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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19 유로화의 미래는? (4)
  2. 2007/12/29 한국, 미국, 영국 의료보험 체계 비교 (102)

유로화의 미래는?

경제 2008/11/19 02:49
유로 (Euro)는 15개 유럽국가에서 통용되는 돈으로, 유로화를 쓰는 국가를 묶은 유로존은 2007년 실질 구매력 GDP기준으로 미국을 앞설만큼 중요한 경제지역입니다. 이처럼 여러 나라가 하나의 통화를 쓰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돈이란 각국의 발행하는 양, 인플레이션의 정도, 정부의 재정적자와 채무, 그리고 경제상태와 신용도에 따라 가치가 다르기 마련이지요. 15개국이 하나의 통화를 쓴다는 말은 참여국 모두가 정해놓은 기준에 따라 경제를 조심스럽게 운영할 때에만 가능합니다. 이러한 체제를 운영한다는 것은 서로에 대한 대단한 믿음이 필요하죠.

2002년 1월 1일 부터 통용되기 시작한 유로화는 지금까지 문제 없이 잘 운영되었습니다. 하지만 경제상황이 원만하던 지난 6년간 유로화가 잘 유지되었다고 해서 앞으로도 유로화의 미래가 밝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실제로 유로화가 공식 출범하기 전에 벌어진 영국 파운드화의 가치폭락과 이에 따른 European Exchange Rate Mechanism (유럽환율조정장치, 이하 ERM)로부터의 퇴출은 통화의 가치를 유지하지 못하는 나라가 유로화에서 퇴출될 수 있음을 보이는 중요한 선례입니다.

ERM은 단일 통화를 도입하기 위해 유럽 각국간 환율의 변동폭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장치입니다. ERM 참여국들은 서로 환율을 연동하되, 변동폭을 어느 정도 허용합니다 (물론 유로화 출범이 다가오면서 변동폭이 전혀 없는 고정환율로 바뀌죠). 원래 이 제도는 1977년에 시작되었는데, 영국은 뒤늦게 1990년에 참가합니다.

ERM에 참가할 당시 파운드화는 독일 마르크화 대비 환율이 지나치게 높은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일단 ERM에 참가한 이상 영국 정부는 높은 환율은 유지할 수 밖에 없었죠. 이러한 상황을 관찰하던 조지 소로스는 파운드화가 결국 약세로 돌아설 수 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파운드화 공격을 준비합니다. 파운드화를 빌려 외환시장에 판 후, 파운드화의 가치가 떨어지면 파운드화를 되사서 빌린 돈을 갚고 차익을 얻는 수법을 쓰려는 것이였죠.

이런 상태에서 독일이 통일비용 지출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생기자 분데스방크 (독일 중앙 은행)는 금리를 인상합니다. 독일의 금리가 높아지자 마르크화 대비 파운드화가 약세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문제는 ERM에 가입한 상태라 파운드화가 마르크화 대비 6% (허용 변동폭) 이상 가치가 떨어지면 안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영국 정부는 불명예를 무릅쓰고 ERM에서 탈퇴하거나 아니면 시장에 개입해 파운드화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높게 유지할찌를 결정해야 했는데, 결국 후자를 선택합니다. 하지만 이때를 기다리고 있던 투기세력은 준비했던 파운드화를 일시에 시장에 내다 쏟고, 이로 인해 파운드화의 가치는 겉잡을 수 없이 떨어집니다. 다급해진 영국 정부는 금리를 10%에서 12%로 올리고, 시장에 개입해 파운드화를 대거 사들입니다. 모든 노력에도 파운드화가 약세를 보이자 그날 저녁 영국 정부는 ERM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합니다. 즉, "우리는 더 이상 환율을 지켜낼 수 없다"고 항복선언을 한 것이지요. 이것이 바로 1992년 9월 16일 영국의 검은 수요일 (Black Wednesday)입니다. 이렇게 해서 영국은 ERM에서 빠졌고, 결국 유로화 출범에 참여하지 못합니다 (또는 참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 유로화 체제에 가입한 나라 중에서 경제규모가 크면서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나라가 또 있습니다. 바로 이탈리아죠. 이탈리아는 생산성이 워낙 낮은데다가 미국과 일본 다음으로 공적 부채가 많습니다. 이러한 문제의 뒤에는 풀리지 않는 이탈리아 사회 특유의 부패와 구조적 모순이 숨어있죠 (이에 대해선 집단 우울증에 빠진 이탈리아 사회 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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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2년전 IMF는 이탈리아가 경제개혁을 서두르지 않으면 유로화 체제에서 퇴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이탈리아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듯 보입니다. 그 증거가 이탈리아의 높은 국채 이자율입니다. 유로존 각국의 국채금리는 독일의 국채금리를 기준으로 평가하는데, 17일 현재 독일의 국채 10년물 금리가 3.65%인데 비해 이탈리아는 4.65%로 이른바 Spread vs Bund가 +1.00입니다. 이는 다른 말로 하자면 이탈리아 국채가 독일 국채에 비해 27% 프리미엄을 지불해야 한다는 뜻이지요. 전문가들은 이러한 금리차는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는 수준에 가깝다"고 합니다. 만약 이탈리아 경제가 계속 문제를 일으킬 때 독일은 이탈리아로 인해 유로화의 가치가 떨어지는 사태를 용인할까요? 아니면 영국이 ERM에서 퇴출되었듯, 이탈리아도 유로화에서 퇴출될까요? 그리고 이탈리아가 퇴출된다면 경제 규모는 작지만 국채금리는 이탈리아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그리스, 포르투갈 등은 어떻게 될까요? 이는 쉽게 답하기 힘든 질문입니다.

