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조선일보 인터넷 사이트 헤드라인으로 이명박 대통령에 관한 내용이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너무 띄워주는 제목 같아서 거북했지만, 클릭해보니 본문 자체는 연합뉴스에서 쓴 이 대통령, 금융위기극복 '4대구상·7대제안'이라는 다소 밋밋한 제목의 기사였습니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명박 대통령이 G20 정상회담에서 선도발언과 외교활동을 통해 ▲보호주의 확산 반대 ▲실물경제 회복을 위한 국제 공조 ▲신흥국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 ▲국제금융개선 논의에 대한 신흥국 참여 보장 등의 4대 구상을 내놓았고, 이에 대해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는 내용입니다.

이처럼 기사를 읽어보면 'G20' 국제무대서 인정 받은 이 대통령 이라는 제목을 읽었을 때와 같은 감동 (?)이 많이 부족함을 알 수 있습니다. 어쨌든 본문에도 "참가국들로부터 높은 평점을 받아냈다"는 평이 나오는 등 칭찬의 내용이기에 제목과 본문이 같은 방향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말 국제무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훌륭하다고 인정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각국의 주요 언론의 보도내용을 살펴봤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선 영국의 더 타임스를 보겠습니다. 영국 신문이라고 브라운 총리가 제목에 등장하는군요. 물론 "세계무대에서 인정받은 브라운 총리" 같은 낮간지러운 제목은 아닙니다. 이명박 대통령에 관한 내용을 찾아보니... 없습니다 @_@ 세계무대가 인정한 이명박 대통령인데, 더타임스 너무하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음은 뉴욕타임스. 미국 신문 답게 미국 대통령과 재무부장관이 사진에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에 관한 내용은... 역시 없습니다. 뭔가 불안해지는 순간 -_-;;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월스트리트저널은 "G20 정상들 연합 전선 형성, 그러나 약속만 제시하다"는 제목으로 이번 모임을 평가했습니다. 즉, 구체적인 실천은 없고 말만 오간 이번 정상회담의 실상을 꼬집은 것이지요. 특히 모임이 여섯 시간도 안되서 끝났다니, 이 짧은 시간에 20개국 정상이 무슨 중요한 회의를 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에 관한 내용은... 역시 없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프랑스의 Le Monde, 독일의 Die Welt, 이탈리아의 Corriera della Serra, 심지어 인도의 Times of India까지 찾아봤는데, 이명박 대통령의 활약에 대한 내용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Times of India는 G20에 대해 아예 보도를 안했더군요 -_-;;).

어쨌든 여러나라 신문을 비교하면서 몇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 국제 회의가 있어도 언론의 초점은 자국 지도자에게 맞춘다
2. 그래도 외국의 주요 언론은 자국 지도자를 지나치게 찬양하는 기사는 싣지 않는다
3. 세계 주요 언론은 이명박 대통령의 활약에 대해 보도하지 않았다.
4. 이번 G20 정상회담은 큰 의미가 없는, 언론에 보이기 위한 쇼에 가깝다.

그러면 세계 언론이 이명박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명백하고, 그렇다면 이명박 대통령을 인정한 주체는 누굴까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 (G20)"한국이 대표로 IMF 돈 좀 갖다 써달라"라는 제목의 기사를 분석해 봅시다. 이 기사를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IMF의 단기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SLF : Short-term Liquidity Facility)이 제공하는 자금을 써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
대통령은 IMF 총재의 이같은 요청을 받고 그 자리에서는 의례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만수 장관은 그러나 "그런 요청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아직 이 문제를 고려하거나 검토를 한 적이 없다"면서 IMF로부터 대출지원을 받게 될 가능성을 일축했다.

자, 생각해보면 상황은 뻔합니다. IMF가 한국에 액션을 요청했고, 한국 정부는 들어줄 마음은 없지만 "검토해보겠다"고 말하고 넘어간 것입니다. 그렇다면 IMF가 보도할 때는 이러한 내용이 어떻게 둔갑할까요?

