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S'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01/08 규제의 필요성 (3)
  2. 2008/12/22 외환위기, 정말 끝났는가? (7)
  3. 2008/11/29 미국 정부의 파산 가능성은? (1)

규제의 필요성

사회 2009/01/08 12:00
어제는 갑자기 하드 드라이브에 이상이 생기는 바람에 글을 못 올렸습니다. 얼마전 Mupromo.com (맥용 소프트웨어를 일정기간 싸게 판매하는 사이트)에서 번들로 구입한 Drive Genius로 하드를 정리하다가, rebuild를 실행했더니 중간에 에러 메시지를 내면서 하드가 인식 불가 상태가 되더군요 (인터넷에 찾아보니 Drive Genius 쓰다가 문제 발생한 경우가 가끔 보입니다. 저만의 문제가 아니군요). 그런데 내장 하드가 인식 불가 상태가 되니까 컴퓨터 자체를 쓸 수가 없고, 컴퓨터를 쓸 수 없으니 컴퓨터를 고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만약 부팅 가능한 외장 하드가 있었다면 어떻게 손을 써 보았겠지만, 그렇지도 않으니 아무것도 할 수가 없더군요.

지금 생각하면 백업도 안한 하드에 디스크 유틸리티를 돌린다는 자체가 너무 위험한 짓이었지만, 당시엔 안일하게 '뭐, 별일 있겠나'하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하드가 고장나서 데이터를 모두 날릴 수 있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더군요. 왜 평소에 백업을 안했을까 하고 후회도 되고... 사실 백업을 안한 이유는 게을러서라기 보다는 외장하드에 공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장하드가 320기가인데 외장하드는 200기가 정도라 백업을 할 엄두가 안났죠. 그래서 얼마전 2.5인치 500기가 하드 가격을 알아봤는데, 생각보다 비싸서 '나중에 사서 백업해야지' 하고 생각만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벌어지고 나니까, '돈 조금 아낄려다가 큰 낭패를 봤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런 저런 시도와 생각을 하다 보니 시간이 늦어져 내일 친구내 집에 가서 맥에 연결해 복구를 해보기로 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새벽쯤에 갑자기 해결 방법이 생각나 어떻게 어떻게 손을 써 보니 결국 되더군요. 그 덕분에 잠은 늦게 잤지만, 어쨌든 문제를 해결해서 마음은 편했습니다.

백업을 하지 않은 채 하드가 고장나니 내 신세가 꼭 위기에 빠진 월스트리트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월스트리트가 이번에 큰 위기를 겪는 중요한 원인은 바로 위험에 대한 대비 없이 위험한 거래를 많이 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CDS (credit default swap)는 부도시 부도난 기업의 돈을 대신 갚아 주겠다는 약속이기 때문에, CDS를 발행하면 실제로 부도가 났을 경우를 대비해 돈을 모아놔야 합니다. 그런데 많은 투자은행이 CDS를 발행하면서도 "에이, 설마 부도가 나겠어?"하고 안일하게 생각했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대량의 부도 사태가 나자, 부도시 돈을 대신 갚아 주겠다건 회사들 마져 부도가 나면서 경제 전체가 큰 위험에 빠져버렸습니다. 이런 일은 CDS 등 파생상품에 대한 정부의 감독이 부족했기 때문이죠. 은행이 돈을 빌려줬다가 부도가 나면 위험에 빠지기 때문에, 빌려준 돈의 일정 부분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쌓아놓도록 합니다. 이를 대손충당금이라고 하죠. 보험회사는 만약 대규모 재앙이 발생해 보험금을 많이 지급할 경우를 대비해, 보험으로 받은 돈의 일정 부분으로 다른 보험사에 보험을 듭니다. 이를 재보험이라고 하죠. 만약 정부가 이러한 기준을 파생상품에 적용해 "CDS를 발행해서 들어오는 돈의 일정 부분을 부도에 대비해 적립해 놓으라"고 지도했다면, 지금과 같은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지난 몇년간 세계적으로 "규제 완화"라는 개념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에서도 많은 부분에 정부 규제를 없애는 작업을 했습니다. 하지만 꼭 정부의 규제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정부는 기업이 단기간의 이익만을 추구하다가 지나치게 위험한 사업을 벌이지 않도록 규제를 통해 기업의 활동을 조절합니다. 기업은 당장 이익이 줄어드니 기분이 나쁠찌 몰라도, 국가 전체로 볼 때는 꼭 필요한 규제도 많죠. 예를 들어, 많은 나라에서 건물의 면적당 수용 인원을 정하고 그 이상으로 사람이 숙박하지 못하도록 규정합니다. 집단 급식을 할 경우, 남은 음식에 대해 어떻게 처리할찌도 규제 대상이죠. 이러한 규제가 없다면 기업의 이익이 늘찌 모르지만, 화재가 나거나, 음식이 상할 경우 발생하는 큰 혼란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익한 규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역사를 보면 정치적 흐름을 따라 규제가 늘었다 줄어드는 모습이 반복됩니다. 처음 미국이 독립하였을 때는 이른바 "민주주의자" (democrats)들이 득세하여, 자본가들의 활동을 규제합니다. 하지만 링컨이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끈 후에는 북부의 자본가들이 득세하고 규제가 완화됩니다. 1930년대 대공황기에는 루즈벨트가 국민을 위한 정부를 표방하며 다양한 기관의 국유화를 추진하고, 가격과 임금을 통제합니다 (가격과 임금 통제는 닉슨 정부까지 이어지죠).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간섭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정치적 흐름이 바뀌면서 레이건 대통령은 시장의 자율 기능을 강조하여 규제를 철폐하고, 이는 민주당의 클린턴 대통령도 동일하게 추구하는 정책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제의 철폐는 결국 경제위기를 불렀고, 그 결과 정부가 많은 금융기관을 국유화하는 사태를 낳았습니다. 앞으로도 당분간 경제에 대한 정부의 간섭은 지속될 전망입니다.

