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터넷에선 애플의 App Store에서 게임 프로그램 판매로 큰 성공을 거둔 한국인 개발자가 화제입니다. 사업가이자 블로거인 이찬진님의 블로그에 소개된 바에 따르면, 한국인이 개발한 Heavy Mach라는 게임은 미국 스토어 유료 어플 전체 순위 5위에 오를 정도로 많이 판매 되었고, 개발자의 수입이 하루에 수백만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러한 실적을 몇 달만 유지하면 몇 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셈이고, 특히 이 게임은 한 명이 동료의 도움을 받아가며 만들었기에 투자한 노력 대비 큰 수익을 올리는 셈이죠.
이러한 성공이 가능한 것은 애플에서 판매대금의 30%를 받는 조건으로 전세계에 어플을 판매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 주었기 때문입니다. 즉, 누구라도 규칙에 맞게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기만 한다면 App Store에 등록할 수 있고, 어플이 팔리면 판매대금의 70%가 개발자에게 돌아오기 때문에 개발자는 홍보나 배급에 큰 신경을 쓰지 않고 개발만 하면 되기 때문에 혼자서도 어플 개발로 수익을 얻을 수가 있는 것이죠.
제가 작년말에 어플 스토어를 소개하면서 여기 등록된 어플리케이션이 10,000개라고 썼는데, 자료를 찾아보니 올해 2월 기준으로 20,000개의 어플리케이션이 등록되었더군요. 이는 App Store에서 세계인을 상대로 어플을 판매하려는 개발자가 많고, 그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죠. 하긴 자본이나 자격증도 필요 없이 아이디어만으로 시작할 수 있는 사업이기에 인기가 많은 것도 당연하겠죠.
하지만, 제가 쓴 글에서 밝혔듯, 막상 어플 개발에 매달리는 개발자들은 큰 돈을 벌기가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Twiterrific의 개발자 크렉 호큰베리는 어플 개발에 많은 돈과 노력이 들어가는데, 지금처럼 1달러 어플이 인기를 끄는 상황에서는 정말 훌륭한 어플을 개발하기 위해 오랜 기간을 투자하기가 꺼려진다고 어려움을 토로했죠. 예를 들어, 수준 높은 어플을 만들려면 6-9 man months (1 man month는 한 사람이 한 달간 일하는 분량)의 노력이 필요하고, 이는 개발비로 15-22만 달러가 들고, 이러한 어플을 1달러에 팔아 본전을 찾으려면 21-32만개를 판매해야 하는데 (수익의 70%를 받기 때문에), 이는 극히 가능성이 낮습니다. 만약 이런 어플을 개발했다가 별로 팔리지 않으면 사업이 망하는 것이죠. 즉, 몇 명이 큰 수익을 얻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업으로 생각하고 큰 투자를 하기엔 위험하다는 말입니다.
또다른 어플 개발자인 데이비드 바나드는 자신이 개발자로 살면서 얼마를 투자했고, 얼마의 수익을 얻었는지를 구체적으로 공개했습니다.
총수입: $65,000
$24,000 - 가족으로부터 사업자금 빌림
$32,000 - 어플 스토어에서 받은 판매대금
$5,000 - AdMob이라는 회사에서 무료로 5,000달러 어치 온라인 광고를 해줌
$4,000 - 1997년형 혼다 어코드를 팔아서 사업 자금에 보탬
총지출: $65,000
$29,000 - 프로그래머 인건비: 시간당 $150 미만.
$15,000 - 개인 월급: 주당 80시간 근무. 8월 5일 부터 일했으니 대략 시급 5달러
$7,000 - 마케팅: AdMob, Macworld, AdWords 등
$5,000 - 법무, 행정, 장비, 웹호스팅 등
$4,000 - 디자인
$3,200 - 자선활동 중국 지진 피해자 위한 성금
$1800 - 투자비 값음- 가족과 약속한대로 8월 부터 매달 360달러씩
그가 개발한 App Chubby 등은 그리 큰 성공을 거두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반년에 판매수익이 32,000달러 (약 5천만원) 에 달한다니 놀랍네요. 하지만 여러 가지 지출이 많아 이익을 내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그런데, 프로그래머 인건비가 150달러 미만이라면, 100달러는 넘는다는 말이고, 한국돈으로 대략 20만원 정도겠지요. 크렉 호큰베리도 프로그래머와 디자이너의 인건비가 시간당 150-200달러 정도라고 공개했습니다. 이는 프로그래머가 열시간만 일해도 200만원 이상을 번다는 뜻인데, 미국은 이렇게 인건비가 비싸니 어플을 많이 팔아도 수익이 남기 어렵죠. 그에 비해 한국은 인건비가 워낙 싸기 때문에 (노력의 가치를 잘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대단히 부정적이긴 하지만), 가격 경쟁력은 분명히 있습니다.
아래아 한글 부터 네이버까지, 한국인이 개발한 서비스나 프로그램은 한국에서만 인기를 끌었고, 외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예가 거의 없는데, App Store에서 활동하는 한국 개발자가 더 많아진다면, 한국인도 세계적인 인기 어플을 많이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다면 한국인도 우물안의 개구리를 넘어서, 세계인과 어께를 나란히하게 되겠죠.
이처럼 국제무대에서 당당하게 경쟁하기 위해선, 그만큼 외국 문화에 대한 수용성을 기를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인이 개발한 서비스가 외국에서 인정받지 못했듯,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외국인이 좋아하는 서비스도 한국에서 크게 성공하지 못한 예가 많죠. 아이팟만 해도 미국에 비하면 한국에서는 인기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팟을 쓰는 사람이 늘어야 아이팟 어플을 개발하는 사람도 늘지 않겠습니까? 이처럼, 문화적 수용성을 키울수록, 세계를 상대하는 능력도 커지는 법입니다.
인터넷과 컴퓨터 기술이 발달하고, 문화 상품에 대한 수요가 커질수록 세계인을 상대로 컨텐츠를 판매할 기회는 늘어납니다. 예를 들어, TuneCore라는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자신이 녹음한 음악을 iTunes Store 등의 온라인 뮤직 스토어에 등록하고 판매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에서는 Kindle용 ebook을 iPhone/iPod Touch에서도 읽을 수 있도록 Kindle for iPhone 어플을 내놓았는데, 앞으로는 자신이 쓴 책을 아마존에서 ebook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등록하는 길이 열릴지도 모르죠. 그리고 영어로 블로그를 운영한다면 누구라도 구글을 통해 찾아오는 많은 방문객을 맞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세계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는 것이죠.
물론 여려분 중 많은 분은 "나는 그런 일을 하기엔 너무 늦었다"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직 젊은 10대, 20대라면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인을 상대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를 꿈꿔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새로운 세대는 더 열린 마음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또한 세계로 진출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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