스트로스 칸 IMF 총재는 G20 정상회담에서 많은 수확을 올렸다. 특히 회의에서 만난 이명박 대통령에게 IMF의 자금을 써달라는 요청을 했고,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가 되겠지요. 이것이 외교이고, 이것이 언론입니다. 단, 외국에서 사실을 왜곡하는 언론은 정부나 집단의 자체 기관인데, 한국은 조중동이 나서서 정부를 위해 사태를 왜곡해줍니다. 이러니 조중동만 읽는 사람은 아직도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 대통령이고, 우리나라의 어려움은 아직도 모두 노무현탓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꼭 조중동이 아니라도 언론은 늘 사태를 조금씩 왜곡합니다. 그러므로 신문에 나오는 내용을 모두 믿으면 안되고, 보도 뒤에 담긴 실체를 파악하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 경제 펀다멘탈은 문제 없다"고 앵무새처럼 읇조리다가 외환위기가 터진 1997년의 아픔을 반복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블로그를 Hanrss에서 구독하세요-->

Posted by cimio


지금 이명박 정부가 가장 싫어하는 단어는 바로 "위기"입니다. 딱 1997년 외환위기 직전 처럼 시장이 들썩이고, 국민의 심리가 요동하는데도 정부는 "펀더맨탈에 문제 없다"는 말로 모든 의혹을 잠재우려고 하죠. 정부와 이심전심인 조선일보도 위기설에 대해 과민반응을 보이긴 마찬가지입니다. 오죽하면 지금의 상황을 "이유 없는 열병"(즉, 시장은 요동치지만, 요동칠 이유는 없다는 뜻)이라고 정의했겠습니까.


그런데 보수언론이 정부와 교감을 통해 국민의 눈과 귀를 막는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외국 언론은 한국의 상황에 대해 부정적인 기사를 최근 자주 실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실은 Sinking Feeling기사였고, 이에 대해선 이미 정부와 조선일보가 합작을 해서 반박을 했죠. 그런데도 뉴욕타임스 등 외국 언론의 부정적인 보도가 끊이지 않자 조선일보가 새로운 논조를 선보였습니다.


워싱턴 지국장인 양상훈씨의 칼럼인 미국, 너나 잘하세요, 제발 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미국은 이번 금융위기의 원인국인데, 왜 남의 나라 경제까지 참견하느냐? 주제넘은 짓 하지 말아라"라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미국에서 경제위기가 일어난 것과, 월스트리트 저널이 한국의 위기 상황을 분석해 보도한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즉, 미국이라는 나라가 어떠한 처지든지, 미국내에 있는 신문이 객관적으로 문제가 있는 국가의 상황을 보도하는 것이 문제는 아닌 것이지요. 예를 들어, 지금 환율 급등과 주가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한국에 있는 조선일보도 러시아, 스웨덴, 아이슬란드 등의 경제위기에 대해 열심히 보도중입니다. 만약 아이슬란드 모 일간지가 조선일보에게 "지금 한국 경제가 위기인데, 한가하게 남의 나라 경제나 걱정하고 있을 여유가 있냐? 너나 잘해라"고 조소한다면, 조선일보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조선일보의 3단 논리


한국 경제위기를 보도한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에 있는 언론사다

미국은 세계에 경제위기를 전파한 장본인이다

따라서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의 경제위기를 보도할 자격이 없다



조선일보의 잘못은 개인 (또는 사집단)과 국가를 동일시하는 오류에서 출발합니다. 조선일보가 보기에 미국은 하나이고, 따라서 미국내의 모든 언론사, 기업, 개인 등은 미국이라는 국가와 분리해서 말하거나 행동할 수 없는 것이지요. 이는 극단적인 국가주의입니다. 이는 얼마전 파이낸셜타임스가 한국의 경제위기를 보도했을때도 나타났는데, 당시 조선일보 애독자들은 "망해가는 나라인 영국이 한국을 무시한다"는 식의 댓글을 많이 달았습니다. 이들이 보기에 영국 내의 모든 언론은 영국이라는 나라와 분리할 수 없기에, 파이낸셜타임스의 보도는 곧 영국의 의견이라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한 것이지요.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국가주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세계속에 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내의 경제학 교수라면, 미국의 상황이 어떻든 "이 나라의 경제는 이런 점이 문제고, 저 나라의 경제는 저런 점이 문제다"라고 지적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특히 언론은 정부와 상관 없이, 자신들이 판단해서 진실이라고 여겨지면 보도해야 마땅하겠지요. 


