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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28 The Crazy Missing Part (6)
90년대 미국에서 인기가 높았던 시트콤 사인펠드에서 마이클 리차즈가 연기한 코즈모 크레이머는 등장할 때마다 박수를 받을 정도로 인기가 높은 캐릭터였습니다. 이 시리즈를 만든 래리 데이빗이 자신의 이웃을 모델로 하여 창조한 크레이머는 원래 멍청한 행동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실제로 파일럿을 보면 크레이머는 멍청한 표정으로 등장해 잡지를 찢었다가 침으로 다시 붙이는 등 전형적인 바보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이 신선하고 기발한 시트콤을 지향하였기에, 바보 캐릭터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매우 제한되었고, 제작자들은 크레이머 캐릭터를 어떻게 할지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마이클 리차즈가 "다른 사람은 다 똑똑한데 크레이머만 멍청한 컨셉이 아니라, 다른 사람은 다 멍청한데 크레이머만 똑똑한 컨셉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합니다. 자신이 역할을 해 보니 그 쪽이 더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었죠. 그래서 크레이머는 기이한 행동은 계속하지만, 다른 사람이 찾지 못하는 해결책을 찾아내서 스토리의 실마리를 푸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예를 들어, 사인펠드네 집 청소부가 작은 인물상을 훔쳐갔을 때, 크레이머가 경찰인 듯 꾸미고 들어가 다시 찾아오는 에피소드는 좋은 예죠. 그가 기이하지만 때로 매우 똑똑한 행동을 하게 되면서 크레이머는 극의 전체적 흐름에 맞는 인물로 거듭났고, 시리즈가 끝날 때 까지 많은 인기를 누리게 됩니다.

이처럼 작은 방향의 전환이 큰 변화를 일으킨 예는 여러곳에서 흔하게 찾을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사인펠드의 제작자 레리 데이빗도 그러한 예죠. 뉴욕 출신의 코미디언 래리 데이빗은 유머감각이 뛰어나 다른 코미디언들이 존경하는 "코미디언들의 코미디언"이었죠. 하지만 그는 성격이 워낙 유별나서 사회에 잘 적응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가 유머를 했는데 청중이 반응이 없자 화가 나서 욕설을 퍼붓고 나가버린 일화는 유명하죠. 그는 또 Saturday Night Live(SNL) 작가로도 잠시 있었는데, 제작진과 마음이 맞지 않자 "나 이딴 일 안하겠다"며 때려치고 나왔는데, 나오고 나서 생각하니 먹고 살 일이 막막해 다음날 그냥 아무 일 없던 듯 돌아가서 일했다고 합니다(이 일화는 직장을 때려친 조지의 에피소드에 등장하죠). 이처럼 전형적인 사회 부적응자로 살아가던 레리 데이빗의 삶에 광명이 비춘 것은 그가 우연히 제리 사인펠드를 알게 되고, 둘이 의기투합해 함께 코미디를 개발하게 되면서였습니다. 둘이 잘 맞은 까닭은, 래리가 쉽게 흥분하지만 제리는 흥분을 가라앉히는데 뛰어난 등 성격 보완이 잘 되었기 때문이겠죠. 또한 둘 다 뛰어난 코미디언으로 유머를 합치면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고 느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당시 사인펠드는 이미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크게 인정받아서 당대 최고의 인기쇼인 자니 카슨의 투나잇쇼에 출연하는 등 인기 정상이었죠. 결국 NBC는 그에게 시트콤을 만들 것을 제안했고, 그는 아이디어를 얻고자 래리 데이빗과 이야기를 나누다 "코미디언이 생활을 하다가 소재를 얻어 그 소재로 공연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자"는데 동의합니다. 이렇게 해서 사인펠드쇼가 시작하였고, 결국 9시즌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누리게 되었죠. 래리 데이빗은 이 쇼의 판권으로 2억 5천만 달러를 버는 등 갑부가 되었을 뿐 아니라, 몇년 전 부터 HBO에서 Curb Your Enthousiasm이라는 시트콤을 제작하며 주연을 맡아 큰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즉, 그는 제작자의 역량 뿐 아니라 코미디언의 진가도 인정받은 것이죠. 그가 얼마 전까지 재능은 많았지만 생계유지가 어려운 무명의 코미디언이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참으로 놀라운 발전입니다.

이처럼 사람이 성공하는 것은 꼭 재능에 달린 문제는 아니고, 자신의 가치를 발휘하도록 도울 사람을 못 만났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삼국사기에 나오는 바보온달과 평강공주의 설화는 이러한 교훈을 담은 이야기죠. 온달은 힘은 좋지만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바보"라고 불렸습니다. 하지만 평강공주와 결혼한 후, 왕족의 세련된 몸가짐을 익히고 나니 더 이상 바보로 불리지 않았을 뿐 아니라 국가를 위해 큰 공을 세우는 장수로 성장했습니다. 물론 이야기 속에서는 남자와 여자의 만남을 통해 인생의 전환이 찾아오지만, 실제로는 친구를 만나거나 스승을 만나서 인생이 바뀌는 예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보잘 것 없는 인생을 의미있는 인생으로 바꾸어 놓을 계기를 Keith Green은 Your Love Broke Through라는 노래에서 "the crazy missing part"라고 표현했습니다. 이것 하나만 더 있으면 인생이 완성될 것 같은데, 없으니 미칠 지경이라는 뜻이겠죠. 이는 단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Keith Green이 경험한 사실이었습니다. 그는 10대때 부터 음악성을 인정받아 음반을 내려고 매우 노력했는데(가수에게 음반은 "구슬을 꿰는 일"이겠죠), 이상하게도 모든 계약이 틀어지고 그는 늘 "잠재력이 큰 가수"라는 칭호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결국 기독교를 믿고 마음의 안정을 찾은 후, 기독교 음악가로 변신을 하게 됩니다. 그는 구원을 감격을 담아 거칠지만 에너지가 넘치는 음악을 만들어 내는데, 결국 그가 만든 앨범은 기독교 음악 최대 발매기록을 세울 정도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는 그제서야 자신이 자신에게 맞는 음악의 장르를 찾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자신에게 정말 잘 맞는 일을 찾기는 매우 힘듭니다. 저도 지금 있는 단체에서 12년 이상 일했는데, 지금에서야 내가 할 일을 찾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물론 지금까지 한 일도 크게 봐서 나쁘지는 않았는데, 문제는 제가 관심이 많은 분야인 철학이나 경제 등이 업무와 관계가 없기 때문에 업무시간에는 한가지 일을 하고, 업무가 끝나면 다른 종류의 책을 읽어서 좀 답답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작년부터는 세계관 학교에서 일하게 되면서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게 되어서 제가 관심을 가진 분야가 업무에도 유용한 환경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되니까 더 이상 "남의 일을 돕는다"는 생각으로 일하지 않고, "내 일을 한다"는 태도로 일을 하게 되어서 훨씬 힘이 납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 중에서도 the crazy missing part를 찾고 있는 분들이 계실텐데, 포기하지 말고 계속 찾도록 격려해 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내 인생을 바꿀 계기는 언제라도 나타날 수 있는 법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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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