물론 유로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습니다. 지금 많은 사람은 미국이 금융위기를 겪는 모습을 보며 유로화가 달러화를 대체할 기축통화로 작용하기를 기대하고, 특히 동유럽국가들이 대거 유로화에 참여하면 유로화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의 통화를 유지하는 것이 가능한가, 그리고 가능하다 하더라도 효율적인 일인가 하는 의문은 떨쳐버리기 힘듭니다. 1992년 검은 수요일을 겪고 유럽 단일 통화에서 탈퇴한 영국이 그 후로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파운드화가 강세를 기록해 "검은 수요일"을 "하얀 수요일"로 부르는 사람이 늘었는데 비해, 유로화의 핵심인 독일은 유로화 출범 이후로 경제가 빠르게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면 과연 유로화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가에 대해 회의가 들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달러가 위험하니 유로화는 안전할 것이다"는 단순한 생각을 할 것이 아니라, 유로화라는 실험이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찌 관찰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입니다.

참고글
European Governments of the Eurozone are Separately Responsible for Their Euro-deb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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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지금 블로고스피어는 이명박 당선자의 의료보험체계 변경 계획 소식에 온통 들끓어 오르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현행 의료보험체계를 전면 수정하면 감기 한번 걸려도 치료비가 수 십만원 들어갈 정도로 의료비용이 증가할찌 모른다"고 우려하기까지 합니다. 과연 그러한 일이 벌어질찌, 외국과 국내의 의료보험 체계에 대한 비교를 바탕으로 예측해 보겠습니다.

1. 미국- 비싼 병원비, 비싸고 까다로운 의료 보험

미국은 병원비가 대단히 비쌉니다. 보통 한 번 입원에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 정도가 들어가죠. 하지만 돈을 많이 내기만 한다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의술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미국은 병원비가 비싸기 때문에 의료보험에 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의료보험도 수십만원대로 꽤 부담스럽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보험은 특정한 한도 내에서만 보험을 적용해주고, 그것도 자신들이 지정한 병원을 이용하는 경우에만 혜택을 주기 때문에, 보험에 들었다고 안심할 수도 없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자동차 사고로 구급차에 실려 갔는데, 자신이 입원한 병원이 보험회사 지정 병원이 아니기에 보험 처리를 못받았다고 합니다.

만약 돈이 없는 사람이 아프면, 돈 없는 사람들을 위한 병원에 가면 됩니다. 거기는 치료비가 없든지, 조금 받든지 할테니까요. 물론 제대로된 서비스를 기대할 수는 없죠. 또한 응급실에 실려온 환자는 무조건 치료를 해줘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돈이 없으면 응급실에 가서 드러누으면 치료는 받습니다. 돈은 배상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끝까지 추궁하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정상적으로 경제생활을 하던 사람이 의료보험에 들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이나 가족이 아프다면 대책이 없다는 점입니다. 병원 치료를 받고 나면 청구서가 날아오고, 이를 무시한다면 재산이 압류가 되지요. 그렇다고 보험을 들고 살자니 평소에 수십만원 내는 돈이 부담스럽습니다. 즉, 많은 미국인은 병원비가 비싸고 보편 의료보험이 없다는 사실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2. 영국- 의료비 걱정 없는 사회

영국은 보편 의료 보장 제도를 제공하는 나라이지요. 영국은 세금 중 일부분을 모아 전국민에게 무료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즉, 영국인들은 평소에 의료 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다가, 아프면 병원에 가서 공짜로 치료 받고 옵니다.

그런데 이 제도가 좋은 것 만은 아닙니다. 의사는 환자를 아무리 잘 고쳐도 돌아오는 것이 없으니 뭣하러 열심히 환자를 보겠습니까? 더 나아가, 그런 상황에서 무엇하러 힘들게 의학 공부를 해서 의사가 되겠습니까? 그러니 영국은 의료 서비스의 수준이 낮고, 심지어는 의사가 부족해 환자를 다른 나라로 보내기까지 합니다 (이는 몇년 전 프랑스 신문에 났던 사실입니다. 물론 프랑스가 영국을 비웃기 위해 얼마 안되는 케이스를 과장했을 수도 있고, 또 몇년 사이에 상황이 나아졌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Wikipedia에서는 최근 영국 정부의 노력 결과 환자 대기 시간이 줄어드는 등 의료 환경이 개선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아무리 돈을 더 주고 좋은 의료 서비스를 누리고 싶어도 방법이 없습니다 (돈을 더 내면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돈을 목적으로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효율이 떨어진다고 볼 수도 있지요. 그리고 의료보험비를 안 낸다고는 하지만, 따져보면 결국 이러한 제도 때문에 세금을 대단히 많이 내는 셈이지요. 즉, 아무리 중한 병이 들어도 돈이 안나간다는 점은 좋지만, 쉽게 생각하듯 "공짜"는 아닙니다.

