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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1/19 이명박 정부, 양치기 소년이 되려는가? (27)
보통 새 대통령이 당선되고,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는 시기엔 사회 전체에 기대가 가득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출범을 앞둔 이명박 정부에 대해선 그리 큰 기대를 찾아보기 힘든 것 같습니다. 이명박 당선자를 반대하는 세력은 물론,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우파에서 조차 이명박 당선자에 대한 기대가 크다기 보다는 "좌파 정권을 끝냈다"는 만족감이 큰 듯 합니다.

이명박 정부가 취임전 부터 국민에게 희망을 심어주는데 실패하는 원인은 무엇보다 이명박 당선자와 인수위가 국민이 환영할만한 정책을 내놓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즉, 당선자와 인수위의 활동을 보면서, "야,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정말 세상이 좋아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야 하는데, 그러한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지요. 오히려, 이 당선자와 인수위의 모습을 보면 앞으로 5년이 걱정된다고 느끼는 분이 많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다음은 이명박 당선자가 후보 시절에 여성단체를 만난 자리에서 했던 발언을 담은 비디오입니다.



비디오에 나오는 여성단체들은 이명박 후보에게 여성부가 통폐합되는 것 아닌가 하고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이명박 후보는 "여성부의 기능이 다른 부서에 흩어져 있으면 한 곳으로 모아주겠다"고 약속했지요. 여성단체들은 이 말을 여성부의 존속으로 해석하고 환영했습니다. 하지만 여성부는 결국 통폐합되었고, 보건복지여성부로 흡수되었습니다.

많은 사람은 이 비디오를 보고 "이명박 당선자가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명박 당선자는 자신이 거짓말을 했다고 절대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는 그가 답변을 할 때 부터 자신이 빠져나갈 길을 확보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즉, 그가 말한 "여성부의 기능이 여러 부서에 흩어져 있으면 한 곳으로 모아주겠다"는 말은, 사실은 여성부를 통폐합하겠다는 뜻입니다. 즉, 그가 생각하는 여성부의 참모습은 "보건복지여성부"이고, 지금까지는 이러한 기능을 여러 곳 (즉 여러 부처)에서 수행하였기에 한 부처로 모은 것이지요. 따라서 그의 논리에 따른다면, 여성부는 없어진 것이 아니라 확대 개편한 것입니다.

이명박 당선자는 같은 논리를 통일부 폐지에도 적용했습니다. 통일부는 외교통상부에 흡수되 외교통일부가 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이명박 후보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통일부는 없어진 것이 아니라 외교부와 합쳐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출처-조선일보) 이런식의 정치적 발언 속에서 폐지는 업그레이드로 포장되었고, 진실은 왜곡되었습니다.

물론 여성부나 통일부의 폐지는 찬성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이들 부처의 폐지가 꼭 나쁘다는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부처를 폐지했으면 폐지했다고 밝혀야지, 마치 어린애 가지고 놀 듯, "그 부서는 없어진 것이 아니라 업그레이드 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이러한 진실 왜곡은 국민 생활과 직결하는 정책에도 나타납니다. 이명박 당선자는 "통신비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당선이 되자 취임전부터 휴대전화요금을 내리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동통신사들은 이명박 당선자측의 일방적인 정책에 반발했고, 결국 휴대전화요금 인하는 대통령 취임 이후로 미루어졌습니다.

그런데 인수위는 통신비 인하에 실패했다고 인정하는 대신, 이명박 당선자가 "통신비 과소비를 줄이라"고 지시했다는 이유로, 쌍방향 요금제 등을 추진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이는 다른 말로 하자면, "국민이 통신비를 많이 내는 이유는, 통신비가 싸기 때문에 쓸데 없이 전화와 문자를 쓰기 때문이다. 따라서 쌍방향 요금제 등을 통해 통신비를 올리면, 국민은 전화를 절약해서 쓸 것이고, 통신비 부담에서 벗어날 것이다"는 말입니다. 즉, "통신비 인하 정책"이 논리의 왜곡을 거듭하더니 "통신비 인상 정책"으로 바뀐 것입니다.

이런식으로 진실을 왜곡하는 모습에 국민이 실망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앞으로도 이명박 정부는 교묘한 말로 현실과 전혀 다른 주장을 펼치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집값을 잡겠다"는 말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집값이 너무 싸기 때문에 큰 집에서 살기 원하고, 따라서 집값을 확실히 올리면 큰 집에서 살려는 욕구가 사라져 집값이 안정될 것이다."로 바뀔 수 있습니다.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말은 "지금 청년들은 직업에 대한 기대가 너무 높아 월급이 작은 곳에서는 일하려고 하지 않는다. 따라서 비정규직을 대폭 늘리면, 눈높이가 낮아져 쉽게 취직이 되고, 구직난도 해소가 될 것이다."로 바뀔 수 있습니다.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말은 "물가를 올려 근검절약하는 태도를 키우는 것이 국가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말로 바뀔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말장난에 속을 국민은 없을 것입니다.

옛날 이야기에 나오는 양치기 소년은 거짓말을 일삼다가 나중엔 진짜 늑대가 나타났을 때도 도움을 얻지 못했습니다. 이는 평소에 정직해야할 필요를 보여주지요. 이명박 정부도 평소에 진실을 고백하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앞으로 몇 번만 부정직한 태도가 더 나타난다면, 국민은, "아, 이 정부가 하는 말은 절대로 그냥 믿어서는 안되는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한 번 그러한 생각이 퍼지고 나면, 이명박 정부의 앞날은 고달프겠죠. 그러한 비극을 막기 원한다면, 이명박 당선자와 인수위는 정직하게 말을 하는 습관을 기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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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