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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05 야망이 없는 소년들 (4)
"남녀는 본질적으로 다른 점이 없고, 남녀의 차이는 관습과 교육을 통해 형성된다"는 생각이 지배하던 60년대에, 어떤 남자 아기가 포경수술 중 성기를 잃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의사들은 "수술을 통해 성기를 바꿔 주기만 하면 이 아이는 여자가 될 것이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이 아이는 자신의 정체를 모른채 여자로 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는 이론과 다르게 여자의 삶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살까지 시도하게 되었고, 결국 진실을 알게 되고 나서 다시 남자로서 살아가게 되었습니다(이 사람의 이야기는 타고난 성, 만들어진 성이라는 책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물론 남녀의 본질적인 차이를 인정하는 의견이 대세인 요즘 생각해보면, XY염색체를 타고난 남자를 성기만 바꾸고 여자로 키운다고 여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은 명백하지만, 당시엔 성차별에 대한 반발로 성의 차이를 무시하려는 태도가 워낙 강력했기에 이러한 비극이 벌어졌던 것이죠.

남녀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남자를 규정하는 특징이 무엇일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많은 심리학자는 공격성이야말로 남성을 규정하는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공격성은 진취성, 모험심, 지도력, 집중력, 야심 등 다양한 남성의 특징을 낳지요. 따라서 원시사회에서 남자들이 사냥을 맡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 남성의 특징이 사냥에 적합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 사회에는 이러한 남성의 특징이 부족한 남자가 많아서 사회 문제로 대두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고등학생을 비롯한 젊은 남성 중에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는데,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은 성공에 대해 별로 집착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요즘 미국 대학생 중 남자의 비율은 50% 미만으로 떨어졌고, 갈수록 줄어드는 현상입니다. 즉, 과거엔 남자들이 사회에서 성공하려는 야망이 컸기 때문에 대학에 꼭 가려고 했는데, 요즘 미국 남학생들은 "대학은 가서 뭐하냐?"하며 대학 진학에 대해 느슨한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죠. 이러한 현상이 대학에 가지 않아도 먹고 살 만하기 때문은 아니라는 사실은 너무도 명백합니다. 요즘은 미국에서도 대학 나오지 않은 사람은 최저임금 일자리밖에는 구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많은 남자들은 경쟁에서 승리해 좋은 대학에 가려고 노력하기보다는 그냥 편하게 살겠다는 태도를 보입니다.

이러한 태도는 직업시장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배관공(plumber)은 대학 졸업장이 필요 없으면서도 수입이 많은 흔치 않은 직업인데, 몇 년간 배관공이 되는 수련을 쌓겠다는 젊은이를 찾기가 어려운 형편이라고 합니다. 즉, 조금만 고생하면 안정되고 수입도 많은 직장을 얻을 수 있지만, 그마저도 하겠다는 젊은이가 흔치 않은 것입니다.

이처럼 의욕을 잃은 젊은 남성이 증가한 원인을 심리학자이자 의사인 레너드 삭스 박사는 Boys Adrift라는 책에서 다섯 가지로 설명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원인은 환경 호르몬의 영향입니다. 환경 호르몬은 플라스틱에서 나오는 화학 물질인데, 인체에 들어오면 호르몬과 비슷하게 작용을 합니다. 환경 호르몬은 대부분 여성 호르몬에 가까운데, 여자아이가 환경 호르몬에 노출되면 2차 성징이 빠르게 나타나는 등 부작용이 일어나고(책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8세 여아가 브래지어를 착용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남자아이는 남성 특유의 진취성을 잃는다죠. 성인은 환경호르몬에 노출되어도 영향이 미미하지만, 자라나는 아이는 성호르몬으로 신체가 형성되는 시기이기에 환경 호르몬의 영향을 크게 받기 마련이죠. 특히 미국은 산모들이 생수를 많이 사 마시는데, 생수병이 대부분 플라스틱이기에 환경 호르몬을 많이 받아들이기 마련이고, 이는 태아에게도 영향을 미친다죠. 한마디로 뱃속에서부터 호르몬 불균형을 경험하기에 건강한 남성으로 자라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책을 읽고 검색을 해보니 한국 언론에서도 환경 호르몬에 대해 몇 번 다뤘더군요. 하지만, 수많은 음료회사, 플라스틱 용기회사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 공론화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저도 주방을 찾아봤더니 컵에서 국자까지 플라스틱 제품이 참 많더군요. 뭐 저야 어른이니 그리 영향이 없을지도 모르긴 하지만, 이렇게 플라스틱으로 둘러싸인 환경에서 자라는 어린 아이들이 이로 말미암아 얼마나 나쁜 영향을 받을까 생각하니 끔찍하더군요.

저도 미국, 유럽의 젊은이들을 지도할 때가 많은데, 의욕도 없고, 인생의 목표도 없이 그냥 어떻게 하면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쾌락을 누릴까만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갈수록 눈에 많이 들어옵니다. 만약 이렇게 의욕을 잃은 젊은이들이 많다면 건강한 가정도 줄어들겠고, 결국 사회 전체가 병들고 말겠죠.

로마 제국이 멸망한 것은 납으로 만든 수도관 때문이라는 말이 있는데, 현대 사회는 지나친 플라스틱의 사용으로 말미암아 큰 피해를 당하지나 않을까 염려되네요. 특히 자녀를 두신 분들은 플라스틱 제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고, 플라스틱을 정 써야 한다면 환경 호르몬이 검출되지 않는 제품인지 확인을 해보는 것도 필요하겠단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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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