하지만 조선일보의 논지를 따라가는 사람들은 결국 "지금 상황은 진정한 위기가 아니고, 외국이 우리나라를 깔보기에 괜히 괴롭히는 수작이다. 따라서 나는 한국인으로서 이러한 부정적인 외신에 대해 귀를 닫아야 겠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객관적으로 생각한다면, 파이낸셜타임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세계의 언론이 한국 경제가 위기라고 보도를 하는 것은 그만큼 한국 경제가 안 좋은 상황이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논리를 왜곡하려고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보면 위기가 안보일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위기가 있다면 위기의 원인도 있는 법이지요. 그런데 정부와 조선일보는 "위기는 있지만 위기의 원인은 없다"느니 "경제위기가 발생한 나라의 언론 말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없다"는 등의 해괴한 논리로 위기를 직면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문제는 외신의 보도가 아니라 달러 대비 1500원 가까이 올라간 환율이고, 연기금 동원해도 세자리수로 돌아오지 못하는 주가입니다. 외신은 무시해도 좋으니 제발 이러한 현실은 무시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블로그를 Hanrss에서 구독하세요-->

Posted by cimio
조선일보를 읽는 독자라면, 조선일보가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는 언론이라기 보다는, 정부와 여당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기관지 같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 것입니다. 정부에서 무슨 발표를 하면 "정부에서 이렇게 주장을 했다"고 보도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발표는 올바르다" "우리는 정부의 말을 믿어야 한다" 하는 식으로 정부의 주장을 뒷바침하는 후속보도를 내보내기 때문이죠.

며칠전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즈 (FT)가 Sinking Feeling 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경제위기에 대해 보도를 하자 정부가 나서서 강하게 반발하였고, 조선일보는 정부의 입장을 충실히 대변하여 FT의 보도를 반박하는 글을 기사, 사설, 기자 블로그 가릴 것 없이 다방면으로 실은 것도 조선일보의 충성도를 잘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하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조선일보는 FT의 보도에 대한 반발로도 모자라, 오늘은 인터넷 머릿기사로 "FT에서 면피성 기사를 실었다"는 기사까지 올렸습니다. 사실 FT는 한국 경제 사정에 대해 다각도로 보도를 하는 것 뿐인데, 조선일보는 "FT의 첫번째 보도는 왜곡이고, 그렇다면 두번째 기사는 왜곡의 책임을 피하기 위한 기사가 분명하다"고 해석을 해버린 것이지요. 아, 조선일보가 따로 연재소설을 싣지 않는 이유가 이런 것이었군요.

이명박 정부가 FT의 보도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여 조선일보를 동원해 공격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최근에 청와대가 자랑할만한 유일한 업적은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을 내보낸 것입니다. 청와대가 이를 얼마나 자랑스럽게 여겼냐 하면 "청와대 핵심 관계자"로 유명한 모씨는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에 대해 "아날로그화법으로 IT감성 어루만졌다"고 자화자찬을 아끼지 않았고, 조선일보는 이번 라디오 연설을 대공황 위기시 루즈벨트 대통령이 행한 라디오 연설인 노변담화에 비교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여권이 들떠 있는데 (사실 KBS의 반발을 억눌러가며 사람들이 잘 듣지도 않는 라디오 연설 한 것이 들뜰 이유는 아닌데, 요즘 여권에 좋은 일이 없어 작은 일 하나에도 대단히 감격하는 듯 싶습니다), 유력 경제지인 FT에서는 "대통령이 라디오 연설에서 '에너지 10% 아끼면 국제수지 적자를 없앨 수 있다'는 식으로 절박하게 말하면 국민이 패닉에 빠진다" ("But it is hard for ordinary Koreans to avoid a sense of panic when the government unveils ever more desperate-sounding measures: yesterday, for example, Mr Lee urged people to ration energy consumption and overseas spending. "If we cut down on energy by 10 per cent, we will not post a current account deficit," he told radio listeners.)고 평가했습니다. 즉, 청와대는 대통령이 연설하면 국민이 안심한다고 믿었는데, FT는 대통령 연설이 국민을 패닉하게 하는 실수라고 지적한 것이지요. 이러니 청와대에서 난리가 난 것도 당연합니다.