3. 한국- 저렴한 병원비, 저렴한 의료보험료

우리나라에서는 이론적으로 모든 사람이 의료보험에 들 수가 있습니다. 만약에 평소에 의료보험료를 내지 않았던 사람이라도, 밀린 의료보험료를 내게 되면 그때 부터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지요. 그리고 의료보험료도 미국에 비한다면 비싸지 않습니다 (물론 한국 상황만 놓고 본다면 비싸다고 느끼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병원의 의료 서비스는 그런대로 괜찮은 수준입니다. 저는 얼마전에 모 대학병원에서 간단한 수술을 받고 1주일간 입원했는데, 거기 있는 동안 특별히 서비스에 문제가 있는 모습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입원비는 모두 합쳐 125만원이 나오더군요. 물론 적지 않은 금액이었지만, 의료보험이 없었다면 수백만원을 냈겠지요. 이렇게 한 번 의료보험 혜택을 받고 나니, 평소에 내는 의료보험비가 아깝지 않더군요.

그러고 보면, 한국의 의료보험은 미국과 영국식을 섞어 놓은 방식입니다. 미국처럼 병원비가 비싸지도 않고, 영국처럼 무료도 아니지만, 어느 정도 저렴한 병원비에 어느 정도 괜찮은 의료 서비스를 누리는 방식이지요.

따라서 한국에서는 의료 보험 체계에 대해 불만인 사람은 별로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런데 왜 의료보험 체계를 바꾸러고 하는 것일까요? 여기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병원을 사업체로 본다면, 모든 병원에게 국가 의료보험체계의 틀 안에서 사업을 하라는 말은, 시장자유 원리에 위배됩니다.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더 비싸게 볍원비를 받고 싶은 병원도 많은데, 의료보험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하니까요. 물론 대부분의 국민은 "병원은 일반 사업체가 아니라 공익성을 띤 특수 사업체기 때문에 국가가 서민을 위해 지나친 이윤추구를 막아야 하지 않으냐?" 하겠지만, 이명박 당선자가 누굽니까? 당선되자마자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외친 사업가들의 친구 아닙니까? 그러니 이명박 후보가 의료산업계를 위해 의료보험 체계를 바꾸겠다고 나서도 놀랄 일은 아니지요.

2. 지금 국가 의료보험은 매해 적자가 늘면서 몇년 내에 기금이 잠식되리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올해 연말 의료보험 기금은 8000억원 밖에 남지 않으리라는 예상입니다. 사실 지금처럼 보험료는 싸고, 혜택은 많은 상황에서 노년 인구가 늘고 청년 인구가 준다면, 지금과 같은 의료보험 체계를 유지하기는 힘듭니다. 따라서 정부에서도 의료보험 제도를 줄이고 민간 의료보험제도를 활성화한다면 골치거리를 줄이는 셈이 되지요.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당장 보편 의료보험 제도를 폐지하기는 그리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우선, 지금까지 의료보험의 혜택을 본 대다수 국민들이 이러한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명박 당선자의 정책은 포퓰리즘이 강한데, 포퓰리즘에 근거한 정부는 대중이 싫어하는 일을 추진하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이명박 당선자가 "불도저" 정신으로 이 일을 밀어부칠찌도 모르지만, 어차피 밀어부칠 일도 많은데 이 일까지 밀어부치다간 취임 2년 내에 레임덕 상태에 빠질 위험이 크죠. 사실 의료보험 폐지는 공약사항도 아니고, 당선되고 서야 불거진 이슈이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의 추진 과제 중 우선순위가 낮아 보입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압승을 거둔다면, "국민은 내가 뭘 해도 밀어주겠구나" 하는 생각에 이 문제도 당장 추진할찌도 모르죠.

어쨌든 의료보험 폐지하고 병원비 올라간다면 국민은 살기 힘들어질 것이 분명합니다. 게다가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자신 또는 자신의 가족 중 누군가는 병원에 다니는 사람이 대부분이 될 텐데, 병원비의 상승은 매우 심각한 생존의 위험으로 느껴질 것입니다. 이명박 당선자는 국민 불안하게 하지 말고, 이 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계획을 확실히 밝혀 주길 바랍니다.(대기업 총수들에게는 "애로사항 있으면 직접 연락하라"고 하셨다는데, 저는 대기업 총수가 아닌 일반 국민이라 직접 연락 못하고 블로그로 연락하는 점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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