉽게 짐작 할 수 있다.


참고로, 이방주씨는 친박근혜 반이명박 성향의 보수인사입니다.

그의 글을 뉴스타운에서 찾아 조금 읽어봤는데, 이명박 후보를 비난한 내용은 맞는데, 정말 구속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사실, 블로고스피어에 떠다니는 글을 보면 이보다 더 격한 내용도 많거든요. 만약 이러한 기준으로 구속을 한다면, 블로고스피어는 줄줄이 구속사태가 벌어지겠네요.

 본격적인 유세가 시작된 후, 선거법 위반으로 인한 고발이 줄어든 것 같다고 느꼈는데, 이런 일이 다시 벌어지는 것을 보니 마음이 안 좋네요.

추위가 뼈속으로 파고드는 겨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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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프랑스는 지금 운송노조 등의 파업으로 전국이 어수선한 상황입니다. 올해 대통령이 된 니콜라스 사르코지는 평소 이미지 답게 강격책으로 노조와 맞서는 중이고, 따라서 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태입니다.

동아일보는 이런 강경한 지도력이 마음에 들었는지 사설을 통해 사르코지를 "‘늙은 유럽’의 再起 이끄는 리더십"으로 찬양하였습니다. 아마 조중동의 사설 패턴에 익숙한 분은 그 다음에 어떤 말이 나올지 미리 짐작이 가실 겁니다.

한국은 지금 어떤가. 이들 3개국보다 훨씬 빨리 ‘조로증()’ 에 빠졌다. 공공부문은 여전히 ‘철밥통’이고, 공공과 민간을 통틀어 정치적 파업을 포함한 불법 파업이 기업경쟁력을 잠식하고 있다. 국민의 차기 정부 선택이 임박한 이 시점에도 대선 후보들의 리더십 경쟁은 찾아볼 수 없고, 정치권의 관심은 ‘범법자 김경준의 입’에 쏠려 있다.

역시나, 유럽은 이렇게 잘 되는데, 한국은 박정희 같은 지도자가 없어서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다. 그런데 김경준 때문에 사르코지 뺨치게 강경한 태도를 보일 불도저 같은 지도자를 포기할 것이냐고 묻습니다. 지긋지긋하게 들어온 "한국 위기론"과 "위기의 한국을 구해낼 것은 보수파 후보"라는 공식이지요.

그런데 사르코지가 한국에 대해 뭐라고 말했는지 아십니가? 지난 봄, 그가 대통령 선거운동을 하다가 했던 말입니다.

아시아의 용, 남한의 경제적 다이나믹을 좀 봐라 우리도 그렇게 될 수 있다
원문

네, 동아일보는 사르코지 같은 대통령이 한국을 프랑스 처럼 만들길 원하지만, 원조 사르코지는 프랑스가 한국 같이 되길 바라는군요. 대단한 역설입니다.

사실 지난 10년간 한국 경제의 발전은 눈부셨습니다. 빈부차가 벌어지고 중산층이 무너지면서 국민 대다수가 실질적으로 더 가난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10년전 한나라당 (신한국당)의 국정운영 실수로 일어난 외환위기를 극복하였고, 경제를 다시 살려낸 것은 부인하기 힘든 사실입니다. 그런데 보수언론이 늘 떠드는 것은 "한국은 이제 망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정말 세계가 우리나라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해선 관심도 없이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위기를 과대포장하는 것이지요.

물론 우리나라가 많은 위기 가운데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은 대통령이 강성노조에 휘둘리기 때문이 아니라, 대통령이 재벌에 휘둘리기 때문에 위기에 처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위기 해결을 위해선 재벌에 휘둘리지 않을, 청렴한 대통령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비리 문제 같은 건 덮어 버리고 무조건 강한 지도자만 뽑으면 된다는 생각은 박정희 향수병에 젖은 커다란 착각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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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처음 삼성 비자금 의혹이 불거졌을 때, 대부분의 언론이 침묵하는 가운데 시사IN, 한겨레, 그리고 조선일보만이 삼성 비자금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결국 사제단이 이른바 "떡값" 받은 검사 명단을 밝히고 나서야 언론이 득달같이 달려들었고, 이제는 더 이상 덮고 넘어갈 수 없는 문제가 되었습니다.