또한 FT의 보도를 보면, 한국 정부가 지난 두 달간 환율 방어를 위해 400억 달러를 썼다고 하는데, 이는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 보유고를 쓸어 넣다가는 몇달 안가 외환이 바닥나는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정부로서는 감추고 싶은 사실인데 FT가 적나라하게 들쳐내 버린 것이지요.

이처럼 FT의 기사는 정부가 감추고 싶은 사실을 낱낱이 보여줍니다. 예를 들면, 한국이 내년 6월까지 갚아야 하는 단기 자금이 1750억달러인데, 이중 800억달러는 외국 은행의 한국지점과 관련 있기 때문에 문제가 안될 것이고, 약 1000억달러 가까운 금액이 문제인데, 이 금액에 대한 대출연장이 되지 않을 경우 문제가 큽니다. 또한 한국의 은행 예대율 (예금대 대출 비율)이 높다 (즉, 은행이 예금을 받은 것 보다 빌려준 돈이 많다)는 사실은 은행이 유동성 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대외 채무는 4000억달러 수준인데, 이는 금액으로 보나 GDP 비율로 보나 1997년 외환위기 당시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국내 언론이 자주 다루지 않지만, 한국 경제의 위기 상황을 잘 보여줍니다. 하나 더 추가하자면, FT는 16일 원화의 가치 폭락을 보도하면서 한국의 크레딧 디폴트 스왑 (Credit Default Swap, CDS)이 330 베이시스 포인트로 올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천만달러를 빌릴 때 부도를 방지하는 조건으로 내야 하는 금액이 33만달러에 달한다는 말이죠. 일본은 CDS가 35베이시스 포인트밖에 안되는데, 한국은 이 수치가 거의 열 배나 높습니다. 이는 한국의 부도 가능성이 일본에 비해 거의 열배나 높다고 평가된다는 뜻입니다.

정부는 FT가 악의적으로 왜곡 보도를 했다고 주장하지만, 제가 보기엔 왜곡 보도가 아니라 너무 적나라한 보도라서 문제가 된 것 같습니다. 참고로, FT는 다른 주요 경제지 (The Economist나 Wall Street Journal)와 마찬가지로 우파적인 성향을 보입니다. 좌파언론이 쓴 기사라면 "빨갱이의 정부 흔들기"로 몰아가겠는데, 우파 경제지에서 나온 보도라 정부로서도 몹시 당혹스러운 듯 싶습니다.

정부가 정말 경제 위기를 헤쳐나가려고 한다면 조선일보 사설 동원해서 FT랑 싸우지 말고, 문제가 무엇이고,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방법을 취할찌를 알려야 할 것입니다. 1997년 외환위기때 사람들은 외환위기 자체에 대해서도 충격을 받았지만, 얼마전까지 "아무 문제가 없다"던 정부가 속수무책으로 외국 기관에 돈을 빌리러 가는 모습에서 더욱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우매한 국민은 속일 수 있을찌 몰라도 크레딧 디폴트 스왑 같은 시장의 반응은 절대 속일 수 없는 법입니다. 자꾸 "소통의 문제"로 몰아가지 말고, 정직하게 문제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기 바랍니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블로그를 Hanrss에서 구독하세요-->

Posted by cimio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저는 주식투자를 하지 않지만, 주가동향은 관심있게 지켜봅니다. 주가는 실물경제의 흐름을 반영하는 가장 정확한 정보이기 때문이죠. 지난 10년간 주식시장을 관찰한 결과, 한가지 깨달은 사실은 단기 주가 예측은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지난 주 미국의 구제금융안이 하원에서 거부된 후, 미국 주가가 대폭 떨어진 다음날, 코스피지수는 거의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폭락이 당연한 상황이었지만, 예상과 다르게 폭락하지 않은 것이죠.