한국의 상황을 김대중 정부가 "기업하기 좋은 나라, 생활하기 편한 나라"를 만들겠다며 1만 1125개 규제중 5439개를 2년만에 폐지하였는데, 노무현 정부는 규제철폐의 흐름은 이어갔지만, 부동산 등 몇몇 부분은 규제를 강화하였습니다. 그에 비해 이명박 대통령은 대놓고 비즈니스 프랜들리를 외칠 정도니 모든 규제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고, 따라서 대부분의 규제를 없애려고 노력 중이죠. 문제는 지나치게 규제를 줄이면 현재 진행중인 경제 위기 같은 큰 혼란이 쉽게 닥친다는 점입니다. 즉, 기업이 이익에 눈이 어두워 보지 못하는 부분을 정부가 보고 올바르게 지도해야 하는데, 정부가 그런 역할을 포기한다면 국가적으로 보면 손해가 더 크다는 뜻입니다.

제 하드 드라이브는 쉽게 다시 살아났지만, 국가 경제는 한 번 위기에 빠지면 헤어나오기가 쉽지 않고,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큰 피해를 봅니다. 이러한 불행을 막으려면 적절한 수준의 규제가 필요하죠. 이명박 정부도 모든 규제를 없애려고 할 것이 아니라, 어떤 규제가 진정으로 필요한가에 대해 더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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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mio
오늘 신문을 보니 정부에서 "외환위기가 끝났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단 기사가 나오더군요. 요 며칠 사이에 환율이 많이 내리다 보니 그런 판단이 나온 듯 한데, 상황을 잘 살펴보면 이는 너무 성급한 생각입니다.

우선, 최근 원달러 환율이 많이 내린 원인은 원화가 강세이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달러화가 약세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지금 발권력까지 동원해 통화량을 늘이겠다고 공격적으로 나오는 중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달러화의 가치가 유지된다면 비정상이겠죠. 따라서 달러화의 가치가 갑자기 떨어졌고, 이것이 원달러 환율에 반영된 것입니다. 가치가 급변하지 않은 유로화 대비 원화 환율은 그리 많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만약에 달러화의 가치하락 없이 원화의 가치가 상승했다고 할찌라도, 지금 환율은 너무 높습니다. 지난 몇 년간 원달러 환율은 900-1100원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많은 내렸다고 해도 거의 1300원에 가깝죠. 즉, 평소보다 20-40%가 절상된 상태인데, 이렇게 본다면 환율이 더 내려야 위기가 끝났다고 할 수 있겠죠.

다음으로, 신용부도스와프(CDS) 가산금리 하락도 외환위기 종식의 근거로 들던데, 흥미롭게도 CDS가 699bp (6.99%)까지 치솟았을 때, 정부는 "CDS는 거래도 얼마 안되고... 어쨌든 별로 믿을 수 없는 수치다"고 주장했습니다. CDS가 오를 때는 믿을 수 없는 수치였는데, 내리고 나니 갑자기 중요한 수치로 둔갑을 하는군요. 그러면 CDS 수치가 다시 솟아오를 때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현재 미국 국채의 10년물 CDS는 50bp 수준입니다 (11월말 수치인데, 미국 국채 CDS는 유료 자료에서만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최신 수치가 없네요). 이는 사상 최고치로,  평소엔 5-10bp수준입니다. 그에 비해 한국물의 CDS는 많이 떨어졌다고 해도 300bp수준입니다. 즉, CDS가 안전한 수준으로 내려왔다고 하기엔 아직 이르죠.

한국에서 달러 유동성을 표시하는 스왑베이시스는 현재 -300에서 -400bp 수준입니다. 이는 10월에 비해 많이 나아진 수치이지만, 정상적인 상황에서 스왑베이시스가 -50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한다면 여전히 상당히 높습니다.

무역수지 흑자와 은행의 외환차입 성공은 매우 반가운 소식임에 분명합니다만, 앞으로도 이러한 기조가 흔들리지 않고 정착해야 외환위기를 끝낼 수 있지, 이제 막 시작한 상황을 보고 "이제 위기는 다 끝났다"고 말하는 것은 매우 성급해 보입니다.