어쨌든 저는 조선일보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 조금은 신기했습니다. 우선, 조선일보는 평소에 삼성, 특히 삼성전자에 관해 거의 홍보지의 역할을 행한다고 할 정도로, 별것 아닌 기술개발도 "세계 최초" 딱지를 붙여 대문짝만하게 보도하곤 했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삼성 비자금 의혹에 대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열심히 보도하는 모습을 보며, 혹시 조선일보가 조금은 달라졌는가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런데 오늘 나온 칼럼 ([동서남북] 김용철 변호사의 손가락)을 보니까, 아, 역시 조선일보는 하나도 변한 것이 없구나 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칼럼의 내용은, 삼성 비자금 의혹은 달이고, 그 달을 가리키는 김변호사의 동기는 손가락인데, 달보다 손가락에 의혹이 가는 것은 본질을 호도한다는 소리를 들을 위험은 있지만,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 칼럼 은 내용이 좀 왔다갔다 하기는 한데, 전반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느낌은 "김용철 변호사가 이런 폭로한 것은 결국 정의가 아니라 돈때문 아닌가? 그러니 이렇게 믿을 수 없는 사람을 통해 정의를 구현할 수 있겠는가?" 정도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쉽게 말해, 조선일보는 다시 삼성의 기관지로 돌아온 모습을 보이는군요. 그런데 갑자기 태도를 바꾸기가 민망했는지, 하고 싶은 말은 김용철 변호사의 주장을 믿지 못하겠다인데, 그렇게 솔직하게 말했다간 전에 매일경제에 실린 불편한 진리 불량한 폭로 처럼 반발이 심할 것 같으니까 "그는 우리 사회에 숨어 있던 ‘돈과 권력의 카르텔’에 대해 종소리를 냈다... 설사 그렇다 해도 그 종소리는 귀한 것이다." 등으로 김변호사를 칭찬하는 말도 섞고, "그가 조직에 대해 폭로하는 용기로, 혹 자신의 감추고 싶은 ‘사소한’ 욕망에 대해서도 함께 고백했다면 훨씬 많은 세상 사람들이 그의 편에 섰을 것이다. 우리는 때로 비슷한 고민을 하기 때문이다." 처럼 마치 이 글이 정말 정의의 편에 서려는 고민에서 나온 듯이 포장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포장을 벗겨내면 결국 나오는 것은 "김변호사는 순수한 동기에서 폭로한 것이 아니기에 폭로의 내용을 믿을 수 없다" 는 주장이죠.

그런데 김용철 변호사의 동기는 정말 사건의 본질이 아닙니다. 진정한 본질은 삼성이 비자금을 조성하였고, 돈을 주고 검찰을 조종했다는 의혹입니다. 이 의혹이 맞다면, 한국 사회의 가장 중요한 부패의 한 고리가 노출된 것입니다. 이는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부패의 큰뿌리를 발견한 것으로, 김용철 변호사의 동기를 찾기 전에, 그의 주장이 맞는지를 확인해 봐야 합니다.

만약 그의 주장이 맞다면, 삼성은 검찰이나 정치권에 워낙 많은 돈을 뿌린 상태이기 때문에 그의 입을 막으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펼처질 것입니다. 만약 그의 주장이 틀리다면 그는 말도 안되는 주장을 했으니 명예회손죄로 처벌 받아야겠죠. 이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그의 동기가 무엇이냐가 아니라, 그의 주장이 옳은가 입니다. 그렇다면 언론은 최소한 객관적으로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이 사건에 대해 공평하게 보도하면 될 일이지, 마치 삼성의 사주를 받은양, 동기를 문제 삼으며 "물타기"를 하는 듯한 칼럼을 실으면 안되는 것이지요.

이제 다행히 삼성 비자금 의혹은 그냥 덮고 넘어갈 수준은 지났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전의 X 파일 문제도 한때 시끄러웠지만 결국 무마되었듯, 이번 사건도 어느 순간부터 언론의 침묵이 진리를 짓누르게 될 찌도 모르겠네요. 특히 조선일보가 다시 삼성을 위한 기사를 쓰기 시작한 이상, 진리를 덮으려는 노력은 한층 힘을 받을 것 같습니다. 부디 한국 사회를 건강하게 할 이 수술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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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