주가의 단기적 움직임은 예측할 수 없지만, 주가가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대세가 뚜력하게 나타날 때는 장기적으로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찌 알 수 있습니다. 최근에 그러한 큰 흐름이 눈에 띄었던 예는 2004년말입니다. 당시 한국 경제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로 가장 안좋은 상황"이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주식 시장은 조용히 상승을 거듭해 900선을 돌파한 상황이었습니다.

대세 상승장의 큰 특징은 소문없이 오른다는 점입니다. 그에 비해 하락장의 특징은 "아직은 희망이 있다"는 목소리가 계속 들린다는 점이죠. 또한 상승장은 실물경제가 좋아지기 6개월-1년 전에 시작되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경제에 대해 극도로 비관할 때 시작하는 법입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아직은 견딜만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면 아직은 상승장이 오지 않은 셈이죠.

무엇보다 상승장과 하락장을 구분하는 좋은 방법은 조중동을 읽는 것입니다. "조중동의 반대로 하면 돈번다"는 말은 절대 과장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2004년말에 대세 상승장을 예측할 수 있었던 이유도, 당시 조선일보가 "굶주린 젊은이들이 음식 가판대 앞에서 먹을 것을 얻고자 서성인다"는 식의 경제파탄 상황에 대한 보도를 잔뜩 실으면서도, 주가의 상승 움직임은 거의 보도를 안했기 때문입니다.

조중동의 보도는 최근에도 그 진가를 발휘했는데, 예를 들어 조선일보는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보호신청을 하기 얼마 전 까지 "리먼을 인수해야 서울과 월스트리트를 잇는 금융고속도로가 생긴다"는 등 미사여구를 남발했고, 6일 전세계 주가가 폭락하기 몇시간 전, 미국 주식을 인터넷으로 직접 매입해 큰 돈을 번 개미 투자자의 예를 보도해 한국에서 망한 개미, 미국에서도 망할 길을 알려주는 영민함을 과시했고, 동아일보도 이에 질세라 손절매를 고민하는 개미들에게 "지금 손절매? 잠깐, 과거 위기 이후를 뜯어보자"며 하락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붙잡았습니다.

물론 "그럼 책임 있는 언론에서 주가 하락을 막는 기사를 써야지, 공황심리를 전파하는 기사를 쓰면 되느냐"고 묻는 분도 있겠지만, 조중동은 노무현 정부때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 붙을 정도로 손발이 오그러지는 경제파탄 상황을 누구보다 열심히 보도하였습니다. 이러한 조중동의 견제에도 주가는 올랐고, 지금은 조중동이 투자자를 주식시장으로 끌어들이려 노력함에도 주가는 떨어지는 중입니다.

제가 주가를 중요시 여기는 이유는 주가는 경제상황의 반영이지 정치적 해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즉, 지금 상황에 대한 가장 믿을 수 있는 평가라는 뜻이지요. 조중동이 요즘 헛기사를 남발하는 원인도, 이명박 정부에 대한 조중동의 평가가 시장의 평가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주가의 흐름을 알고 싶으시다면 조중동의 논조를 잘 읽어보시고 그 반대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고 보면 조중동은 우리에게 변장한 축복 (blessing in disguise)가 아닐까 합니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블로그를 Hanrss에서 구독하세요-->

Posted by cimio
19일 대국민 담화 연설에서 "뼈저린 반성"의 뜻을 밝힌 이명박 대통령은 며칠만에 태도를 완전히 바꾸어 전방위로 촛불집회를 열심히 공격중입니다. 즉, 사과하고 뒤통수 때리는 격인데, 대통령의 태도가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어떤 사과를 한다고 해도 국민이 믿기는 힘들겠죠.