지금 상황은 죽어가던 환자가 한 고비를 넘긴 상태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아직도 국내외 환경은 지뢰밭 처럼 위험 요인이 많고, 어느 부분이 어떻게 터질찌 아무도 모릅니다. 그런데 정부는 "빨리 외환위기 끝났다는 선언부터 하자"고 성급하게 서두르는 듯 싶네요. 정부가 "외환위기가 끝났다"고 선언하고 다시 환율이 오른다면, 국민은 정부를 신뢰하기 어렵게 됩니다. 정부는 말로 위기를 끝낼 생각을 하지 말고, 신뢰할 수 있는 말을 골라서 하는 태도를 보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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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요일 FRB는 주택구입자, 소비자가 더 쉽게 대출 받도록 돕기 위해 8천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이로써 미국 정부가 경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쏟아부은 돈은 총 8조 2천억 달러에 달하게 되었습니다.

미국 정부가 내놓은 구제안을 실천하기 위한 자금은 예산에 없는 비상 지출이기 때문에 대부분 재정적자로 남을 것입니다. 경제위기가 터져지기 전에 써진 I.O.U.S.A.를 보면,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는 8조 7천억 달러에 달합니다. 그 이후로 나온 구제안에 들어가는 돈을 계산한다면, 총 재정적자 규모는 거의 17조 달러에 달하게 되죠. 2008년 미국 GDP 예상이 14조 달러니 미국도 일본처럼 부채가 GDP를 뛰어 넘는 나라가 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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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이러한 재정적자를 메꾸기 위해 재무부 채권 (즉, T-bill)을 발행하는데, 표에서 보이듯 재무부 채권의 금리는 지금 매우 낮은 상태입니다. 이는 경제 위기가 터지면서 안전한 투자를 원하는 수요가 재무부 채권으로 몰렸기 때문이죠. 따라서 미국 정부로서는 큰 이자부담 없이 채권을 발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채권에 대한 불신이 커진다면, 이러한 상황은 언제 바뀔찌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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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에 대한 불신은 미국 국채의 크레딧 디폴트 스왑 (CDS) 상승에서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CDS는 돈을 빌려간 사람이 부도를 낼 때, 이를 대신 갚아 주는 조건으로 특정한 기관이 보증을 서주기 위한 수수료를 뜻합니다. 따라서, 어떤 국가나 기업이 부도 위험이 크다면 CDS도 높아지고, 부도 위험이 낮다면 CDS는 낮아집니다. 그런데 이번 주에 미국 정부가 8천억 달러 지원안을 발표하자 미국 국채 10년물의 CDS는 사상 최고 수준인 52bp (0.52%)까지 올랐습니다. 원래 미국 국채는 안전하다고 인식되기에 CDS가 10bp  (0.1%)수준입니다. 이는, 미국 정부가 부도날 가능성을 1000분의 1정도로 본다는 뜻이지요. 그런데 9월에 본격적으로 위기가 심화하고, 미국 정부가 경제를 구하기 위해 돈을 쏟아 붇기 시작하자 국채 10년물의 CDS가 30bp (0.3%)수준으로 올랐고, 이번 주에 다시 52bp까지 오른 것이지요. 물론 한때 6%대까지 오른 한국물 CDS에 비하면 미국 국채의 CDS는 낮은 수준이긴 하지만, 부도 가능성이 제로이어야 할 미국 국채가 이 정도로 CDS가 높다는 사실은 우려할만 합니다.

그럼에도 실제로 미국 정부가 파산할 가능성은 극히 적습니다. 우선, 미국 정부의 부채는 달러표시이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에 처하게 되면 돈을 더 찍어내 빚을 갚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럴 경우 심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겠죠). 또한 미국 정부가 파산한다면 그 충격으로 세계 경제 또한 크게 흔들릴 것입니다. 따라서 미국 정부가 위기에 처한다면 세계 여러 나라 정부가 나서서 미국을 도울 것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표현을 쓰자면 미국 정부는 "too connected to fail" (파산하도록 내버려 두기엔 그 여파가 너무 크다) 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미국 정부가 지금처럼 무제한으로 돈을 풀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으리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많은 사람은 이번 경제 위기의 가장 큰 교훈은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는 없다"라고 지적합니다. 즉, 많은 사람이 빚을 내 소득 수준 이상의 생활을 영위했고, 많은 은행이 실체가 없는 파생상품을 통해 큰 소득을 얻어왔지만, 결국 이번 위기로 노력한 자가 돈을 벌고, 생산성이 없는 자는 망할 수 밖에 없다는 교훈을 깨닫게 되었다는 뜻이지요. 그런데 지금 미국 정부는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다"고 믿는 듯 빚과 발권력으로 돈을 구해 경제를 살려내려고 하고 있죠. 과연 모든 사람이 행동의 댓가를 지불하는데, 미국 정부만 경제의 법칙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결국 미국 정부가 당장 망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방만한 재정운영을 하고도 그냥 넘어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즉, 장기적으로 본다면 미국은 달러의 가치 하락, 미국의 물가 상승, 그리고 기축통화로서 달러화의 지위 위협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댓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달러화의 몰락은 누구의 음모가 아닌 미국의 자업자득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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