지난 6월 10일 전국적으로 100만명 가까이 모이는 대형 집회가 열렸을 때만 해도, 정부나 한나라당은 몸을 사리며 조심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정말 국민이 무서운줄 깨닫고, 국민이 원한다면 어느 정도 요구를 들어줄 듯한 분위기였죠. 심지어 조선일보 등 일부 보수 언론은 이명박 정부와 거리두기를 하는 듯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촛불 집회 참가자가 줄어들고, 정부가 "100점 만점에 90점"이라고 자찬한 쇠고기 수입 추가 협상이 끝나면서 보수세력은 이명박 정부를 중심으로 대결집을 하며 촛불집회를 통해 표현된 국민의 정서를 억누르려 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공격의 선봉에 선 것은 보수언론입니다. 보수언론은 이번 쇠고기 수입 협상에 따른 촛불집회와 반정부정서의 직격탄을 받고, 광고수입이 대폭 줄어들어 어려운 상황에 빠졌는데, 이러한 위기를 통해 반정부 정서는 곧 자신들에게도 큰 위험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모양입니다. 따라서 최근엔 가끔이나마 보이던 정부에 대한 비판 기사가 쑥 들어가고, 촛불집회와 인터넷 여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기사를 열심히 싣는 중입니다 (예를 들어, '촛불 900명', '보수 20명'에 "죽이겠다" 협박, "쇠고기 반대하는 한국에 군대 왜 보내" 미국 '부글' 무책임한 네티즌의 '키보드 두들기기').

또한 검찰은 인터넷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우려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서 "인터넷 신뢰저해 사범을 본격 단속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즉, 인터넷에 잘못된 정보 올렸다간 검찰로부터 조사받을지 모르니, 함부로 인터넷에 글올리지 말라는 경고죠. 경찰도 검찰에 뒤질세라 인터넷 여론을 전문적으로 검색·분석하는 ‘인터넷 정보전담팀’(가칭)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한나라당도 정부에 힘을 모아주려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한나라당은 당보 100만부를 배포하는 등, 미국산 쇠고기 안전을 홍보하는 대대적인 선전에 나서기로 했다고 합니다. 강재섭 대표는 23일 의원총회에서 “국민 건강을 위한다는 핑계로 쇠고기가 아니라 소 잔등에 올라타 불법 폭력집회를 해오는 세력이 있다면 그건 나라를 거덜내고 국민을 거덜내자는 것”이라고 비난했고, 홍준표 원내대표는 쇠고기 장관고시에 대해서는 "강행이 아니라 순리를 따르는 것"이라며 정부를 옹호하였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보수세력의 대반격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 자신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촛불시위와 관련해 “일부 정책에 비판하는 시위는 정부 정책을 돌아보고 보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지만 국가 정체성에 도전하는 시위나 불법 폭력시위는 엄격히 구분해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즉, 이제는 촛불집회가 조금이라도 폭력성을 보인다면 강경하게 진압하겠다는 뜻이죠. 또한 이명박 대통령은 오마이뉴스가 자신에 대해 오보를 했다면서 정정보도 요청과 함께 5억원의 손해배상금 조정신청을 언론중재위원회에 냈습니다. 프레스 프랜들리"를 강조하는 이명박 정부가 오보에 대해 5억원의 손해배상금 조정을 신청했다는 사실은 대단히 의외이긴 하지만, 어쩌면 처음부터 이명박 정부가 프랜들리하려고 노력하는 대상은 보수언론일 뿐,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은 아닐찌도 모릅니다.

물론 정치라는 것이 수세에 몰렸다가 공세로 전환하기도 하는 법이라 여권의 태도변화가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촛불 끝없이 이어진 촛불을 바라봤다"며 감상에 젖은 모습을 보이던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는 진심이 아니었음이 분명해졌습니다. 즉, 이명박 대통령이 보기에 촛불 들고 모인 사람들은 결국 일부 좌파의 선동에 휘둘린 무지한 대중(한나라당의 주성영 의원에 따르자면 천민 민주주의에 심취한 천민들)이고, 따라서 검찰 동원해 인터넷 언론 손보고 나면 모두 일상으로 돌아갈 의미 없는 존재인 듯 합니다. 만약에 이명박 대통령의 현실 인식이 그렇다면 대국민 사과 같은 것은 생략하고, 바로 "국가 정체성에 도전하는 시위에 대해 엄정 대처" 방안 부터 밝히는 것이 정직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며칠전에 사과하고, 오늘은 엄정 대처 방안을 밝히니, 사과를 진심으로 믿었던 국민은 속았다고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여권의 태도 변화는 현재 국민의 마음에 대한 잘못된 판단에 기초하였다고 보입니다. 즉, 여권은 이제 국민은 촛불집회에 대해 지쳤고, 따라서 지금 정부가 나서 반대 여론을 꾹 누르면 촛불을 끌 수 있다고 여기는데, 사실 국민은 잠시 쉬는 기간을 가졌을 뿐, 촛불은 아직 살아 있는 상태입니다. 오히려 지금 정부가 보이는 오만한 태도야 말로 촛불을 타오르게 하는 원인이 됩니다.

사실 촛불집회가 이처럼 커진 것은 초반에 정부가 대처를 잘못해서인데, 최근 정부는 섣부르게 촛불을 끄려는 결정적인 실수를 범함으로 사태를 수습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렸습니다. 도대체 어떤 상황이 되어야 정부가 진심으로 정신을 차릴찌 답답하군요.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블로그를 Hanrss에서 구독하세요-->

Posted by cimio
프랑스는 지금 운송노조 등의 파업으로 전국이 어수선한 상황입니다. 올해 대통령이 된 니콜라스 사르코지는 평소 이미지 답게 강격책으로 노조와 맞서는 중이고, 따라서 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태입니다.

동아일보는 이런 강경한 지도력이 마음에 들었는지 사설을 통해 사르코지를 "‘늙은 유럽’의 再起 이끄는 리더십"으로 찬양하였습니다. 아마 조중동의 사설 패턴에 익숙한 분은 그 다음에 어떤 말이 나올지 미리 짐작이 가실 겁니다.

한국은 지금 어떤가. 이들 3개국보다 훨씬 빨리 ‘조로증()’ 에 빠졌다. 공공부문은 여전히 ‘철밥통’이고, 공공과 민간을 통틀어 정치적 파업을 포함한 불법 파업이 기업경쟁력을 잠식하고 있다. 국민의 차기 정부 선택이 임박한 이 시점에도 대선 후보들의 리더십 경쟁은 찾아볼 수 없고, 정치권의 관심은 ‘범법자 김경준의 입’에 쏠려 있다.

역시나, 유럽은 이렇게 잘 되는데, 한국은 박정희 같은 지도자가 없어서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다. 그런데 김경준 때문에 사르코지 뺨치게 강경한 태도를 보일 불도저 같은 지도자를 포기할 것이냐고 묻습니다. 지긋지긋하게 들어온 "한국 위기론"과 "위기의 한국을 구해낼 것은 보수파 후보"라는 공식이지요.

그런데 사르코지가 한국에 대해 뭐라고 말했는지 아십니가? 지난 봄, 그가 대통령 선거운동을 하다가 했던 말입니다.

아시아의 용, 남한의 경제적 다이나믹을 좀 봐라 우리도 그렇게 될 수 있다
원문

네, 동아일보는 사르코지 같은 대통령이 한국을 프랑스 처럼 만들길 원하지만, 원조 사르코지는 프랑스가 한국 같이 되길 바라는군요. 대단한 역설입니다.

사실 지난 10년간 한국 경제의 발전은 눈부셨습니다. 빈부차가 벌어지고 중산층이 무너지면서 국민 대다수가 실질적으로 더 가난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10년전 한나라당 (신한국당)의 국정운영 실수로 일어난 외환위기를 극복하였고, 경제를 다시 살려낸 것은 부인하기 힘든 사실입니다. 그런데 보수언론이 늘 떠드는 것은 "한국은 이제 망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정말 세계가 우리나라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해선 관심도 없이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위기를 과대포장하는 것이지요.

물론 우리나라가 많은 위기 가운데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은 대통령이 강성노조에 휘둘리기 때문이 아니라, 대통령이 재벌에 휘둘리기 때문에 위기에 처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위기 해결을 위해선 재벌에 휘둘리지 않을, 청렴한 대통령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비리 문제 같은 건 덮어 버리고 무조건 강한 지도자만 뽑으면 된다는 생각은 박정희 향수병에 젖은 커다란 착각일 뿐입니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블로그를 Hanrss에서 구독하세요-->

Posted by cim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